유시춘은 당장 EBS 이사장직을 사퇴하라
2019.03.21.
어제 밤, ‘가로세로연구소’가 EBS 이사장인 유시춘의 아들이며, 유시민의 조카인 신모씨가 마약 밀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2심에서 3년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 중임을 알렸습니다. ‘연예부장 김용호‘가 전날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의 가까운 인척 중에 마약 사건으로 재판 중인 사람이 있다고 말하며 조만간 그 대권주자의 실명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는데 하루도 되지 않아 바로 폭로해 버렸습니다.
<가로세로 연구소- 단독!!! 유시민 조카 마약 밀수 혐의 처벌>
https://www.youtube.com/watch?v=3iWdgUPpOcM
유시춘 아들은 2018년 7월 21일에 2심에서 3년 형을 선고 받았는데, 당시에 이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단 한 곳(세계일보) 밖에 없었습니다. 세계일보도 신모씨라고만 보도했을 뿐, 신모씨가 유시춘의 아들이고 유시민의 조카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세계일보-해외서 마약 밀수한 영화감독 1심 "무죄" → 2심 "징역 3년">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2&aid=000...
그런데 신모씨의 마약 사건과 재판 결과를 세계일보만 알았을까요? 신모씨가 유시춘의 아들이며, 유시민의 조카라는 사실을 정말 어떤 언론도 몰랐을까요? 마이너 언론사의 연예부장 김용호도 아는데 내놓으라 하는 인력풀과 정보력을 가진 메이저 언론들의 정치, 사회부 기자들이 몰랐다는 것이 이해가 되나요?
김무성 사위 마약 사건은 대대적으로 보도하던 자칭 진보 언론들과 문재인을 옹호하기 바쁜 KBS, MBC는 왜 이 사건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지요? 기득권층, 사회지도층의 비리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도 보도하던 jtbc와 손석희는 이 사건에 대해 정녕 몰랐단 말입니까?
유시춘 아들 마약 사건이 보도 가치가 없으며, 공익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해 보도하지 않았나요?
유시춘은 아들이 2심에서 3년형을 선고 받은 지 2달이 지난 2018년 9월 21일에 EBS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EBS는 학생들의 교육에 있어 일선 학교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기관으로, EBS 이사장은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측면에서는 교육부 장관보다 더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유시춘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었다면 EBS 이사장에 공모도 하지 말았어야 하며, 문재인 정권의 권유가 있었다 하더라도 사양을 했어야 합니다. 마약 밀수로 3년형을 선고 받은 아들이 있는 자가 다른 기관의 장이면 몰라도 EBS 이사장으로 취임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노파심에 미리 말하는데, 제가 연좌제를 적용하여 유시춘을 비난한다고 비판하시는 분은 장관 후보나 고위 공직자를 검증할 때에 가족들의 검증은 필수적이며, 이 검증과정은 연좌제와 무관하다는 점을 상기해 보기 바랍니다.
유시춘은 사실 취임 때부터 전문성 결여, 행정 경험 부재, 정치적 편파성 때문에 EBS 이사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으나, 문재인 정권이 사실상 강행 임명했다고 봐야 합니다.
유시춘은 고려대 국문학과를 나와 1973년 소설 '건조지대'로 세대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소설가로,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습니다.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 한국작가회의 상임이사 등을 지내 좌파 성향 문인으로 꼽혀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 EBS 이사장에 적합한 인물인지 논란이 되었습니다.유시춘에 반해 전임 EBS 이사장이었던 서남수는 제22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일을 시작해 경기도 교육청 부교육감, 서울특별시 교육청 부교육감을 거쳐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지원국 국장과 차관보 및 차관을 지내고, 2013년에는 교육부 장관을 역임해 교육 관련 분야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았지요.
유시춘은 취임하기 전에 법적 자격 논란 시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시행령’의 이사장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조건을 유시춘은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시춘은 문재인 캠프의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시행령 제7조의2와 제11조 5항에 적시된 결격 사유에 해당되는 사람입니다. 유시춘은 대통령 선거의 캠프에서 자문이나 고문의 역할을 한 사람으로 상기 조항의 '선거대책기구에 설치된 자문단, 고문단, 특보단, 위원회 등 선거관련 조직에 속하여 자문이나 고문의 역할을 한 사람'에 속해 이사장 자격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법적 하자가 있음에도 유시춘은 취임한 것이죠.
이시장 취임 이후 처신도 부적절했습니다. 유 이사장은 북한 관광을 활성화를 위해 '북한 테마 기행'을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이사장이 방송 제작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명백한 월권일 뿐 아니라 대북 제재 국면에서 북한 관광 장려 방송을 기획하는 것은 누가 봐도 적절치 않았습니다.
또 유 이사장의 재임 기간에 EBS의 자회사인 EBS미디어가 ‘김정은 입체퍼즐’을 교구재로 만들어 배포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김정은에게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라고 칭하며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등을 소개하는 등 김정은을 미화했었지요.
<EBS, 김정은 입체퍼즐 출시하여 독재자 미화 논란>
https://www.youtube.com/watch?v=_01o1f16kxg&feature=youtu.be
아들이 마약 밀수로 3년 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공개된 이상, 유시춘은 EBS 이사장직에서 자진해 물러나야 합니다.
그리고 유시춘에 대해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EBS 이사장에 앉힌 청와대측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EBS 이사장은 EBS 이사회에서 호선하는 것이니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짐짓 원칙론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더군요. 네, 맞습니다. EBS 이사회에서 이사장을 호선하지요. 하지만 그건 형식적 요식 행위일 뿐 이미 정권에서 내정하고 이사회는 추인할 뿐이라는 것은 거의 상식에 가깝습니다. 저는 정권이 교체되면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 자리 외에는 정권의 코드에 맞는 사람들이 기관장으로 오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그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우며, 또 그것이 정권 교체의 이유이기까지 하니까요. 미국은 제도적으로 엽관제를 시행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교체합니다. 다만, 그 직에 걸맞는 전문성과 경험을 갖추고 도덕적 결함이 없는 사람을 임명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유시춘은 전문성도 행정 경험도 없는데다 이제는 아들이 마약 밀수로 3년 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교육 분야를 관장하는 기관장으로는 부적합합니다. 여기에다 이번 아들의 3년 형 받은 사실을 숨기며 EBS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유시춘 개인의 도덕성까지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를 EBS 이사장으로 내정해 EBS 이사회에 올리고 임명한 것에 대해 고위 공직자를 검증하고 관리 감독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조국 수석)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물론 유시춘의 아들 마약 사건 정보도 입수하지 못해 유시춘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야당(자한당)도 반성해야 하구요.
유시민도 조카의 마약 밀수 건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조카 문제를 왜 외삼촌이 책임져야 하냐구요? 물론 외삼촌이 조카 문제에 책임을 질 이유는 없고 조카의 문제로 외삼촌을 엮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시민은 좀 다릅니다.
유시민은 jtbc ‘썰전’에서 반기문의 조카 문제를 거론하며 반기문을 깐 적이 있습니다.
<썰전에서 반기문 조카 건으로 반기문 깐 유시민-'뇌물 증여혐의'로 기소된 반기문 동생과 조카, 연루된 반기문>
https://tv.naver.com/v/1388877
자신에게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똑같은 비판이 자신에게 쏟아져도 유시민은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유시민에게 이런 비판을 하는 필자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논리에는 하자가 없으며, 또 도덕적인 잘못도 없습니다.
유시민은 조카의 마약 밀수 사건과 3년 형 선고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있습니다.
유시민은 2018년 6월 28일, ‘썰전’에서 자진 하차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왜 갑자기 유시민이 자진 하차하는지 어리둥절했지요. 유시민이 자신이 원래 약속했던 대로 완전히 정치계를 떠나 글쟁이로 돌아가려고 하는구나고 생각했고, 저는 ‘썰전’에서 fact나 논리에서 상대인 박형준에게 계속 밀리자 자신의 명성에 금이 갈까봐 스스로 물러나는 것으로 봤죠.
그런데 유시민의 하차한 때는 조카의 2심 판결이 있기 전 채 1달이 못 되는 시점입니다. 유시민 하차 2018년 6월 28일, 조카의 2심 판결 7월 21일.
제가 추측컨대 조카의 2심 판결이 1심과 달리 불리하게 돌아가고 유죄 판결이 예상되자, 조카의 마약 사건이 언론을 타게 되면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해 미리 ‘썰전’에서 하차한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썰전’ 하차하고, 조카의 2심 판결이 나긴 했지만 조카의 마약 밀수 건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고, 누나인 유시춘도 9월 21일 EBS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조카의 마약 사건이 세간에 묻혀 더 이상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을 거라 판단한 유시민은 슬슬 정치판에 다시 발을 들여 놓기 시작합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알리레오’로 유튜브를 평정하겠다고 나섰죠. 그리고 여권의 유력한 대권 후보 선두로 오르내립니다. 본인은 대선에 관심 없으니 여론조사에서 빼라고 요구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이렇게 안심하고 있던 유시민이 ‘연예부장 김용호’의 대형 폭로에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네요.
김용호는 어제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에서 유시민 조카의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의구심을 품으며, 이 사건에 개입해 무마하려 뛰어다닌 국회의원이 있다는 풍문을 흘렸습니다. 2심에서 3년 형을 선고 받을 정도로 죄가 중하고 증거도 충분한 것 같은데, 어떻게 1심에서 집행유예도 아닌 무죄가 나왔는지 좀 이해하기 힘들긴 합니다. 유시민이 이런 사건에 개입할 정도로 정치적 감각이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보지만, 만약 누군가 개입했다면 그 배후에 유시민이 있다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시민 조카에게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2심에서 3년 실형을 선고한 판사가 차문호 판사라는 것입니다. 차문호 판사는 ‘우리 법 연구회’ 소속으로 진보 성향의 인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양승태와 엮여 적폐 판사로 몰리고 있는 중이죠. 차문호 판사는 공교롭게도 김경수의 2심 재판을 주관하고 있는데, 그저께 공판에서 재판부를 불신하는 태도를 보인 김경수(측)을 엄중하게 꾸짖고 재판부가 마음에 안 들면 재판부를 기피 신청해도 좋다는 강성 발언을 해 문빠들과 김경수 지지자들의 반발을 샀죠.
차문호 판사는 유시민 조카에게 1심 무죄 판결을 뒤엎고 3년 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아 김경수에게도 1심 2년 형보다 더한 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1심 판결문에 적시된 것을 보면 유죄의 증거가 차고 넘치고 있어,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결하는 차문호 판사의 2심 판결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