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에 대한 단상

자타 인정하는 효녀 조회수 : 2,188
작성일 : 2016-11-21 23:02:58
엄마를 대할 때면 
때때로 불쑥 불쑥 짜증이 일고 답답함이 올라온다.

자기 맘대로 나를 좌지우지 하려고 드는 것 같고,
자기 신상을 자기가 볶고 사는 것 같아 한심한 생각이 든다.

이 짜증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가?
이 신경질이 왜 자꾸 생겨나는 것일까?

간섭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 동안 끊임없이 간섭받고 살아온 것에 대한 저항심, 넌더리나는 마음
이것이 아닐까 싶다.

엄마의 도움이 과연 간섭인가...
순수한 도움은 아닌가...
설사 엄마의 의도가 어떻든간에 내가 잘 방어하고 조절하면 되지 않나.. 왜 거기에 자꾸 휘둘리고 있나..
지금은 거의 그렇지 않는데...
지금까지도 과거의 틀로 엄마를 바라보고 있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엄마가 우리집에 와서 이것 저것 하시지 않으면
삶의 낙이 없으실 것이다.
어쩌면 삶의 낙을 드리고 있다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효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엄마가 자꾸 남을 돕는답시고 돌아다니면서 아프다고 하는 거..
이것도 정말 짜증이 나는데...
왜 짜증이 올라오는 것일까?

엄마가 아프다면 내가 신경써야 하는 것이 힘들고 버거워서인가?
아니면 엄마가 안스러워서 마음이 아파서인가?

내 마음은 솔직히 전자의 마음이다.
이제는 엄마가 불쌍하고 내가 무엇을 해서든지 삶의 보람이 되어 드려야 한다는 식의 
은연중에 무겁게 씌여진 효녀의 짐, 부담감, 의무감, 사명감이 사라지는 것 같다.

내 나이 벌써 45세...
엄마와 24살 차이... 엄마와의 나이차이보다 더 나이 먹고 보니..
점점 엄마와의 나이차이가 적어지는 느낌이다.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고나 할까..ㅠㅠ

초등학교때부터 내가 지니고 있었던 엄마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책임감 같은 것은
참 내 삶을 무겁게 한 것 같다.

이제는 나이먹어 점점 그 무게감이 싫고 짜증으로 변해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엄마와는 정서적으로 별로 통하는 느낌이 없다.
너무 다른 기질에, 다른 가치관에, 다른 영역의 삶을 살고 있는 느낌이다.
점점 엄마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이 버겁고 무관심해 지는 느낌이다. 

내가 갱년기가 와서 이렇게 느끼나...
잘 모르겠다.
평생 온갖 고생 속에서 살아오시고
이제야 좀 편안한 삶을 사시는 우리 엄마..
다만 자꾸 엄마만 보면 일어나는 이 짜증과 신경질에서 해방되고 싶다.
IP : 222.112.xxx.15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11.21 11:23 PM (124.127.xxx.246) - 삭제된댓글

    팔십중반 넘은 외할머니에 대한 육십후반 친정엄마의 애증을 보면서
    엄마는 저 나이까지 부모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모때문에 괴로워 하고 있구나..하고 느꼈어요.
    오만가지 해다 나르는 정성이면서도 이면에는 서운함과 짜증이 가득하죠.
    그리고는 부주의하게 당신 딸인 저에게 그런 감정을 노출하길래
    엄마 심사 편하려면 인정받으려는 욕심 버리고 할머니와 연락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어요.
    사실 엄마와 저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저는 한달씩 연락 안하기도 하니까요.
    뜨끔하셨던지 이제 저에게 외할머니 이야기는 잘 안하십니다.

  • 2. ㅇㄹㅇㄹ
    '16.11.21 11:47 PM (203.170.xxx.146)

    저희 엄마와 정반대로.. 도와주려고 하는 분인데.. 따님 입장에선 짜증이 날수도 잇겟네요
    늘상 자기 위주로 . 즐기며 살앗던분. 단 한번 친정 방문해도 제대로 따뜻한 밥상 한번 차려준 적 없고
    애기 키우랴.. 바쁘고 힘든데 손님처럼 소파에 앉아 대접만 받다 가시던 분..
    제게 친정엄마는 그런 분이엇는데...ㅠㅠ

  • 3. 원글이
    '16.11.21 11:55 PM (222.112.xxx.158)

    윗님처럼 철저히 손님처럼 굴었다면 그것도 또한 상처가 되었겠네요..ㅠㅠ
    저는 저 없는 동안 제 집 모든 살림에 다 손대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해 놓고 가는 엄마때문에..ㅠㅠ
    그리고 그걸 고맙다고 해야 하는 입장이어서..ㅠㅠ
    장보면서 사고 싶은 걸 엄마가 뭐라고 할까봐 집에 들여놓지 못하는 제 심정을 아실까요..ㅠㅠ

  • 4. ,,,
    '16.11.22 7:00 AM (121.128.xxx.51)

    누구나 딸들은 원글님 같은 갈등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요.
    친정 어머니가 97세에 돌아 가셨어요.
    75세 부터 저희집에서 같이 살다가 돌아 가셨어요.
    저 57세때 돌아 가셨는데 그때도 열살짜리 애기 대하듯 하시고
    모든것 다 잔소리하고 간섭 하셨어요.
    어머니와 부딪히고 의기소침해 하면 자책감이 들고 사과 하고
    교회도 안 다니는데 아침 저녁으로 짧게 기도 했어요.
    어머니 돌아 가실때까지 착한 딸로 살게 해달라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6284 재벌들이 전부 댓가성없이 돈을 줬다네요 10 참맛 2016/12/06 1,742
626283 허...저런 어버버가 간부한테 떨어지랬다고 하네요 3 비옴집중 2016/12/06 1,213
626282 국감 와중에 죄송) 마파 두부 할때요 13 ㅇㅇ 2016/12/06 962
626281 도종환의원 15 ... 2016/12/06 3,554
626280 원래 사춘기때는 멍~ 한건가요? 8 중2병 2016/12/06 1,376
626279 지적장애인인 남동생 명의의 집을 팔려고합니다 1 .. 2016/12/06 1,253
626278 중랑구 묵동, 먹골역 근처 숙박업소 알려주세요. 1 11층새댁 2016/12/06 503
626277 버버리 트렌치코트 오리지날 가지고 계신분들께 문의드려요^^ 2 버버리 2016/12/06 1,630
626276 하태경? 7 adad 2016/12/06 1,072
626275 정경련에 돈 내지 말라니까 좋아 죽네 1 헤헤헤 2016/12/06 873
626274 증인에게 가르치는 말 말고 청문회를 해야지... 7 ... 2016/12/06 621
626273 ca125 수치가 150 이었다가 치료없이 40이 되었는데 2 왜 그럴까요.. 2016/12/06 4,594
626272 이재용은 컨셉인거겠죠? 10 ... 2016/12/06 2,381
626271 국민노후자금 어쩔건지 물어봐주세요. 2 재용이한테 2016/12/06 531
626270 재벌도 나와서 개망신 당하는데 민간인 무당년 2 Oooo 2016/12/06 1,085
626269 임산부가 밥을 안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 18 오바이베 2016/12/06 10,837
626268 이와중에 정몽구 레알 관심좀 가져줘야 할듯 8 frontr.. 2016/12/06 2,236
626267 조회장 3 아이구야 2016/12/06 931
626266 손혜원 재평가 민주당 브레인으로 4 ... 2016/12/06 1,778
626265 이재용은 삼성의 박근혜 아닐까. 10 ..... 2016/12/06 2,545
626264 경남예고 중3 2016/12/06 511
626263 개인 연금 수령액... 보험 가입때 예상액의 반토막이네요 6 123 2016/12/06 3,130
626262 이재용의 능력 3 궁금해 2016/12/06 1,815
626261 이재용...여긴 어디...나는 누구... 4 .... 2016/12/06 2,141
626260 기명탄핵투표법 만든 김한정의원 질의중 8 ㅇㅇ 2016/12/06 8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