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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엄마 자랑 좀 할게요 ^^

조회수 : 2,274
작성일 : 2016-07-15 18:14:31
제가 초등학교 5학년 이었을 때 아버지께서 실직하셨어요.
아버지는 공기업에도 있으시고 대기업에서 팀장(최연소)까지 하셨다가 명퇴하셨는데
현 KT 하청업체 격 되는 회사에서 사장으로 오라고 까지 했었어요.
그런데 안 가시고 주식하다가 퇴직금을 다 말아 먹으시고...
그게 초등학교 6학년 때. 제 동생이 초5 였고요.

일이 그렇게 되고 집에서 놀다가, 경비 보고 하시니까 본인 마음이 괴로우셨나 봐요.
담배도 많이 느시고, 엄마한테 욕을 하더라고요.
정신과에 가니까 피해망상증. 저 중학교 때 내내 2-3일에 한 번씩 하루 종일 엄마한테 욕을 그렇게 하셨어요. 
몇 번은 가정 폭력으로까지 이어졌고요.. 아버지가 엄마 목 조르다가 집에 경찰이 오고 그런 정도.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
요양보호사 분이 집으로 오시기도 하지만, 엄마도 아버지 밥도 챙기시고 똥오줌 다 치우시고.
사실 엄마는 저 어렸을 때 외할머니 치매 오셨을 때 몇 년을 간병하셨어요.
아버지는 그 때 혼자서 자취하고 그래도 처가에 잘 하고 하셨다고 들었는데...

엄마는 아버지 실직하시고 부업으로 집에서 귀고리 다는 것 부터 시작해서 
급식, 식당 등등 다니시다가 어느 순간 쓰리잡을 하시고 계시더라고요.
쓰리잡이라 오전 7시에 나가셔서 새벽 3-4시 쯤 들어오세요.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따서 그것도 하시고, 또 식당에도 나가시고, 호프집 주방에서도 일하시고.
오래 일하고 하시다보니 월급도 꽤 되나봐요. 
아버지는 대기업 다니다가 경비 하고 이런 거 적응을 못하시던데 
엄마는 지금 환갑에 나름 괜찮은 대학도 나오셨지만 그런 거 없었어요.
내가 해야 하는 상황이면 한다! 이렇게. 소 같아요. 
집에 들어오셔서 집안일도 하시고, 실제로 집에서 자는 건 1시간 밖에 안돼요..
건강이 걱정이 되는데요, 엄마는 건강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설탕 밀가루 이런 거 다 끊으셨어요.
건강 검진도 늘 받으시고. 그래도 이곳 저곳 부어오르고 그런 곳이 보이면 마음이 아프지만 ㅜㅜ 아픈 내색 한 번 안하세요.

원래 아버지가 주식하셔서 빚이 꽤 되나봐요.
저희 집이 죽전에 30평형 대인데 그 집을 저같으면 팔았으면 했어요.
중간에 저 대학교 가고 2년 정도.. 그 집을 전세로 주고 오래된 빌라에서 살았어요.
겨울에 따뜻한 물이 안 나오는 빌라.. 에서 빚 싹 갚고 다시 저희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계속 돈 모으셔서 쓰리잡 계속 뛰시면서 제 대학등록금 다 대주셔서 빚 없고요.

월급은 다 합하면 4-500정도 되실 것 같은데, 엄마는 본인한테는 돈을 절대 쓰지 않으시거든요..
대신에 재태크 하셔서 이번에 동탄 신도시에 당첨되어서 30평대 지금 프리미엄 1억 붙고 ^^
또 하남 미사지구에 당첨되어서 그것도 한 5-6억 하는 거 같고요.
집이 세 채가 되었네요. 집 한 채, 저희 집 있고, 동탄에 하나, 하남에 하나.
엄마는 지금도 아버지 돌보시고 자기 건강도 챙기시고 자식 공부도 신경쓰고 돈도 벌고 재태크도 하시면서 살고 있습니다.

자랑할 만 하죠? 제가 제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어머니예요.
저는 그렇게 못 살 것 같아요... 
진짜 우리 나라에서 엄마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 몇 없을 것 같네요.
IP : 211.49.xxx.5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7.15 6:19 PM (49.175.xxx.13)

    당차고 능력있는 엄마예요
    열심히 겸손하게 노력하는자 하늘이 돕나봐요
    자녀들에게 사랑은 충분히 주셨나요
    삶이 바쁘고 고단하면
    그게 잘 안되는 엄마들이 많더라궁ᆢㄷ

  • 2.
    '16.7.15 6:25 PM (211.49.xxx.58)

    그럼요.. 저 살면서 엄마한테 맞거나 쌍욕 들은 적 없고요.
    사랑은 충분했다고 생각해요. 잔소리가 좀 있으시긴 해요. ㅋㅋ

  • 3. @@
    '16.7.15 6:38 PM (118.139.xxx.112)

    존경스러운 분이네요...
    수퍼우먼입니다요...

  • 4.
    '16.7.15 7:41 PM (220.83.xxx.188)

    정말 대장부 같은 분이시네요.
    그 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꺼요.
    이젠 좀 편안히 누리시면서 사시면 좋겠네요.

  • 5. ..
    '16.7.15 7:46 PM (223.62.xxx.113) - 삭제된댓글

    남편 실직으로 하루하루 피말리며 사는 사람입니다.
    원글님어머니 같은 삶이 자신이 없어서 매일 울어요. 정말 강하고 모성애가 넘치시는 분이네요. 조금이라도 그 기운 받아가려고 로그인 했어요. 존경합니다.

  • 6.
    '16.7.15 8:02 PM (211.49.xxx.58)

    감사합니다..^^ 정말 편안히 누리면서 사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그럴 만한 자격 있으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고급스럽게 우아하게 사셨으면, 제가 그렇게 해드릴 거예요. ^^
    ..님 꼭 행복하세요. 엄마가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기운 받아가세요. ^^

  • 7.
    '16.7.15 10:59 PM (218.50.xxx.151)

    게을러 터진 저...급 반성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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