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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꾸만 바닥으로 치닫는 마음...

우울감 조회수 : 2,645
작성일 : 2016-04-07 17:42:03

봄이라서 그런가요.. 아님 제가 지쳐서 그런걸까요..

홀어머니 4남매의 장녀로 나름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교직이수하고 일년만 더 공부해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너무나도 힘들어 하는 엄마를 외면하지 못하고,

대기업 취업해서 엄마에게 힘이 되는 딸, 의지할 곳 없는 우리 동생들에게 의지가 될 수 있는 큰 언니, 큰 누나가 되고

싶었어요..

돈으로 항상 쪼들려서 살았어서, 취업하자마자 주말 알바에 야간알바, 설문알바까지 뛰면서 월급보다 더 많은 돈도

벌어보고, 그 돈으로 밑에 여동생 둘 수험생활 뒷바라지. 남동생 결혼 자금까지 준비해 엄마께 드렸던.

결혼하면서 동생들에게 각각 오백씩 통장에 넣어서 건네면서 하고싶은 공부, 절대 포기하지 말고 돈이 필요하면

이 돈으로 밑천잡아서 시작하라고 하곤 결혼했어요.

벌써 십년전 일이네요.


결혼할때 남편이 원하는 선에서 제 할 도리는 다 했습니다.

남편은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이예요.

오랫동안 저를 사랑해준 사람인데 제가 너무 늦게 알아본 케이스라 늘 서로에게 감사하면서 살아요..

그런데 점점 남편의 태도에 혹은 상황에 너무 지쳐갑니다.

아이둘을 낳고 점점 육아가 너무 힘들어졌어요.. 아이 하나만 낳겠다라는 저에게 남편은 이런저런 이야기로 설득하려

했고 그 와중에 둘째가 찾아왔어요. 너무 감사한일이라는 생각이지만 제 커리어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

양가 모두 육아를 도와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결국 버티다버티다 제가 퇴사를 하게 됬고, 그 와중에 집 근처에 자리가 나서 재취업을 했어요.

다행이도 아이들 등하원은 제가 할 수 있는 것, 식사는 제가 먹일 수 있는 것, 점심시간에 찾아가서 아이들과 얼굴 볼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죠. 뭐 급여야 확 떨어졌지만 정년이 보장되는 곳이기에 위안을 삼고 있어요.

이 곳은 9-6 칼인곳이라서 육아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좋은데,

정말 혼자서 육아와 가사를 몇년째 이렇게 하다보니 지쳐가는 것 같아요.


남편은 정말 바쁜사람이예요.

자기 경력에 이것저것 놓치고 싶지 않고, 저도 이해합니다.

가장이니 그 무게가 더 무겁겠지요..

주말에도 하루는 꼭 출근해야하고, 뭐 11시 퇴근은 기본입니다...

프로젝트하나 맡으면 늘 그러한 패턴이 반복되요.

저도 해봤던 일이고, 남편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거 아닌거 아니까 남편의 출퇴근상황에 대해서는 입을 안대는

편인데,,, 하 요즘 정말 컨디션이 바닥인지... 자꾸 짜증이 나요...


제가 급여가 많아서 도우미분을 좀 부르거나 하면 좋겠지만, 저도 급여가 낮은 곳이라 그럴 엄두가 안나고,

잠시 아이들 맡기고 바람이라도 쐬면 좋겠지만, 아이들을 돌봐줄 누구도 주변에 없어요.

연차라도 내고 하루쯤 놀아보고도 싶은데, 아이들이 아직 어린이집 유치원생이라, 여름방학 겨울방학에 몰아써야

하거나 아프면 내야하는 연차다보니 그것도 어려워요.

가끔 동생들에게 sos를 쳐보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미혼들이다보니 이해의 폭이 좁구요..

그럼 저는 동생들에게 그런마음이 들면 안되는데,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서운한 감정이 들구요...


항상 5시 반에는 일어나서 집안치우고 아이들거 정리, 준비하고 남편 챙겨보내고 했었는데,

요 몇일,,, 기분이 바닥을 치네요...

봄이라 그렇겠지 싶어서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는데도 잘 안되요..

자꾸 아이들에게 짜증만 내고 있고 ,, 내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즐거울텐데 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자꾸 버럭하고,

안하는거 지적하고,,  큰 딸이 7살인데 요즘 엄마가 다른 사람같다구.... 엄마가 가장 잘하는게 잔소리인거 같다며.. ㅜ.ㅜ


이럴때,, 우울감이 바닥을 칠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지금 내가 이렇게 우울하게 있을때가 아니라는 걸 잘 아는데,,

자꾸 마음이 가라앉아요.. ㅜ.ㅜ

 






IP : 211.253.xxx.15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를 위해서
    '16.4.7 5:55 PM (115.41.xxx.181)

    시간을 내세요.

    왜 님은 돌봐주지 않나요?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2019477&page=2&searchType=sear...

  • 2. 응원합니다
    '16.4.7 5:56 PM (121.88.xxx.65)

    윈글님, 대단하신 분같아요
    사람이니 지치기도 하시는거겠지요
    얼른 기운차리시길 빕니다
    늘 쌩쌩한 사람은 드물거예요
    열심히 사는만큼 좋은 날들 올거예요
    화이팅입니다

  • 3. 일하며
    '16.4.7 5:57 PM (116.120.xxx.185) - 삭제된댓글

    아기키우기 힘들어요.
    완벽하게 하려하지말고 대충 대충하세요.
    내마음이 편한게 젤 중요해요.
    일주일에 하루 정도 도우미 쓰고
    먹을거리도 반조리제품쓰고...
    청소도 대충하고...
    지금 한창 예쁜아이들과 웃으며 지내는 순간이 젤 소중하고
    이제 금방 지나가요.
    여성가족부 아이돌보미서비스 알아보세요.
    부럽네요.젊고 아기도 있고 직업도 있고
    남편도 능력있고...

  • 4. ...
    '16.4.7 6:15 PM (175.121.xxx.16) - 삭제된댓글

    커리어에 도움되는거 아니면
    직장을 그만두시는 것 어때요.
    남편이 늦어서 아이 혼자서 돌보시려면 힘드시겠어요.

  • 5. 너무해요
    '16.4.7 6:34 PM (1.232.xxx.217)

    자기자신을 그렇게 취급하면 안되지 않나요
    님 월급은 적어도 남편 월급이 있으니 도우미를 쓰세요
    반찬은 배달업체 이용하시구요

  • 6. 진리
    '16.4.7 6:56 PM (117.111.xxx.181)

    돈으로 떼우든가 아님 몸으로 떼우는것은 진리에요
    몸이 힘드니까 돈으로 떼우세요
    월급적다해도 도우미도 부르고, 아이돌보미도 부르고, 반찬도 사먹고
    그렇게해서 체력도 올라오고, 기분도 좋아지면
    또 열심히 몸으로 떼우면되죠뭐
    글고 집 하루이틀 안치워도 되는거 아니에요?
    저도 7살 아이 있지만..아이들 어릴땐 인간답게 살기 조금 포기해야죠
    집 좀 더럽고, 애들 티비틀어주고 거실에서 저는 잠도 자고 뭐
    남편 아침 때때로 자주 종동 못챙겨주기도하고
    몸으로떼우다 돈으로 떼우다 대충 인간답지 못하게, 하지만 그래서 아이들과는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아이들이 클거고
    그때되면 또 살만해질거라 믿습니다!!

  • 7. 그럴땐
    '16.4.7 7:31 PM (175.117.xxx.90) - 삭제된댓글

    자투리 시간이라도 내어
    한시간 호사스런 마사지라도 받으세요

    마라톤할땐 쉬면서 해야죠

  • 8. .....
    '16.4.7 8:19 PM (219.250.xxx.57) - 삭제된댓글

    하루만이라도 어디 바람 선선한 데 가서 쉬셔야할텐데... 제가 다 안타깝네요.

  • 9. 저기요.
    '16.4.7 8:37 PM (112.186.xxx.156)

    제 예전 모습 보는 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이제 나이 먹고서야 내가 너무 나를 혹사했었다는 거 알았어요.
    내가 그렇게 힘들 때 다른데 쓸 돈 아껴서 도우미 힘을 빌렸어야 했다고요.
    그렇게 살면 에너지가 소진되어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지탱할 수 없어요.
    내가 건강해야 자식도 집안도 건강해집니다.

    우선 원글님이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세요.
    제 보기엔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한번씩은 도우미 힘을 빌리셔야 할 것 같아요.
    그 돈 아낀다고 부자되는거 아니예요.

    그리고 원글님 자신의 웰빙을 위해서,
    남편이나 아이하고 별개로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할 주제를 만들어 가세요.

  • 10. 한달
    '16.4.7 9:18 PM (125.130.xxx.191)

    안되면 일주일이라도 사람을 쓰세요
    버티다보면 좋아지는게 아니라 끊어집니다.
    정말 힘들때는 돈이라도 써서 좀 쉬세요
    병나서 쓰러질바에야 미리 예방하세요

  • 11. 치열하게 사셨네요..
    '16.4.7 9:26 PM (121.129.xxx.229)

    누가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자신한테 좀 너그러워지라고...
    원글님한테 드리고싶은 말이네요..
    돈 아끼던 습관있는 사람이 갑자기 아줌마 쓰고 그런건 잘 안 될꺼에요...
    아가들 어리면 외출도 힘들구요..

    저는 좋아하는 일에 돈 썼어요..
    서점 한시간 가서 책 서너권 사오고..
    운동화 한 켤레 맘에 드는거 사고.
    힘든날 배달음식 이용하고...
    꼭 내가 다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생각하지 마시고..
    엄마도 사람이다. 치킨 좀 어쩌다 시켜먹어도 괜찮다..
    냉동식품 좀 먹으면 어때.

    그렇게 마음을 가볍게? 먹으니까.. 좀 덜했어요.
    전.. 남편 해외에서 일하는 중인 아이 둘 엄마에요.
    혼자 다 잘하려니까 압력에 눌리는거에요..
    힘내세요~

  • 12. castel
    '16.4.8 12:45 AM (112.169.xxx.132) - 삭제된댓글

    얼마나 열심히 사시는 분일지 짐작이 되네요.
    지금 원글님의 몸과 마음이 신호롤 보내고 있네요.
    그 신호 무시하고 계속 버티시면 어딘가 탈이 날거예요.
    조금만 생각을 바꾸세요. 엄마가 밝고 행복해야 아이들도 잘 커요. 막연한 얘기라 지금은 잘 모르실거예요. 학교보내면 아이들 인성 확 표나요. 딸아이에게 그런말까지 들으면서 지금 잘 살고 계신건가요?

  • 13. castel
    '16.4.8 12:50 AM (112.169.xxx.132) - 삭제된댓글

    미취학 아이의 엄마시라면 아직 본게임 시작도 안한거예요.
    벌써 지치시면 안되요. 도우미 비용이 너무 아까우시면 다른데서라도 몸이 편해질 지출을 조금이라도 하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져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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