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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추억

이렇게 살았어요 조회수 : 2,351
작성일 : 2015-12-15 08:56:42
제남편 하위직 공무원
88올림픽때 성화봉송참가했습니다.
앞에 주자가 있고 뒤에서 뛰는거^^
난방용으로 연탄을 땠구요.
그때 가스렌지를 들였어요.삼성크린가스렌지
공무원들만 출입할수 있는 공무원 연금매장이 있어서
물건을 조금 저렴하게 살수 있었구요.
아들 5살 딸 7살 였어요
신앙촌이라는 곳에서 친정엄마가 큰 꽃가라 밍크담요를
사줘서 겨울엔 아랫목에 그걸 깔아뒀습니다.
쌍문동 골목처럼 앞집 숟가락까지 다 알고 있을정도로
앞집과 친했구요.
특별한 반찬을 주거니 받거니 밥도 앞집에서 먹고오고..
인터넷이 없는대신 정으로 살고 정보도 주고받고..
아랫방 하나 세를 놓았는데
계약금받고 며칠 후 못오겠다고 하면 다른생각없이
흔쾌히 계약금도 돌려줬던 정이 많은 시대 였어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학교에 담임선생님보러 갈때는
백노지? 그걸 사서 들고 갔구요.
그땐 정말로 선생님들께 촌지를 너도나도 하는 요지경이였어요.
봉투에 2만원을담아 샘터 책에 넣어 드리기도했고 수입품가게에서 쵸코렛을사서 돈과 함께 포장해 드리기도 했어요.ㅜㅜ
노골적으로 촌지 눈치주는 선생님도 있었답니다.
남편은 오토바이와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구요.
몇년뒤에 드디어 자가용 대우 에스페로를 샀습니다.
저희집 전자제품은 결혼할때
부모님이 장만해주신 골드스타 TV
대한전선 원투제로 냉장고
대한전선 무지개 세탁기
골드스타 전기밥솥, 전기보온밥통...
요즘아이들처럼 피아노 학원도 보내고
참,그때는 주산학원에도 보냈어요.
그때도 학원비 지출이 많았습니다.
재형저축에 들어서 목돈을 만들었구요.
코오롱 벨라 같은 메어커 옷을 구입 몇번에 나눠 갚기도 했습니다.
우리아이들은 삼십대 중반을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퇴직을 하고
저는 이제 막 60에 입문을 합니다.
얼른 아이들을 키워 놓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자는
이렇게 나이가 들어 손주 셋의 할머니가 됐고
이제 며느리가 육아휴직 끝내고 복직을 하면
손주를 돌봐줘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한점 부끄럼없이 세금 한번 안밀리고
법질서 잘지키고 가끔은 봉사도 하면서
지하도에 구부리고 있는 노숙자들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어 우리나라가
지탱하는 힘이 되지 않는가 그런생각을 해봅니다.
응팔 보면서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도 나고
그땐 그랬지...공감하며 잘보고 있습니다.^^

*핸폰으로 작성 오자가 많을겁니다.




IP : 221.143.xxx.8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2.15 9:16 AM (175.196.xxx.131)

    마음 한 구석이 아련해지는 글이네요. 지금까지 열심히 사신 원글님 수고 많으섰고 손주들과 행복한 제 2의 인생을 사시기를 빕니다.

  • 2. 기억력좋으세요
    '15.12.15 9:25 AM (121.151.xxx.26)

    저는 89년 결혼인데
    혼수로 뭘샀는지 기억 안나는데 ㅎ
    잘살아오셨네요.
    앞으로는 건강하게 더 재미나게 사셔요.

  • 3. 점둘
    '15.12.15 9:48 AM (116.33.xxx.148)

    저는 그때 중2
    골드스타는 아는데
    대한전선은 처음 들어봐요

    잔잔히 흘러가듯 돌아본 시간이 보여지네요
    저도 하루하루 살다보면
    어느덧 한발짝 뒤에서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겠죠?
    그간 열심히 사셨네요
    처분한 글 잘 읽었습니다

  • 4. 저는28살
    '15.12.15 10:11 AM (175.114.xxx.185)

    있었고 대학 졸업 후 미아리에서 입시화실을 하고 있었어요.
    탤런트 조민기 절친도 학생이었고 중3~삼수생까지 다양한 애들을
    밤늦도록 가르쳤어요.
    당시 대로변 3층 25평 월세가 16만원이었어요.
    가정형편 어렵지만 그림 그리고 싶어한@ @이...
    레슨비 안받고 가르쳤는데 시립대 합격해서 감격했고
    서울대 조소과 합격한 학생도 있었어요.
    그림 그리다 배고프면 ㄴ주물난로에 신김치 넣은 안성탕면을 수시로
    끓여 먹었는데.....

    남이 없고 모두가 가족같은 정이 그득했던 시절이었습니다.

  • 5. 내일
    '15.12.15 11:02 AM (115.20.xxx.127)

    저도 그시절이 그립네요
    늦게들어간 대학 시절 모든게 눈에 선해요
    중도관에서 마시던 커피랑 친구랑 먹던 볶음밥...
    많은 시간들이 흘러갔는데 기억들이 또렸하네요.
    그때 과외비받으면 동생들 용돈도 조금주고 붕어빵 호떡사서 나눠먹었었는데..

    울집은 조그만 아파트였는데 연탄때던 기억도 있어요^^ 주공아파트~

  • 6. ㅇㅇ
    '15.12.15 11:17 AM (66.249.xxx.195)

    대한전선 냉장고 좋았어요. 제가 어렸을 적 있던 냉장고 나중에 세컨 냉장고로 근 20년넘게 엄마가 쓰셨어요. 고장안난다고 ㅎㅎ

  • 7. 68년생
    '15.12.15 1:10 PM (14.40.xxx.1)

    제가 성보라 나이와 동갑이네요.. 87학번 학교 들어가니 늘 데모 데모....
    그땐 당연히 노래 부르고 도서관 앞에서 총학생회 집회 보던게 일상 이었죠.. 데모 대열에 한 번 안섞여 보고 졸업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죠. 데모대 따라 갔다 전경에 놀라 도망가다 신발 한짝 잃어 버리구...ㅋㅋ
    88 올림픽 이후 89년엔 데모가 좀 주춤하고 이문세 변집섭 노래가 아주 열풍이었고 주윤발의 영웅 본색, 90년 겨울인가엔 고스트 영화 음악이 거리 거리 마다 울렸었죠. 이대나 명동 거리엔 리어카 상인들이 정말 정말 많았구요...
    마이 마이 카세트가 그렇게 가지고 싶었는데 89년에 겨우 알바해서 신주 단지 모시듯 가지고 다녔고
    91년 취업하고 처음 산 정장 원피스엔 웬 어깨 뽕이 그리 많던지..ㅎㅎ..
    고딩 대딩 때 한번도 나이키 운동화 못 신어 보고 프로월드컵만 신어 보다 아이 낳고 처음 누가 신던 나이키 운동화 얻어 신어 봤죠.
    그 당시 남들 다 가지던 메이커에 대한 부러움이 40까지는 남아 있던 것 같아요.
    서울 북쪽 변두리 쌍문동 처럼 저도 서쪽 변두리 독산동에 살았었는데
    그때 초등 동창들 모두 잘 살아요. 교사, 의사, 회사원....
    지금처럼 강남 일부 학군들이 좋은 대학 점령하진 않았었는데 그게 아쉽네요..

  • 8. ~~
    '15.12.15 2:05 PM (119.64.xxx.194)

    원글님 글을 보니 잔잔하고 따뜻한 물결 같은 감동이 느껴져요. 저는 원글님보다 몇년 아래인 것 같지만 결혼이 늦어서 언급하신 브랜드가 혼수는 아니었어요. 대한전선 원투제로 냉장고는 70년대만 하더라도 국산 냉장고 중 최강자였죠. 그리고 무지개 세탁기. 삼성 나부랑이가 전자제품으로 금성을 이길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때는 현금이 있어야 물건을 사니까 숙녀 정장 한벌 사고 나면 허리가 휘는 줄 알았어요. 미혼 때는 낯가림이 심해서 원글님처럼 이웃간에 허물없이 지내본 적이 없었지만 그 정서가 뭔지는 알아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딱 라미란 스타일이라서 낼 모레 장가가는 30대 중반 옆집 애는 백일 때부터 제가 똥기저귀 갈아가며 키우기도 했어요. 그땐 그랬지 하는 심경이긴 한데 젊은 애들에게 얘기해봤자 비교하지 말라는 핀잔만 들으니 씁쓸하기도 하네요. 추억 반추라도 하면서, 최소한 부끄러운 노년은 되지 말아야지 자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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