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폐지 줍는 분게 돈 드린 얘기 보고.

무지개1 조회수 : 2,672
작성일 : 2015-11-04 10:04:00
저도 폐지줍는 할아버지께 5만원 드린 적 있어요.
종로에서..회사가 거기라 매일 봤는데, 
얼굴 다 타고 허리 굽고 리어카 끌고 가시는게 넘 힘들어보여서 드리고싶었는데 
길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게 싫어서 혹여나 넘 고마워하셔서 대화가 길어진다거나 아님 혹시나 기분 나빠서 역정을 내시지는 않을까. 그렇게 직접 드려도 되는 것인가. 나보다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긴 해도 동냥을 하는 거지가 아닌데. 
며칠을 지나가면서 보기만 하고 무지 망설이다 드렸어요.

드린 방법은 그냥 뒤에서 저기요, 하고 불러서 이거 떨어뜨리신거같아요 하고 드리기로 하고 실행했어요.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놀라움이라든가 고마움이라든가 하다못해 창피함이라던가 하는 그 어떤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으시고 바로 그냥 내 손에서 돈을 채가셨어요. 
이거 떨어뜨리신거같아요 는 할 기회도 없었고. 저기요 이거.하면서 손 내미는 순간 이미 돈을 가져가셨어요.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그간 망설였던게..그럴 필요가 없었구나 싶었어요.
돈이 너무나 필요해서, 돈앞에서 감정도 뭐고 없어진 상태구나.. 그런 생각들었구요.
그래서 더 슬펐네요
폐지 줍는 분들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제 경험으로 미루어봤을땐 2천원이라도 드리는게 안드리는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구요..막말로,,옛다 하고 동전 던져주는 수준이 아니었을거잖아요.
그분의 인격을 지켜주면서 드리는 거라면 단돈 천원이라도..괜찮다고 생각합니다,
IP : 211.181.xxx.57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ufheben
    '15.11.4 10:08 AM (115.21.xxx.214)

    무지개님의 글에 동의합니다.. 마음이 느껴지고 ..
    저 자신을 생각할때 부끄럽기도 하구요..

  • 2. ...
    '15.11.4 10:11 AM (125.180.xxx.181)

    따뜻한 음료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이상은 오바같아요
    구걸하는 거지에게는 돈을주고 노동하시는 분들께 팁도 아니고 그냥 돈을 쥐어주는건 쓸데없는 동정심이죠

  • 3. ...
    '15.11.4 10:14 AM (125.180.xxx.181)

    저희 아파트에 할머니도 자가이시면서도 소일거리로 악착같이 리어커 밀고다니세요 욕심도 많으셔서 항상 경비 아저씨랑 싸우시면서요
    노년에 그렇게 일할수 있는 의욕이 있는것도 축복이죠

  • 4. ...
    '15.11.4 10:17 AM (114.204.xxx.212)

    그런분도 있고 거절하는 분도ㅜ있고 그렇겠지요
    오래전에 버스에서 신문 판매하는 젊은 장애청년이 있었는데 , 한분이 신문은 필요없다며 돈을 주시니 거절하더군요

  • 5. ...
    '15.11.4 10:25 AM (155.230.xxx.150)

    원글님 마음이 따뜻해보여요.
    돈을 드린다는 게 사실 선뜻 쉽지 않죠.
    저도 시장좌판에서 물건 파시는 딱해보이는 할머님께
    물건 사면서 잔돈을 안 받는다거나
    호떡이나 간단한 간식을 사드린 적은 있지만
    5만원 정도의 돈을 드린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원글님이 의도치 않게 상대방을 시험에 빠트린 게 아닌가 해요.
    그때 그 할아버지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했을까요.
    그거 내 돈 아닌데?
    그럼 원글님은 어떻게 해야 5만원을 전해드릴 수 있을까요.
    5만원을 내 돈이라고 하는 상황이어야만 원글님은 5만원을 전달할 수 있는 상황....

    저도 돈을 드리는 것에 대해서 뭐라 할 것은 없다고 봅니다.
    사정이 어려운 사람에게 돈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거 아닌가요.
    기부란 게 뭐겠어요.
    유니세프 기부도 기부이고 저렇게 드리는 것도 기부이죠.

  • 6.
    '15.11.4 10:27 AM (118.42.xxx.87)

    좋은일은 아무런 댓가도 조건도 바라지말고 하세요. 상대가 내 예상과 다르게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기분이 나뻤다면 좋은일하고 덕 쌓기는 커녕 오물 뭍힌거나 다름 없어요.

  • 7. dd
    '15.11.4 10:31 AM (124.49.xxx.19) - 삭제된댓글

    도와주고 싶으어 도와준거면 그냥 도와준걸로 끝내야죠.
    님이 예상한 반응이 안나오니 충격이라니..참..
    그럴거면 자선단체에 기부하세요.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연민에 빠져 도와주고
    기대한 상황이 다르니 충격에 감정이 없다고 운운
    정말 어이없네요.

  • 8. 에휴
    '15.11.4 10:41 AM (125.186.xxx.2) - 삭제된댓글

    할아버지가 내돈 아니라고 했음 원글님은 어찌 하셨을지 궁금 하군요.

    결과적으로 할아버지의 거부감 없는 반응이어서 다행 입니다만 그 반대일수도 있는데,좀 조심스럽네요.
    나는 좋은 마음 이었어도 상대방이 불쾌해 했다면 결코 좋은 행동은 아니니까요.

  • 9.
    '15.11.4 10:48 AM (118.42.xxx.87)

    선행이란 것은 선행하는 마음을 행함으로써 그 덕을 내가 받는거에요. 상대가 그 선행을 선행으로 받는가 안받는가는 받는 사람의 선택이고 몫이죠. 그것까지 내가 강요할 수는 없는거에요. 가끔 타인의 선행을 받기 싫다고 거절하는데도 불구하고 상대가 선행을 받으라 강요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경우엔 거꾸로 타인의 선행을 받는이 입장에서 선행이 될 수도 있는 거랍니다. 상대의 의사표현 없이 선행을 행한다는건 조심히 해야하는 부분이에요. 선행이라 해서 다.. 선행이 아닌거죠.

  • 10. 10년쯤
    '15.11.4 10:49 AM (175.124.xxx.2)

    전철안에서
    다리 불구의 휠체어타고 음악틀고 지나가던 남자분이 깡통들고 구걸을 했는데
    사람들이 동전도 잘 안넣고 할때 젊은 남자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1만원짜리 지폐를 넣었어요. 순간 그 거지아저씨가 노래를 멈추고 환한 미소와 감격의 표정으로 감사하다고 연신 머리굽히는 거 보고 기분이 이상했던 적이 있어요
    10년전이니 1만원의 가치가 더 높았던 때죠.
    오히려 젊은 분들이 적선을 잘하는거 같고 나이들 수록 인색해지는 느낌.
    저도 그때 동전도 안넣었을 때라 좀 충격받았었구요

  • 11. 디리링
    '15.11.4 11:07 AM (121.143.xxx.46) - 삭제된댓글

    저랑 정말 비슷하시네요...
    직장생활 초창기에 점심먹으러 나갔다가..정말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노인분께서 힘겹게 힘겹게
    니어카를 밀고 가시길래..당장 주머니에 있던 2만원 눈물 글썽이며 드렸어요...

    따뜻한 점심 사드시라고...

    뭐가 맞는 행동이고 불편한행동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그 상황을 바라볼수 없을정도로 슬펐기에..
    진심으로 식사하시라고 드린돈이였고, 노인분께서는 아무말없이 받으셔서 저는 감사했네요...

  • 12. 그냥 ... 드리면 돼요
    '15.11.4 11:37 AM (206.212.xxx.95) - 삭제된댓글

    너무 깊게들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냥 그 순간 .... 도와드리고 싶으면 도와드리면 됩니다.
    거절하면 ... 그냥 거절당하면 되고 ....
    그런 겁니다.

    저는 미국에 있는 한국 식품점에서 귤박스 앞에서 ... 너무나 오랫동안 망설이시는 할아버지를 보고 ...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작은 상자에 들은 ....귤 한상자에 10불도 안하는데 .... 결국은 안사시고 돌아서시더군요 ...
    그 할아버지가 식품점에서 나오시는 것을 뵙고 ... 말씀드렸습니다.
    제 귤을 한박스 드리고 싶다고 ..... 그랬더니 ... 너무 고마와 하시면서 ... 가져 가셨습니다.

    또 한번은 푸드코트에서 어떤 한국 할아버지가 .. .음식점 앞에서 메뉴판을 너무 오랫동안 보고 계시더군요 ...
    그 뒷모습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께 ... 제가 사드리겠다고 ... 드리고 싶으신 것 말씀하시라고 ... .그랬더니 ... 아니라고 ... 자기도 돈이 있다고 괜찮다고 그러시더군요 ...
    그래서 사드리지 않았습니다.

    참지말고 ... 도와드리겠다고 ... 말쓰드리세요 ..
    괜찮아요 ...
    거절하면 거절하는대로 괜찮습니다.

  • 13. 그냥 ... 드리면 돼요
    '15.11.4 11:42 AM (206.212.xxx.95)

    너무 깊게들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냥 그 순간 .... 도와드리고 싶으면 도와드리면 됩니다.
    거절하면 ... 그냥 거절당하면 되고 ....
    그런 겁니다.

    저는 미국에 있는 한국 식품점에서 귤박스 앞에서 ... 너무나 오랫동안 망설이시는 할아버지를 보고 ...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작은 상자에 들은 ....귤 한상자에 10불도 안하는데 .... 결국은 안사시고 돌아서시더군요 ...
    그 할아버지가 식품점에서 나오시는 것을 보고 ... 말씀드렸습니다.
    제 귤을 한박스 드리고 싶다고 ..... 그랬더니 ... 너무 고마와 하시면서 ... 가져 가셨습니다.

    또 한번은 푸드코트에서 어떤 한국 할아버지가 .. .음식점 앞에서 메뉴판을 너무 오랫동안 보고 계시더군요 ...
    그 뒷모습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께 ... 제가 사드리겠다고 ... 드시고 싶으신 것 말씀하시라고 ... .그랬더니 ... 아니라고 ... 자기도 돈이 있다고 괜찮다고 그러시더군요 ...
    그래서 사드리지 않았습니다.

    참지말고 ... 도와드리겠다고 ... 말씀드리세요 ..
    괜찮아요 ...
    거절하면 거절하는대로 괜찮습니다.

  • 14. misty
    '15.11.4 12:12 PM (173.79.xxx.31)

    저도 미국인데 차운전하고 가다가 신호 대기하고 있는데 홈리스들 돈 얻으려고 있으면 1-2불이라도 줘요. 1불짜리 있는대로.
    10불짜리 턱턱 주지는 못하구요...

    근데 폐지 줍는 노인들께는 선뜻 그러지 못할 것 같아요...

  • 15. ...
    '15.11.4 1:45 PM (211.114.xxx.135) - 삭제된댓글

    남 보긴 어때도 나의 생활이 되면 도움 필요없을거 같아요.

  • 16. ㅇㅇ
    '15.11.4 2:09 PM (223.62.xxx.25)

    어려운 사람 돕는 건 일단 좋다고 생각하구요.
    내가 상상한 미담 판타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언짢아 하거나, 아니면 내가 이런 선행을 했다고 과시하는 마음을 스스로 경계할 필요도 있겠네요

  • 17. ///
    '15.11.4 4:32 PM (222.238.xxx.125)

    떨어뜨렸다고 하신 건 잘못이에요.

    그 분은 일단 돈 앞에 눈이 뒤집혔지만,
    그 돈을 '내 돈 아니다'라고 할 수도 없었겠죠.
    이제 누가 보고 도둑놈이라고 할까봐 전전긍긍하셔야하는 거에요.
    그냥 드렸으면 되는 거지, 그런 식으로 하시면 되려 그 분은 죄책감에 시달려야합니다.
    저는 그냥 드립니다. 점심하시라고요.

  • 18. ...
    '15.11.4 9:08 PM (58.100.xxx.196)

    작년에 집에 있는 헌책 정리하며 고물상에 엄청 갖다줬는데 kg당 60원 받았어요, 책더미가 컸는데 다해서 천원쯤 받은 것 같아요. 나이드신 분들이 폐지로 하루에 얼마를 옮길수 있으며 얼마나 받을지 생각해보면 돈 내민다고 그냥 선뜻 받는 분들도 이해는 갑니다.. 그렇게 받는게 옳다는 건 아니지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2317 100일된 남친이랑 싸웠어요 6 Oo 04:06:40 177
1742316 아랫집 누수가 발생했을때 ........ 04:03:26 90
1742315 20대 아들이 저출산 인구 소멸이라고 이민 가고 싶대요 1 . . . .. 04:00:31 243
1742314 방석과 이불은 어떻게 버리나요? 1 버리기 03:59:51 123
1742313 자연스레 멀어진 친구와 만남 1 허허참 03:54:41 209
1742312 아니, 설겆이가 표준어였던 적이 없었대요 5 ㅇㅇ 03:06:15 419
1742311 민생쿠폰 1주일간 사용처 통계  ........ 02:57:23 676
1742310 7시에 잠 들어 1 잠이 02:21:29 410
1742309 아이 자원봉사 인증 관련, 도움주실 분~ 2 . 02:07:23 239
1742308 마스가 프로젝트 참 아이디어 좋은것 같아요. 8 ... 01:57:03 598
1742307 민생소비쿠폰 카드내역 살펴보니 .... 01:56:00 462
1742306 항공사 보상규정이 이런가요? 2 키쉬 01:51:07 344
1742305 전아나운서 김수민 로스쿨 입학이라는데 4 .. 01:45:50 1,530
1742304 40대 중반, 자식과의 스트레스를 복싱으로 2 01:41:14 802
1742303 이번 여름이 너무 덥고 습하니까 짜증만 솟구쳐요 4 아몰랑 01:39:54 603
1742302 딩크고 사실혼인 사람올시다. 25 ㅁㅁ 01:36:45 2,174
1742301 저같은 성격은 암에 쉽게 걸릴까요? 예민하고 부정적인 9 01:33:09 687
1742300 10년산 모닝 중고차...구입 좀 그런가요? 5 모닝 01:32:07 423
1742299 시험관으로 임신했는데 지우라는 남편 47 리리 01:22:41 3,353
1742298 아이유 박보검 잘 어울려요 2 01:22:28 953
1742297 싱가폴1일차 소감 7 01:19:34 1,080
1742296 ...... 6 몽이 01:17:27 546
1742295 도시 자체를 뜨고 싶어요 2 요즘 01:11:35 679
1742294 브래지어에 와이어 있는것 불편하지 않나요? 3 ........ 01:11:05 577
1742293 남자 군면제 취업시 3 ?? 01:07:44 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