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외로움은 가장 따뜻한 순간에 온다...

갱스브르 조회수 : 2,236
작성일 : 2014-09-27 16:36:56

20대 때의 외로움은 옆구리가 시려 그렇다고 생각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주아주 어릴 적...

그러니까 끊긴 필름처럼 그 시절의 모습이 사진처럼 남아있는 시기를 지나

완전한 영상으로 재생 가능한 5~6 살 무렵의 나도 외로웠더랬다

미처 기억할 수 없는 태생 초기의 블랙박스는 살아봐야 드러난다

어른들은 혼자 잘 노는 아이를 칭찬하지만

지금은 안다 , 그것이 얼마나 애쓰고 난 뒤의 포기인지를...

본래 사람은 빛을 따르고 온기를 좋아한다

내성적이고 말 잘 듣는 아이가 손가락을 꼬물락거릴 때 안쓰러운 느낌이 든다

우리 부모 모두는 사랑으로 키운다지만 결과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랑이 넘치는 건 모자란 것과 같은 결과를 준다

이상하게도 온 가족의 사랑이 빵빵한 풍성처럼 둥둥거릴 때 베란다에 혼자 서있는 느낌을 받았다

살면서 드러나는 의문은 불친절하고 당황스럽게 온다

전혀 앞뒤 연관성 없는 무작위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족한 데이트를 하고 오는 길도 그랬다

친구와 온 마음으로 우정을 나누고 난 뒤에도 동굴의 찬바람이 불었다

가장 끔찍한 기억은 꿈을 이루고 난 뒤의 외로움이었다

오매불망...몇 년을 기다리고 치이고 다시 오르고

너덜너덜해지기 일보직전 환희의 찬가를 불렀지만 심한 울증이 찾아와 나를 또 놀래켰다

가장 행복하게 느끼고 즐겨도 모자랄 시간을 잠이 다 가져갔다

내가 모르는 구멍으로 바람이 드나든다

아마 평생을 그 허함을 메우려 사는 것 같다

공부가 일이 사람이 정신적 유희가 가끔 그 역할을 했지만

어느 한폭  공간은 줄지 않음을 확인시켜주고 간다

아무리 좋은 가을 볕이라 해도 집에서는 빛을 들이지 않는다

블라인드를 내려 자연 채광을 막았다

그런데 그 구석탱이 좁은 틈으로 실오라기 같은 조명이 든다

풀어야 할 삶의 그림자는 기다린다

빛이 들어야 자신을 증명해 보일 수 있으니까...

마음을 헤집고 들어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IP : 115.161.xxx.20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9.27 6:16 PM (110.14.xxx.185)

    사랑이 넘치는 건 모자란 것과 같은 결과를 준다
    내가 모르는 구멍으로 바람이 드나든다아마 평생을 그 허함을 메우려 사는 것 같다



    꼭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쓴 글 같네요

  • 2. ㅠㅠ
    '14.9.27 10:50 PM (203.226.xxx.28)

    외로움은 가장 따뜻한 순간에 온다...
    가슴을 두드리는 글 잘 봤어요ㅠㅠ

  • 3. 멋진글
    '14.9.27 10:58 PM (183.100.xxx.107)

    고마워요..
    전부 동감하긴 어려웠지만요..
    외로움..

  • 4. 글을
    '15.12.1 8:15 PM (117.111.xxx.32) - 삭제된댓글

    참 잘 쓰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3022 세탁기 미니워시 포함 제품 쓰시는 82님 계실까요 ... 07:06:06 16
1773021 부산 여행 옷차림 어찌할까요? 1 ........ 06:46:25 167
1773020 크리스마스 트리 에 대해 잘 아시는 분~ uf 06:27:32 139
1773019 조계종 큰절 주지 선거가 여의도 정치판과 똑같네요 1 아사리판 06:11:22 333
1773018 세탁기 같은 스펙인데 100만원이나 차이가 나요 4 ... 06:06:42 480
1773017 대장동' 남욱들 강남 부동 산, 100억 올라 추징금은 '0원 7 ..... 06:03:22 518
1773016 나스닥 말아 올리고 있음 - 추매의 기회 6 나스닥 05:51:47 1,725
1773015 '1000만원 학비' 사립초인데 기초수급자 자녀가 41명 ㅇㅇ 05:33:08 1,221
1773014 (스포)디즈니플러스의 조각도시는 1 Dd 04:41:55 798
1773013 요즘 필라테스 수강료는 한 달 짜리는 없나요? 2 필라테스 03:57:58 889
1773012 미국주식 크게 하락 중 10 ........ 03:29:06 4,338
1773011 대체 지금 안 자고 뭐하나요? 14 ㅇㅇ 02:46:14 2,157
1773010 챗gpt가 정말 요물이네요 7 .. 02:27:37 3,062
1773009 정신건강 안 좋은 남자들만 꼬이네요 4 안녕하세요 01:47:48 1,451
1773008 3.3% 소득신고 하면........홈택스에서 제 소득증명서 뗄.. 3 --- 01:42:26 738
1773007 김희선 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 육아설정 심하네요 3 .. 01:28:15 2,190
1773006 이런 경우들 종종 있죠 맏이만 잘 사는 집 동생들 4 느라미 01:22:44 1,023
1773005 박성재는 오늘 구속결정 나오나요? 27 01:19:27 1,827
1773004 수능은 망쳤으나.. 1 .... 01:19:13 1,923
1773003 부부중 발언권 센 여자들 비결이뭘까요? 12 비결 01:12:49 2,129
1773002 명언 - 성공할 기회 ♧♧♧ 01:10:33 490
1773001 대학레벨, 언제는 어땠다, 언제는 이랬다 하지 맙시다 2 ... 01:06:25 698
1773000 오분도미는 맛이 없네요 찰기도 없고 5 .... 01:00:28 613
1772999 다크모드가 눈에 더 안좋대요 ㅇㅇ 00:59:33 889
1772998 김장 재료 사서하면 10kg기준 얼마정도 들까요? 1 .. 00:49:53 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