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국회의원 사무실에 전화했어요.

참담한 아침 조회수 : 1,533
작성일 : 2014-08-08 11:15:38

누구인지는 말 안 할게요.

새누리당도 아니고 박영선 대표도 아닌 그 분 사무실에 전화한 건

그래도 엄마 마음을 좀 알 것 같은 손톱같은 희망이 아직 남아서였나봐요.

처음엔 박영선 원내대표 사무실에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대답이 뻔할 테고 변명만 늘어놓는 소리 듣다 가슴이 터질까봐

그냥 다른 국회의원한테 했어요.

 

당연히 의원님 보좌하는 사무실 직원이 받았어요.

보좌관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이름도 직급도 안 물어봤어요.

 

막상 전화를 받으니 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냥 세월호특별법 합의 소식 듣고 황망해서 전화했다고 했어요.

그러시냐고, 죄송하다 하더라구요.

그동안은 꿈쩍도 않는 바위에 달걀 던지기라도 아직 달걀이 남아있는 기분이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없어진 기분이라 너무 참담하다고 그랬어요.

그 의원님도 어제 합의안에 대해 반대하고 계시고 오늘 그와 관련한 회의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그랬어요.

이제 방법이 없냐고.

원내대표가 나서서 합의를 했는데 그게 수정될 가능성이 있냐고.

당신네 의원이 반대한다는 걸 알아보려고 전화한 게 아니고

어제의 합의가 실행되지 않고 국민들이 원하고 유가족이 원하는 방향으로 틀어질 수 있냐고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다면 제발 말해달라며

저도 모르게 울었어요.

전화받는 분이 유가족들도 다시 단식하신다는 말을 하던 순간이었나봐요.

그 사람들 그렇게 하게 만들면 안되는 거 아니냐고 하다가

그전까지는 차분하고 어눌한 말투였는데 저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나왔어요.

 

끊을 때까지 울었고

받으시는 분은 차분하게 사과를 하시면서

일일이 다 말씀드릴 수 없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고 재차 말씀하셨어요.

제가 마지막에 그랬어요.

나는 그래도 이렇게 전화라도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그저 참담한 심정으로 울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시라고요.

 

끊고 나니 그 의원이 안다 한들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다시 또 무력감이 밀려옵니다.

 

그래도 전화 붙들고 울고 나니 터질 것 같던 마음은 조금 가라앉고 있습니다.

또다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무릎을 일으켜 세워야겠네요. ㅠㅠ

 

IP : 124.56.xxx.8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온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14.8.8 11:20 AM (180.68.xxx.67)

    잘 하셨습니다.
    황망한 마음에 눈물만 났었는데...저도 뭘 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겠습니다.

  • 2. 원글님
    '14.8.8 11:20 AM (211.107.xxx.245)

    대한민국의 멋진 국민입니다. 원글님마음을 알거같아 코끝이 찡해지네요.

    저도 걱정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뭐라도 해야겠어요.

  • 3. 11
    '14.8.8 11:20 AM (121.162.xxx.100)

    같은 맘이네요 참담합니다 ....

  • 4. 이래도 안 죽을래 아직도 안죽었어
    '14.8.8 11:21 AM (203.247.xxx.210)

    어제 완전히 넉다운
    이제 사실 아무 기력 없는데

    원글님 보니 그러기도 미안하네요....

  • 5. 개누리
    '14.8.8 11:31 AM (61.84.xxx.49)

    막말하고 정말 인간갓지않은 개누리당
    국회의원 정말 누가 찍어주나요
    우리국민들 정말 한심합니다
    외 개누리당 찍는이유가 몰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0884 비가 많이 오는데 유민이 아빠 괜찮으시려나요.. 8 ㅠㅠ 2014/08/21 1,211
410883 좋은아침~야상 봐주실분 들어오세요~ 5 .. 2014/08/21 1,177
410882 키큰의자 추천이요..(높은곳에 있는 물건 내릴때 필요한..) 11 의자추천 2014/08/21 1,581
410881 대학 4학년은 5 요즘 2014/08/21 1,646
410880 조선은 가채로 고생하고 서양은 5 mac250.. 2014/08/21 2,262
410879 헤어 드라이하기 죽어도 안느네요 15 들아이똘아이.. 2014/08/21 3,285
410878 비맞은 복숭아,딤채에 넣으려면?? 2 다량의 복숭.. 2014/08/21 1,015
410877 냠편과의 잠자리.. 이러면 안되는거죠? 6 wertyu.. 2014/08/21 7,737
410876 내용 삭제합니다. 19 해외여행시 2014/08/21 4,809
410875 자사고문제 계속 보다보니까, 대학 평준화도 생각이 미치긴 하네요.. 7 야주비 2014/08/21 1,428
410874 층간소음이요 3 dra 2014/08/21 1,155
410873 남편이 통풍으로 넘 아파해요ㅋㅋ 25 도와주세요 2014/08/21 8,348
410872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8/21am] 세월호 가족총회 전과 후 lowsim.. 2014/08/21 649
410871 박근혜! 알뜰한 재활용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꺾은붓 2014/08/21 1,315
410870 Business case를 우리말로 뭐라고 해석해야 할까요? 7 궁금 2014/08/21 2,967
410869 어제 광화문 현장 스케치 6 땡땡기자 2014/08/21 1,607
410868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하신 분들 부러워요 24 결혼 2014/08/21 5,867
410867 단식 제발 멈추세요. 8 ... 2014/08/21 1,192
410866 밤새 쏟아지는비가 세월호의 눈물같아서 잠을 설쳤네요.. 5 늦을라나.... 2014/08/21 765
410865 2014년 8월 21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1 세우실 2014/08/21 1,020
410864 암 수술후 1년..^^ 15 긍정복음 2014/08/21 4,254
410863 단식39일째 왜? 2 11 2014/08/21 1,217
410862 서울지역 전세 5억대인 40평대 아파트 좀 찾아주세요 3 전세 2014/08/21 2,497
410861 39세 이마주름 없애는 시술법 뭘까요? 3 이마주름 2014/08/21 2,600
410860 식탁의자, 긴 벤치형 어떤가요? 7 바라바 2014/08/21 4,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