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아무것도 하질 못했습니다.
하루종일 기사를 읽고, 퍼나르고, 이역만리에서 할 수 있는일이란게 고작 뉴스 보고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동포들이 모이는 사이트에서 광고 얘기가 나왔습니다. 저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쳐 보여줄 수 있는일이 또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라 밖에서 한마음으로 걱정하고있다는 표시를 하고 싶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뜻을 모은 분들과 광고 내용을 만들고, 모금을 하고 그 광고가 지면에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마음이 좋질 않았습니다. 저는 밥도 먹고, 잠도 자고, 공부도 하고, 여행도 하고, 일도 하고 이리저리 모여서 광고도 내고 하지만, 이제 시간이 멈춰버린, 피어보지도 못하고 진 생명들이 아까워 광고가 나온날 처음으로 엉엉 울었습니다.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면 좀 나을까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갔습니다. 노란 종이배를 접는 아이부터 마이크를 잡고 울먹이는 여사님까지..생각보다 많은 분들을 뵈었습니다. 잊지 말아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어느덧 100일째 입니다. 100일전 이 시간, 저는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이 침몰했지만 전원 구조 라는 기사를 보고 퇴근준비를 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그 이후 하루도 마음이 가볍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무거운 마음이 점점 가벼워지는게 느껴져 두렵습니다. 그래도 평생 잊지 말아야지, 그 아이들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지 생각합니다. 얼마전 여러 나라를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평생 해외여행이라곤 한적 없는아이들과 같이 하고싶어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이태리를, 그리스를, 터키를 돌았습니다.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 배도 타고, 이슬람 사원도 가고, 맛있는 케밥도 먹고, 그렇게 낭만적이라는 산토리니도 가고, 고대 유적이 있는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도 갔습니다. 아이들과 함께요. 돌아와서 보니 일이 많이 밀려있습니다. 아.이걸 언제 다하나 싶다가도 평생 직업이라고는 말잘듣는 학생이었던 아이들에게 일하는 즐거움을 보여주고 싶어 책상에 노란 리본을 달고 하나, 둘, 일을 처리해 나갔습니다. 아마도 언젠가는 제 책상에, 가방에 노란리본이 달려있다는 사실조차 잊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특별한 날, 100일, 1년, 2년, 10년, 그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는 나이가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사회의 구성원이다가 노년층이 될 때 까지 마음으로 같이 살아보려고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제 자리에서 제가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월호 100일 - 71) 제 자리에서...
동참 조회수 : 968
작성일 : 2014-07-24 05:45:54
IP : 167.246.xxx.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4.7.24 5:50 AM (175.223.xxx.39) - 삭제된댓글아이들이 떠난지 100일 이네요.
머나먼 이국에서 고국에서 들려 오는
안타까운 소식에 얼마나
가슴 아프셨겠어요...
가여운 아이들....2. 고맙고 부끄럽습니다.
'14.7.24 9:17 AM (222.237.xxx.231)이역만리 동포들도 가슴을 치며 거리로 나와 행동하시는데,
옆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겪은 자들이 유족들 뒤통수를 치네요.
이 악마들에게 뒤통수 맞을 다음 차례가 분명 남은 자들일건데
,
내일이 아니다라고 믿고있는 우매한 백성들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410643 | 채식카페 탐방 블러그 소개해도 될까요 ? 3 | ... | 2014/08/20 | 1,376 |
410642 | 이 원피스 이쁘죠? 어디서 구매가능할까요? 1 | 최희아나운서.. | 2014/08/20 | 2,161 |
410641 | 요즘 홍종현이 너무 좋아요. 2 | ..... | 2014/08/20 | 1,879 |
410640 | 선정릉 | 꽂게 | 2014/08/20 | 800 |
410639 | 식기세척기 세제 냄새 괜찮으세요? 10 | 두두둥 | 2014/08/20 | 3,785 |
410638 | 김치냉장고 냄새가..... 1 | ^^ | 2014/08/20 | 2,021 |
410637 | 조선, 교황 메시지는 쏙 빼고…‘누구 편도 안들었다’? 7 | 샬랄라 | 2014/08/20 | 1,076 |
410636 | 중3아이들 영어는 주로 어느정도나 9 | 중 | 2014/08/20 | 2,576 |
410635 | "십일조 안 내면 투표권 제한... 이단은 십일조 안 .. 6 | oops | 2014/08/20 | 1,517 |
410634 | 떨어진 복숭아... 어떻게 처리할까요 11 | 도움좀 | 2014/08/20 | 2,639 |
410633 | 국민이 요구한다. 유가족과 협상하라! 68 | 델리만쥬 | 2014/08/20 | 6,513 |
410632 | 이유식 마스터기 써보셨어요? 1 | huskey.. | 2014/08/20 | 5,645 |
410631 | (급질) 페이스북 삭제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5 | ... | 2014/08/20 | 1,791 |
410630 | 중3아들 조언 부탁드려요 2 | 아들맘 | 2014/08/20 | 1,462 |
410629 | 아스코르빈산3000, 가루와 과립 중에서 뭐가 좋을까요? 2 | 행복 | 2014/08/20 | 2,586 |
410628 | 초등수학...사고력과 심화중.. 8 | ........ | 2014/08/20 | 3,456 |
410627 | 사랑해서 결혼하시는거죠? 11 | 궁금해요 | 2014/08/20 | 2,992 |
410626 | 다시보기로 이지아힐링캠프봤는데요 9 | 비호감 | 2014/08/20 | 4,676 |
410625 | 어른앞에서 팔짱끼고 말 듣는 버릇 고쳐야 하는거죠? 4 | 예의 | 2014/08/20 | 3,134 |
410624 | 우리는 이상한 부부 ???? 69 | 짱 | 2014/08/20 | 18,561 |
410623 | 송도신도시 중등영어 학원이나 과외추천 1 | 앨리스 | 2014/08/20 | 3,636 |
410622 | n극과 s극같은 사람 대처법좀요 5 | 꽈배기 | 2014/08/20 | 1,710 |
410621 | 라디오 비평(8.20) - 교황 방한은 박근혜 정권 최대 패착/.. | lowsim.. | 2014/08/20 | 1,327 |
410620 | 직배송 비;;^^ | 포트리반키즈.. | 2014/08/20 | 1,402 |
410619 | 여드름 압출 치료 좀 저렴한 피부과 혹은 피부관리실 아시는 분 .. 8 | 추천부탁드려.. | 2014/08/20 | 7,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