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고양이의 품격

갱스브르 조회수 : 2,172
작성일 : 2014-01-02 17:25:50

추운 겨울 옥상

빨래 걷어 얼른 내려가야지 하는 찰나

아!... 맞은 편 집 베란다 난간에 앉은 하얀 털의 길고양이...

그런데 그 맵시란 것이 너무 요염하고 화려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두발은 가지런히 옹그리고 붕성붕성한 털하며 보기좋게 퍼진 배둘레에 그 윤기...

혹 주인 있는 고양인가 싶을 만큼 세련된 포즈가 너무 여유롭고 화려하다

동네 쓰레기 뒤지는 길고양이들의 수척한 야성은 없고

무슨 러시아 유한 마담? 같은 근엄함과 시큰둥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거다

고양이 앞에서 주눅드는 묘한 기분...

그 앞에서 촌시럽게도 "나비야~~ 나비야~~'하며 얼르고 달랬으니 날 얼마나 고깝게 봤을까나..ㅠ

그렇게 5분 남짓을 걔만 쳐다보고 하는데, 잠시 눈길 돌리는 사이 없어진 거다

소리 없이 사라지는 신비함까지

그새 저만치 또다른 난간 그것도 가장자리...자칫 추락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가장자리 끝에

다시 그 요염한 자세로 졸린지 눈을 지그시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면서...

아마도 내가 귀찮았던 거라...

역시 사람이든 동물이든 눈에 띄는 외모?는 주목 당한다

아슬아슬 난간 위에서 망망대해 바라보듯 하얀 털을 바람에 날리며 노곤하게 잠을 청하다니...

아무래도 인간인 나는 너무 방정맞게 달려들었다...

IP : 115.161.xxx.17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앙~
    '14.1.2 5:40 PM (125.131.xxx.56)

    멋지죠~ 저도 울고양이 귀엽지만 행동하는거보면 왠지 멋지단말이 더 잘 어울리는거 같아요~

  • 2. ..
    '14.1.2 5:47 PM (219.241.xxx.209)

    글 정말 잘 쓰시네요.

  • 3. 고미
    '14.1.2 5:56 PM (211.216.xxx.112)

    몰입해서 읽었네요. .남다른 글재주 가지신듯...

  • 4. 사랑을 구걸하는
    '14.1.2 6:01 PM (111.118.xxx.206)

    그대는 예비 집사ㅎㅎㅎ

  • 5. ....
    '14.1.2 6:31 PM (180.228.xxx.117)

    그런 고양이는 이성 고양이에게 인기 만점이지요.
    동물들도 이성의 미모를 귀신같이 알아요.
    며칠 전에 TV 보니까 비탈진 양철 지붕에 눈이 쌓여 있는데 까치같이 생긴 새가 미끄럼 놀이를 하더군요
    하얀 파라스틱 병마개 같은 것을 입에 물고 지붕 꼭대기로 올라가 그 뚜껑 타고 아래로 주루룩~
    다시 물고 올라가 또 주루룩~ 이런 경지인데 이성 미모를 모르겠어요?
    이종 동물인사람도 알아 보는데 ㅋㅋ

  • 6. ....
    '14.1.2 6:33 PM (180.228.xxx.117)

    맞아요 글 엄청 잘 쓰시네요
    마치 유명 수필가의 글을 읽는 듯 유려함이 자르르~ 흐르는 글.

  • 7. 와~
    '14.1.2 6:56 PM (1.230.xxx.79)

    아름다운 수필 한점 읽는 기분.
    고고하고 요염시런 고양이의 자태가 막 상상돼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7838 앞길 캄캄한 예비고1 엄마입니다. 7 아그네스 2014/01/29 3,061
347837 스님이 기독교로 개종한 간증 55 !!! 2014/01/29 8,382
347836 이번에 설보너스+상여금등등 이것저것 해서 7천만원 가까이 주는 .. 2 ??? 2014/01/29 2,328
347835 딸아이방에 놓을 가구..어디서 살까요? 2 가구 2014/01/29 936
347834 27개월 아기랑 겨울왕국 완전 무리겠죠? 31 영화관 2014/01/29 2,754
347833 교수님은 변희재가 안두려우세요?에 대한 진중권의 반응 6 진중권 2014/01/29 2,244
347832 화장실에 창문이 없는데 환풍기만으로 환기가 되나요? 8 걱정 2014/01/29 8,959
347831 어려운 후배한테 용돈을 좀 주고 싶은데요 8 선배 2014/01/29 1,671
347830 결혼 후 첫명절. 한복 입어야 하나요? 5 갈매기 2014/01/29 2,880
347829 꽃게님 약식 1컵은? 3 랑랑 2014/01/29 1,027
347828 개키우시는분, 다리를 들고걸어요 9 토이푸들 2014/01/29 2,114
347827 일하기싫어 몸이 안움직여질때.... 3 전업 2014/01/29 1,089
347826 파바, 뚜레 생크림 케익 어디가 더 맛있어요? 2 케익 2014/01/29 1,913
347825 세금우대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8 은행 2014/01/29 1,541
347824 소개팅 의견주세요. 7 . 2014/01/29 1,953
347823 갈비찜 고기가 상한 것 같아요 3 새댁 2014/01/29 2,536
347822 서울 다녀왔는데 여자들 참 이쁘네요 22 .. 2014/01/29 4,792
347821 비중격만곡증으로 병원갔는데 알러지검사와 CT 찍으라고 합니다 10 알러지검사는.. 2014/01/29 1,528
347820 대문글- 인생을 망치고 방해하는것들-을 보면서 5 친정엄마와의.. 2014/01/29 1,799
347819 병문안시. 3 ... 2014/01/29 915
347818 이사전날 청소떄 제가 없어도 괜찮을까요 2 이사 2014/01/29 837
347817 탈모, 비듬 샴푸 추천 좀 부탁드려요 ㅠ 6 샴푸 2014/01/29 5,247
347816 스키강습 받으려는데요 5 ㅇㅇ 2014/01/29 912
347815 겨울왕국 노래 어느나라 버전이 5 2014/01/29 1,576
347814 햇볕좋은 휴양지에서 한가하게 누워 읽을 책 추천부탁해요 18 책 추천 2014/01/29 2,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