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 돌보기 힘들다는 글들을 여럿보다가 드는 생각..

육아법 조회수 : 1,916
작성일 : 2013-06-07 00:56:17

우리애가 순한편이긴했어요

순한편이라는 범주안에는요..밤시간 잠투정 안한것.

배고프다고 징징안된것.엄마가 바쁠때 좀 기다려주는 요령같은건 있는것.

딱 이정도는 괜찮은 아이였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외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징징되기도 했었죠.

사실 애를 이십대 중반에 키워서 나도 내가 감당이 안되고 미래계획이다 뭐다 머릿속이 복잡한데.

애까지 있으니 정말 내 인생 혹이다 생각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네요.

그 당시는 힘들면 밖으로 나돌아다니고 싶었거든요.청춘이였죠.

청춘을 아이와 함께 집구석에서 머리 풀어헤치고.얼굴에 기름낀채로.씻지도 못하고 애랑 하루종일 투닥거리는게.

절로 한숨이 나오는 시츄였기도 해요

나이가 삼십대만 되고 그전에 실컷 놀았다면 후회감은 없었을텐데..제 스스로 내안에 욕구가 억제가 안되더라구요

그화가 고스란히 애한테도 분명갔을겁니다.

 

어찌저찌 애를 키워냈구요.지금은 사춘기도 막바지고 적당히 정리되는 관계의 모녀지간이 되었네요.

 

오늘 여차저차 제가 좋아하는 카톡게임이 있는데 하다보니 코인이 필요해서 소액결제를 했거든요

근데 충전이 안되는거예요..구글메일에서는 결제가 되었다고 메일이 온상태구요.

게임회사에 글은 남겼는데..괜히 이런 푼돈 쓸데없이 나가는게 더 화나고 코인없어서 원하는 게임을 못하는것도 짜증나고..뭐 그런일이 있었어요.

속상하다 어쩐다 신세타령하고 있는데..애가 옆에서 그러네요.

그만 속상해 해..내일되면 다 해결될일인데..오늘 그런다고 달라질건 없잖아..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그래도 속상해..왜 결제가 항상 이모양이지? 그랬더니..

어차피 결제된거니깐 확인만 하면 넣어줄거잖아요..조금만 지나면 금방 해결될 일이야.마음풀어..그래도 해결이 안되면

그때 화내고.마음풀어 라고 옆에서 조언해주더라구요..

 

참 별 말아닌데진짜 마음이 풀어지더라구요.

그 쪼그만 것이 이렇게나 커서 위로라고 하고 있고.나는 징징대고 있네요.

상황반전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고 조용히 생각해보니 살면서 몇번의 위기가 왔었어요

우리애 유치원때..조그만 손으로 제등을 토닥거리면서 엄마..희망을 놓지마..그랬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그때 정말 희망을 놓아버릴려고 했었는데.애가 그말을 하니..무슨일이 있어도 희망은 놓지 말아야겠다 생각했거든요.

근데 희망을 안놓으니 일이 진행이 되더라구요.

그 한마디가 평생 잊혀지지가 않더라구요.

사달라는거.집 어지르는거.징징대는거 다 했던 아이지만 그런일에는 완전히 어른이였던거죠.

 

좀 더 커서도 몇번의 힘든일이 있어서 집을 줄여서 다른데 이사를 가야했어요.

그때도 많이 애한테 미안했었는데.저를 위로해줬던기억..

살면서 정말 힘들때 애가 나를 떠받들고 있더라구요.

 

애 키우면서..욕지거리 하기도 했고.또 혼내기도 했고 패기도 했고..너땜에 내인생 왜 이모양이냐 속으로 미친듯이 외쳤던 일도 많았어요.

근데 결국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니 애 아니였음 나도 성장하지 못했었겠구나 싶더군요.

 

과정이 힘들겠지만..애 마음이 다치지 않는선에서 혼내고 사랑해주세요.

혼을 내더라도 곧바로 진정시켜주고 엄마가 미안해 라는 말은 잊지 마시구요.

저는 그렇게 항상 했었거든요.

오늘 토나와 단어땜에 이리저리 생각해보다가 끄적여봅니다.

 

IP : 1.177.xxx.2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멋지십니다
    '13.6.7 1:01 AM (211.36.xxx.201)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 2. 살짝 감동...
    '13.6.7 1:02 AM (58.236.xxx.74)

    각자의 인생을 압축해서 녹여낸 스토리텔링들이 참 좋아요.
    근데 그거 아세요 ? 아이가 해 준 긍정적인 말은 자기가 들은 말 각색해서 나오는 거라는 거.
    알아도 들을 때는 너무 감동이죠. 맞아요, 언제가 끝일까 하는데 어느 순간, 역전되는 순간이 와요.

  • 3. 좋은 엄마시네요.
    '13.6.7 1:11 AM (180.182.xxx.153)

    아이는 받은대로 되돌려 주죠.
    일부 엄마들의 주장인 '원래 그렇게 태어난 아이라서 엄마인 나도 어쩔 수 없다'는 비겁한 자기 변명입니다.
    그 아이가 자라서 '나는 원래 이렇게 못 돼 처먹게 태어났으니 어쩔 슈 없다'며 부모를 외면하거나 해꼬지 해 올 때는, 그때는 어쩌실 건지.

  • 4. 따뜻한
    '13.6.7 1:27 AM (94.210.xxx.91)

    글에 눈물도 찔끔나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 5. ...
    '13.6.7 1:55 AM (218.52.xxx.119)

    저도 요즘 힘든 상황에서 눈물나네요.
    제 아이도 유치원다니는데..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알면 그렇게 얘기해줄까요..

  • 6. 육아
    '13.6.7 2:30 AM (1.177.xxx.21)

    네..윗님..엄마가 한대로 아이도 고대로 한다고 생각해요.
    큰 틀에서는 그렇다고 봐요..지내고 보니 그러네요.
    우리애 나쁜점도 있죠..그것도 제 영향떄문에 생긴거라고 봐요.
    그럼 좋은점도 그런거겠죠.
    그러니깐 애 마음에 큰 상처는 주는대로 내가 받는다는게 맞는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힘들어서 커서 그런것까지 생각못한다 느낄수도 있지만..전 우리애 보면 얼마전에 바닥기고 했었던것 같거든요..그런데 지금 다 컸잖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4347 국힘 조정훈, 김건희 여사 ..."밥하고 빨래만 해야 .. ㅇㅇ 23:41:33 14
1594346 이시간 퇴근하니 배에서 쪼르륵 하아... 23:37:40 38
1594345 방시혁이 포문을 열었나보네요 1 싸움시작 23:34:57 470
1594344 공개된 민희진 카톡 내용 3 ..... 23:31:50 713
1594343 지금 가슴이 답답한데 응급실 가야할까요? 3 .. 23:29:21 298
1594342 라디오스타 티파니는 왜케 못생겨졌나요? 1 하.. 23:27:50 410
1594341 기각이면 이번년도는 몇명 뽑는건가요 1 ㅇㄹㄹㅎ 23:27:08 156
1594340 내신 등급제 ㅡㅡ 23:25:54 89
1594339 이혼은 생살을 뜯어내는 기분이에요 5 0011 23:25:44 663
1594338 의료공백 4 걱정 23:24:58 139
1594337 친구가 저 사는 곳에 또 여행오고 싶다는데.. 20 23:15:01 1,577
1594336 남편 시댁가고 저는 닭발 시켰어요. 2 싱글이 23:12:22 618
1594335 유기묘 입양후 궁금증 4 wakin 23:07:30 224
1594334 무설탕 아이스크림. 빵 만들어줬더니 10 무설탕 23:06:34 735
1594333 리모델링한 빈집 한달살기 1 딩도 23:05:45 496
1594332 지난 제 삶의 선택들이 스스로 너무 어이가 없어요 5 ㅇㅇ 23:01:58 1,103
1594331 집에 누수가 됐어요... 4 ..... 22:58:34 714
1594330 Sb톡톡앱에는 없는데 네이버에만 있는 이율높은 상품 저축은행 22:57:09 156
1594329 뉘집 아들들인지... 12 .... 22:53:21 1,782
1594328 의새의 난은 슬슬 진압되어 갑니다 44 ㅇㅇ 22:43:44 2,090
1594327 김호중 이제까지의 상황 변화 18 ........ 22:39:25 2,581
1594326 20년 넘은 골프채는 2 22:32:58 662
1594325 상가 임차는 기한 만료 얼마 전까지 말해주면 되나요? 1 22:26:51 125
1594324 머리가 어지럽고~~~ 50대 22:26:34 271
1594323 공천혁명으로 이재명의 민주당 됐다면서요? 25 ㅇㅇ 22:15:57 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