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대 말~ 30대 초에는 다들 뭘 하시면서 지내셨어요?

양파탕수육 조회수 : 1,837
작성일 : 2012-12-06 01:54:14

고교동창하고 연락을 했습니다.

나는 요즘 개를 기르고 있다, 그 애는 이번에 일을 그만두고 고향이 내려가 백수가 되었다, 몇 반에 누구는 이번에 딸을 낳았다더라 등등.. 뭐 워낙에 학력도 좋고 경력도 있는 애라 걱정은 안됩니다만.

저는 인문계를 나왔지만 집안 형편이 안돼서 직업전문학교와 아르바이트를 전전했거든요.

저도 지금 백수인데 한 편으론 걱정이 됩니다. 붙임성 없는 성격이라 알바 구하는 것도 한정되어 있는데

하고 싶은 건 전혀 못하고 경력도 못 쌓고 있고 먹고 살라고 제대로 못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고요.

제가 하고 싶은 것 조차도 뭐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저런 걸 생각해보니까 제가 특기적성을 살릴 수 있는 건 애니메이션 회사에 다닌다는 거였는데

애니메이션은 진짜 숙련될 때까지는 1~2년이 훨씬 넘어야 되고 돈도 한 푼도 안 줍니다. 첫 월급은 밤새도록 해봐야 5만원 받을 수 있다고 하고요. 그래서 섣불리 도전을 못하겠더군요. 나이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현재 경력이 하나도 없는 제 처지가 너무 비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결혼도 하고 학력도 마치고 가족끼리도 화목하고 직장 경력도 있는데

난 왜 아직도 겉돌고 있나 싶어서요.

이러다가 늙어서 이도저도 못하고 청춘을 낭비한 걸 후회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그나마 알고 있었던 인맥들도 다 망가지고 배신당하고 뿔뿔이 흩어지고 그래서 지금은 친구가 하나도 없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가진 거 없어도 그냥 서로 맞춰주며 좋아했었던 사람들이 이젠 다 무심해져 가고요.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구요. 자기 인생에 득이 안되는 사람들을 뭐하러 그렇게 만나며 매달리느냐고요.

그 얘기가 잊혀지지 않아서 가끔 집주변 사람들을 대할 때도 무심하고 허탈해져서 깊은 얘기를 안 나눕니다.

 

IP : 118.36.xxx.2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6 2:24 AM (221.138.xxx.187)

    그 나이엔 모아놓은 돈 없어도 괜찮은데
    경력이 없는 게 좀 걸리네요
    써주신 글로만 보면 뭘 원하시는 지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지금부터라도 경력도 쌓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찾으시길 바랍니다
    인생 길어요
    요즘은 사회 진출 연령도 높아지고 있고...
    너무 늦었다 생각하지 마시길 바라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7488 멘붕 왔어요 4 멘붕 2012/12/19 1,923
197487 밤새 설레여서 잠 못자고... 1 떨려요. 2012/12/19 926
197486 출구조사 어쩌고.... 2 투표독려만 2012/12/19 1,531
197485 등잔 밑이 어두웠네요. 2시간 남았어요. 혁세격문 2012/12/19 1,332
197484 안심할 때가 아닌것 같아요 1 ... 2012/12/19 1,485
197483 5년 기다렸는데.... 3 ㅠ.ㅠ 2012/12/19 1,148
197482 투표하고 왔습니다. 2 투표완료 2012/12/19 905
197481 세종시인데 대기시간만 한시간반이네요 8 세종시 2012/12/19 2,399
197480 일산 백석 3 insu 2012/12/19 1,379
197479 4시부터 6시까지 20,30대 힘내요!! 2 의미있는삶 2012/12/19 1,221
197478 미디어 만평..아듀 나꼼수 3 twotwo.. 2012/12/19 1,594
197477 이 와중에 코막힘 치료 잘하는 병원 여쭤요-서울 3 shangh.. 2012/12/19 1,161
197476 투표시 신분증 범위가 넓어요.. 1 신분증 2012/12/19 1,148
197475 투표율 실시간집계인가요?? 1 투표율 2012/12/19 1,220
197474 식탁속에 까는거 식탁보는 아니고 이름이 뭐죠? 3 질문 2012/12/19 1,597
197473 좀 ,,,,,,,,다르죠? 2 투표하는날 2012/12/19 1,242
197472 선거로 가족 간에 속깊은 대화 한 마디라도 더 하게 되지 않았나.. 2012/12/19 717
197471 프리즘안경 계속 써야 할까요? 사시교정 2012/12/19 1,774
197470 3시쯤에 투표하러갔었는데.. 4 송파 2012/12/19 1,614
197469 서울 교육감하고 대선 투표함 같이 넣었나요? 10 .. 2012/12/19 1,636
197468 새벽에 길냥이 새끼.. 8 우울해요.... 2012/12/19 1,048
197467 저 강남 갑인데, 제 느낌은요 20 /// 2012/12/19 16,937
197466 김은숙 작가 대본 받으세요... 2 인증샷 2012/12/19 2,453
197465 전주도착해서투표하면서....수도권과경상권의힘을다시한번느낍니다 7 안티아로마 2012/12/19 1,230
197464 서울 송파동 투표소 2 송파 2012/12/19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