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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줌마.취업 2년차..이제 자리 잡는듯해요.

40대.. 조회수 : 3,921
작성일 : 2012-10-13 11:08:26

제가 이 직장에 다니게 된 것을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정말 운이 좋은 경우네여.

나이 40 이 접어들고 아이들도 제법컸고 집에만 있으려니 갑갑해서 아르바이트를 좀 해보고 싶어서

집 근처의 큰 (특수물품)도매유통회사에 전화를 했어요.

아르바이트 하고 싶다고 했더니 인사 담당자와 통화가 돼고

 저보고 이력서를 가지고 회사에 들러 달래요.

200원주고 이력서 종이를 사고 사진을 찍고 해서 갔어요.

아르바이트 힘든데~~하시더군요.짐도 들어야 하고 무엇보다 먼지가 많고 ..하실려면 각오 하셔야 한다고

거기서 급 좌절..알러지가 있기에 먼지는 두려운 대상이죠.

알러지 때문에 안돼겠군요ㅠ.ㅠ하는데

저보고 사무직으로 근무는 어떻겠냐고 대뜸 그러는 겁니다.

결혼전 사무실 다니던거 말곤 전업 이었거든요.

사실 워드는 좀 빨라도 엑셀이니 이런건 못하거든요,두려움 엄습.

사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던건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그저 시간이 좋았기 때문이죠.

엑셀이런거 못한다 소리는 안하고 출퇴근 시간이 어떻게 돼는가요?하니

6시 퇴근..(저도 참...뭐 뻔한거를 묻고)

그건 곤란하다고 했어요....사실 사무실 근무에 대한 두려움때문인데

제가 무슨 시간에 제약을 거는 것 처럼..

그리곤 이력서를 남겨두고 그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근데..

근데...정확히 3달 뒤..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필요하다고.

저의 어떤 능력때문에 입사하게 된건지 아직도 미스테리..

사실.목소리는 좋은 편인것 같데요.글구 발빠른 대응을 잘해여..(이건 지금 보니)

근무시간도 오후 3시 까지라구요.

오후 3시 ......오케이.. 저 같이 출퇴근 하는 사람 울회사에 아무도 없어요.

그렇게 해서 입사를 ..근데 입사 후가 문제였죠.

물류창고도 아닌 사무실에 처음으로  나이 40이 넘은 아짐이 오니

다른 사람들 눈이 무섭더군요,나를 입사 시킨 인사 관계자도 나를 선택한건 모험을 하는거라고 했구요.

남자 직원들은 아줌마가 무슨~~ 이런 눈으로 보는것 같구요.

같은 여직원들 사이에서도 나이 많아 업무 능력 못갖춤으로 인한 민폐가 되는 경우도 있었구요.

제가 하는 일은 일단 400개 정도 돼는 각종 거래처의 전화를 받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전화가 받고 보니 단순 전화가 아닙니다.

처리해줘야 할 일의 양이 보통이 아니더군요.

실수 투성이 신입이 할 수 있는 실수지만 아줌마이기에 더 무능해 보일수도 있었지요.

무력감도 들고 해서 에라 100일만 해보고 안돼면 관두자 대신 100일 동안은 죽어라 해보기로...

저희 회사 의약품 도매 유통회사입니다.울 나라서 규모가 제일 큰  **영 계열사입니다.

2만 종류의 주사제와 약을 대형 병원과 약국에 납품하고

300여개가 넘는 국내외 제약사에서 약을 구입해서 들여오고 하거든요.

그  많은 약이름 외우기에 돌입.약이름 쉽지 않거든요.대체약까지 찾아 줘야할 경우도 있어요.

포스트 잇에 적어 여기 저기 저기 거기 ..다 붙여 두고 외우고 또 외우고

전산프로그램 사용 순서를 시물레이션으로 매일 연습하고 버려진 키보드 주워와서 티비 보면서도 워드 맹연습하고

시물레이션으로 사무처리 연습을 늘 했어요. 아이들 중간고사 기간엔 저도 수험생처럼 공부를 했어요.

각종 반품.입고.주문 처리 하고 ,,전화 통화 하면서 동시에 전산 프로그램 처리해야 하고

옆에서 하는 영업사원들이나 다른 직원들의 순간순간의 지시도 알아 들어야 하고..

머리아파서 약도 사먹어 가면서 근무를

여튼 2년이 지난 지금.. 이젠 제법 베테랑 급에 들어서려고 합니다.

아줌아라고 아무도 무시 안합니다.

일처리를 부탁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데도 저만 찾는 거래처도 있습니다.

거래처에선 아가씨인줄 알고 자기 조카를 소개해 주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무실의 20명정도의 남자 직원들도 이젠 처음의 그런 못마땅한 눈빛으로 보지 않아요.

외근갔다 오면서 간식이며 커피도 사다 주곤 해요.

회사에서는 6시 까지 근무 해달라고 하는데 아직 보류입니다.이젠 이것도 선택가능하게 돼었어요.

3시 까지가 제일 좋은데 6시 까지면 너무 힘들것 같아서요.

3시 까지니 월급은 많지 않지만 돈 보단 아직 일을 하는 기쁨이 더 커서요.

국민연금도 받을거구요.

정년이 1년 늘어 56세 까지라고 이사님이 그러시네요.정년까지 일해달랍니다.

그동안의 일을 생각하니..다 감사한 일이네요.

IP : 58.234.xxx.15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왕
    '12.10.13 11:15 AM (188.22.xxx.11)

    멋져요!!!!!

  • 2. 박수
    '12.10.13 11:36 AM (112.170.xxx.184)

    짝짝짝. 멋집니다. 댓글 달려고 일부러 로그 인했어요. 앞으로도 화이팅하세요.

  • 3. morning
    '12.10.13 11:37 AM (119.203.xxx.233)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글입니다. 앞으로 더 큰 일도 하실 것 같아요.

  • 4. 최고!!
    '12.10.13 11:40 AM (14.40.xxx.25)

    아이들이 아직 어려 실행은 못하지만 저도 언젠가는 님처럼 되고 싶어요
    멋지십니다.

  • 5. 저랑 반대
    '12.10.13 11:59 AM (220.76.xxx.165)

    저도 40 이후 정말 이제 취업은 불가능하겠다 싶어서 계좌제 신청을 했더랬어요.
    그러데 계좌제 신청을 하면 자동구직신청이 된다면서 면접보러오라고 해서 우연잖게 취업이 되었어여
    그게 2년전이에요. 사실 일하면서 근 5년 이상을 쉬던터라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2년을 버텼는데
    지난달에 본의 아니게 잘린것도 아니고 암튼 그만두게 되었어요. 제가 하는 일은 솔직히 나이들면
    하기 좀 힘든 직종이여서기도 한데 전 다니면서 벽을 많이 느꼈어요. 심지어 제 딸벌 되는 직원에
    사장님도 나보다 어렸구 절 싫어하는건 아닌데 어려워 한다는 느낌
    솔직히 일도 이거저거 막 시켜주면 좋은데 조심스렇게 해주세요. 그런경우랄까
    암튼 좋은 경험이었지만 저도 재취업해야 하는상황인데 할수 있을까 다른일 찾아봐야 하나 고민이 많아요.
    님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멋지십니다.

  • 6. 와 3시에 퇴근인
    '12.10.13 1:59 PM (211.207.xxx.13)

    정규직에 성공한 원글님 부럽습니다.
    축하드리고 정년까지 꼭 다니세요.
    부자되시고요.~~!!

  • 7. ---
    '12.10.13 3:38 PM (112.216.xxx.82)

    멋지네요~~ 저도 49세지만 올해3월에 젊은이들을 제치고 취업이 되어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어요! 우리모두 화이팅합니다.

  • 8. .....
    '12.10.13 10:20 PM (211.246.xxx.22)

    아줌마 취업
    잘하신거같아요

  • 9. .....
    '12.10.14 7:03 PM (119.148.xxx.152)

    이직 걱정중인데 격려가 됩니다. 홧팅!!

  • 10. 대단하세요
    '13.5.14 8:05 PM (211.58.xxx.165)

    많이 보구 배웁니다,열심히 하는 모습이 정말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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