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랫동안 기억나는 엄마의 자장가

자장가 조회수 : 1,966
작성일 : 2012-09-19 13:55:14

티비에 고인이된 연예인의  아이들이 나왔다.

엄마가 자장가로 늘  이노래를 불러주셨어요.. 하면서  섬집아기를 불렀다.

 

 

 

같이 보던 열두살 먹은 딸래미 눈이 땡구래 지면서 날 쳐다보더니

"울엄만 랜덤인데..."라고 한다...

(랜덤: 여러가지중에 한가지를 공급자가 마음대로 주는것) 

"고뤠????

그럼 넌 엄마가 랜덤으로 불러줘서 엄마의 대표 자장가 이런건 없겠네?" 했더니 황급히 당황하며

" 아니아니 엄마도 섬집아기 불러줬었어" 라고 한다.

 

 

 

자장가 한곡 부르고 아기가 잠드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밤에 잠 안자기 챔피언인 딸아이는....

내가 새벽 3시 까지 등에 업고 온동네를 돌아다닌 경험을 가지게 해준

천하무적 잠 안자는 아기였다.

 

 

온갖 자장가, 온갖 발라드 동요 수십곡을 부르고 부르고 불러도 안자서

나중엔 내가 절망의 심정으로 묵주기도를 하기에 이르렀었다. ㅡ.ㅡ

근데 신기하게도 얘는 내가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 하면 스르르 자려고 폼을 잡았었다.

그렇다고 첨부터 하늘에 계신... 한다고 약빨 받는건 아니었다

내가 재우면서 지치고 지쳐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일때 약빨이 먹혔었다.

 

 

 

 

며칠후..

올해 열다섯살인 아들에게 물어봤다.

"네 동생은 엄마 자장가가 랜덤이었대....

 넌 어릴때 엄마가 불러준 자장가 기억나니?"

" 응. 엄마는 '잘자라 우리아가' 이노래 불러줬었어" 라고 말했다

 

 

 

큰애와 둘째는 3년 터울이라서 둘째 태어나면서 부터

큰애는 할머니 차지였다.

 

 

내가 자장가 불러준건 3살 미만때였는데 그걸 망설임 없이 기억하고 말하다니 놀랐었다.

 

 

옆에서 듣던 남편도

"응. 당신 잘자라 우리아가 그노래 많이  불렀었다."라고 증언해줬다.

"으음... 그땐 내가 힘이 넘쳤나보다.. 그 높은 노래를 자장가로 맨날 불러주다니.... ㅡ.ㅡ"

모짜르트의 자장가 잘자라 우리아가는 뒷부분 '달님은 영창으로~~~~" 할때

악보대로 부르면 핏대세우고 완전 고음이다.

 

 

처음 큰애 재운다고 그 자장가를 교과서 대로 불렀을때

애를 재우는게 아니라 자는애 깨우겠다고 남편이 면박을 줬었다.

 

 

그래서 그랬나......큰애가 말을 할줄 알고 좀 자라서는

내가 재운다고 자장가를 부르려고 하면 내 입을 막고 그냥 조용히 자자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ㅡ.ㅡ

 

 

그래서 난 '달님은 영창으로~' 부분은 갑자기 노래 음정을 낮춰서

고음불가가 노래부르는 수준으로 낮춰서 불렀었다.

그런데 그것도 남편이 깨알같이 기억하고 있었다.

자기도 매일밤 나의 고음불가 동요에 시달렸었나 보다. ㅋ

 

 

그시절 남편은 '엄마가 섬그늘에~"로 시작하는 섬집아기를 불분명한 가사로 늘 불러줬었었다.

남편은 이노래를 슬프다면서 참 좋아했었는데 정확한 가사는 둘다 잘 몰랐었다.

자장가 부르다 말고 서로 이게 맞니 저게 맞니 하면서 티격태격 했었다.

 

 

첫애때는 아는동요가 별로 없어서 아마 잘자라 우리아가만 줄기차게 불러줬었나보다.

첫애를 기르면서 집에는 동요비디오, 테이프들이 뒹굴기 시작했고

그렇게 늘어난 나의 애창동요목록 덕분에

둘째는 랜덤자장가의 특혜를 입었었나보다.

 

 

느릿한 노래는 다 자장가로 변신...

잘자라 우리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위에 자고~~~

낮에놀다~~ 두고온~~ 나뭇잎~~ 배는..

푸른하늘~~ 은~~ 하수~~ 하얀 쪽배에...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넓고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한채~~~

나중에 손자손녀 재울때 쓰려고 생각난 김에 곡목을 적어봤는데 이것 밖에 안떠오른다.

 

 

아.. 애들은 아기때 불러준 자장가를 정말 오랫동안 기억하는구나...

불현듯...난  울 할매가 불러준

앞집개야 짖지마라.. 꼬꼬닭아 울지마라.. 그 자장가가 기억난다.....

 

 

꼬랑쥐:

난 개인적으로 섬집아기 노래를 싫어했었다.

부르다 보면 클레멘타인 노래보다 더 슬퍼서 싫었었다.

엄마가 애혼자 집에 두고 바닷가에 일하러 가고

애는 혼자 집에 있고..어휴...

 

 

 

내가 애를 집에 두고 일다니는 엄마여서 그런지

그건 자장가가 아니라 엄마의  애달픈 울음 같아서 너무 아파서 싫었었다. ㅡ.ㅡ

IP : 182.210.xxx.4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9.19 2:04 PM (119.71.xxx.149)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모짜르트의 자장가를 말하게되며 거절한 큰 아이 너무 귀엽네요ㅋ

  • 2. 나는나
    '12.9.19 2:09 PM (39.118.xxx.40)

    우리애도 섬집아기 싫어했는데..한 번은 노래하니까 꺼이꺼이 울더라구요. 옛날생각 나네요.

  • 3. ...
    '12.9.19 2:11 PM (175.115.xxx.226)

    저도 자장가 수필한편 잘읽고 갑니다
    울아들놈도 요새 자장가 불러주면 귓속말로 그냥 자자고...ㅡ.ㅡ;;;

  • 4. ㅁㅁ
    '12.9.19 2:19 PM (58.226.xxx.146)

    제 딸 자장가 노래도 '잘자라 우리아가~'예요.
    엄마가 제게 불러줬었는데 저도 제 아이에게 불러줬어요.
    지금은 잘 때 아이가 제게 불러줘요. 우리 아가 대신 우리 엄마로 바꾸고요.
    섬집 아기는 한번도 안불러봤어요. 노래 분위기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 맘에 안들어와서요.
    아직 미취학아동인데, 다 커서도 기억할까.. 원글님 글 보니 궁금해지네요 ^^

  • 5. 자장가
    '12.9.19 5:32 PM (182.210.xxx.44)

    같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489 개만도 못하다는 말... 개한테 욕이 되네요.... 9 무서운게 인.. 2012/10/25 1,422
171488 하드렌즈 얼마짜리 쓰시나요? 6 안구건조~ 2012/10/25 1,972
171487 새치머리 만원에 염색하고 오면서 뿌듯.... 4 ... 2012/10/25 2,555
171486 수업시간에 선생님 대신 칠판에 수업내용 적어보신분 계신가요? 11 국민학교때 2012/10/25 1,956
171485 열매 2012/10/25 746
171484 특검앞에 선 대통령 아들…칼끝 어디까지 겨누나 1 세우실 2012/10/25 1,240
171483 어제 닭볶음 레시피 보구서 ......해봤어요 ㅎㅎ 6 모닝 2012/10/25 2,845
171482 운동권 출신 친노세력들의 변절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9 공공의적 2012/10/25 1,853
171481 보아 성형정말 잘된것같아요 4 ee 2012/10/25 7,536
171480 시민기자 양성을 위한 '34기 글쓰기 강좌'에 초대합니다! 민주언론시민.. 2012/10/25 1,300
171479 동탄에 사시는 분들께 여쭙니다 7 예비중학생맘.. 2012/10/25 1,477
171478 초등6학년 전학문의 현명한 조언부탁해요 초등전학문제.. 2012/10/25 3,611
171477 어제 소파봐달라고 했던 ...오늘 다녀온 그곳에서 판매원 왈 12 소파구입 2012/10/25 4,730
171476 성관계하는꿈인데요~~ 12 꿈해몽요~ 2012/10/25 10,932
171475 a형간염 예방주사 저렴한 곳 알려주세요 4 으아아아악 2012/10/25 1,559
171474 벤치형 식탁 복뎅이아가 2012/10/25 1,510
171473 바닥 모르고 추락하는 MBC의 공정성 1 샬랄라 2012/10/25 1,011
171472 행시 대학별 2차 합격자 행시 2012/10/25 2,567
171471 이마트에 또띠아 3 동네 2012/10/25 2,392
171470 이순재할아버지가 선전하는 ok실버보험 어떨까요??? 3 궁금 2012/10/25 3,266
171469 개키우는분들 생수 먹이세요. 수돗물 먹이세요? 25 .. 2012/10/25 7,154
171468 일본화장품.. 끊으셨나요? 3 따끈따끈 2012/10/25 1,489
171467 과천에서 2억대로 전세 구한다면 어디가 제일 좋을까요? 2 과천 2012/10/25 1,715
171466 쪽지 읽기 ,,,, 2012/10/25 750
171465 메이크업포에버 파운데이션 색상이요 고민 2012/10/25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