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암수술했는데 남자친구와 함께 있기로 한 여자 이야기 후편의 후편입니다 ^^;

... 조회수 : 3,269
작성일 : 2012-09-05 15:43:00

82님들 잘 지내셨어요?

저번에 후기 썼을 때 여전히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셔서 힘이 많이 났답니다.

저는 다시 입원한 지 삼일째 되었어요. 암수치가 갑자기 상승해서 다시 치료 받으려구 들어왔는데 급하게 챙기느라

다른건 나중에 동생이 가져온다고 했고, 일단 노트북과 속옷만 챙겨서 들어왔습니다.

 

아직 휴학은 못했어요. 강의 첫주라서 아직까지는 빠져도 출석에 타격이 없어서 좀 두고 보려구요.

지난 항암치료에서는 일주일 입원동안 혼자 1인실 쓰면서도 뭐가 그렇게 서러웠는지 밤마다 많이도 울었더랬습니다.

그때도 가을이었던지 겨울이었던지... 저는 워낙에 가을을 많이 타서 안그래도 싫어하는데, 세상에 혼자라는 느낌과

앞으로의 막막함등등에 한치앞이 보이지 않았지요. 그런데 이제 사랑하는 여름이 서서히 저물어 가는 시점인데 예전같은

외로움은 없네요.

 

남자친구는 병실에서 출퇴근 한답니다. 다행이 병원과 연구실이 가까워서,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입니다.

한밤중에 감자튀김이 먹고싶다고 하면 나가서 사오고, 김치볶음밥이 땡겨서 먹고싶다고 하니 연구실에 딸린 부엌에서 볶

아 오네요. 사람일 어떻게 될지 모르고 계속 학교다닐수도 있으니, 수업자료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우리 학교까지 찾아

가서 강의마다 대신 프린트물도 받아오더라구요.

엄마에게는 이렇게 저렇게 막 해달라고 하기 좀 불편했는데 침대를 내려라 올려라 목이 불편하다 어쩐다 마구

시키고 있네요. 다시 건강해지면 은혜 갚아아죠. 얼마전까지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성공했답니다.

"고마워, 니 덕분에 성공하게 되었어."

저 이제 전혀 아무것도 무섭지 않네요.

자기에게 무슨 좋은일만 있으면 제 덕으로 해주니 .... 난 해준거 아무것도 없는데.. ..

새벽같이 나갔다가 거의 밤 11시가 다 되어서 수염이 까실하게 자란채로 들어오는데 퇴근하고 와서 쉬지도 못하고

제 수발까지 드니, 저만 너무 하루종일 누워 편히 지내는 듯하여 미안하기도 해요.

제 집중력은 이미 떨어지고 있고 자주 어지럽기도 하지만,

부모님한테서도 받아보지 못한 사랑, 아팠던 유년시절 치유될만큼 이 사람에게서 너무 많이 받고있으니까요.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다고 욕심을 내요. 예전에 댓글 달아주신, 저와 비슷한 경험 하신 분 말씀처럼, 안나아도

괜찮고 또 재발해도 괜찮아요. 죽지 않으니까요.

머지 않은 훗날 결혼하게 되면 82에 잊지않고 꼭 소식 전할게요.

고맙습니다.

 

 

IP : 121.132.xxx.13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9.5 3:46 PM (119.202.xxx.82)

    이 시기를 잘 극복하시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을 서로의 짝이 되어 있을겁니다. 원글님 씩씩하게 치료 마치시고 건강해져 결혼 소식 들리길 잠시나마 빌어드릴게요.

  • 2. 기현맘
    '12.9.5 3:55 PM (117.111.xxx.249)

    저도 12일에 1차 항암해요....님글보니 동지애도 생기고 용기도 생기네요..... 솔직히 저 쫌 쫄아 있었거든요~
    우리 언넝 치료해서 씩씩하게 살아요~^^

  • 3. -----
    '12.9.5 4:03 PM (112.216.xxx.82)

    모두 힘내세요~ 저도 6차 항암 28회 방사선까지 받았어요, 죽을것 같고 힘들었지만
    이또한 지나가리라~~하고 지냈어요 지금 1년 안됐지만 멀정하게 직장다니며 여행도 다니고
    아무일 없이 산답니다.

  • 4. 원글님홧팅!
    '12.9.5 4:05 PM (180.228.xxx.162)

    꼭 완쾌되셔서 지금함께하는 남친분과 결혼도 하시고..
    아이낳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 꼭 82쿡에 올려주세요..
    원글님도..남친분도 홧팅!!!

  • 5. 힘내요!!
    '12.9.5 4:53 PM (58.148.xxx.141)

    여기 8년차 선배환우가 화이팅 보내요~ ^^

  • 6. ....
    '12.9.5 5:16 PM (116.43.xxx.12)

    꼭 완치되실꺼예요!!!믿어요 힘!!

  • 7. 마음씨
    '12.9.5 6:44 PM (110.70.xxx.25)

    아 뭉클해요. 응원할께요 지금처럼 행복하세요

  • 8.
    '12.9.5 7:42 PM (1.241.xxx.173) - 삭제된댓글

    한편의 인간극장 본거같아요 ㅠㅠ

  • 9. 유키지
    '12.9.5 10:42 PM (211.246.xxx.27)

    원글님처럼 좋은 분과의 사랑이 남친분도
    행복하게 하고 있어요
    받기만하는게 아니라 충분히 주고 계신거예요
    님 너무 용기있고 아름다운 청춘이예요
    두분 응원할게요
    그리고 기도할게요
    꼭 소식 또주세요

  • 10. ...
    '12.9.5 11:40 PM (99.226.xxx.54)

    꼭 완쾌하셔서 행복한 결말 보여주세요.화이팅!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323 아따 오늘 시래기무우 대빵 쑹괐다 8 가을하늘 2012/09/27 2,034
160322 명절 기차에서 이런 일... 어찌 하실래요? 41 벌써고민 2012/09/27 10,363
160321 방금 싸이 영국(UK차트)에서 싱글 1위 먹었어요!!! 15 싸이짱 2012/09/27 3,468
160320 양파즙 아무리 먹어도 무슨 효과가 있는지... 21 양파즙 2012/09/27 6,710
160319 저는 82에서 제일 이해가 안가는 게 24 . 2012/09/27 8,616
160318 돈이 있어도 쓰지 못하는 생활 습관 바꾸고 싶어요. 15 30대후반 2012/09/27 4,395
160317 누난 너무 예뻐~~~ 11 미쳐~~ 2012/09/27 3,066
160316 공부머리는 좋은 데 게으른 아이 15 들들맘 2012/09/27 4,904
160315 큰애때문에 잠을 못 자겠어요 12 우리큰애 2012/09/27 2,802
160314 에바클러치- 모노와 다미에..어느게 나을까요 2 40세 2012/09/27 1,806
160313 10월12일이 친구결혼식인데 트렌치코트 입어도될까요? 결혼식 2012/09/27 2,989
160312 갑제옹을 다시보게됩니다.. 5 .. 2012/09/27 2,224
160311 아이허브에서 꼭 주문해야될거... 3 베고니아 2012/09/27 1,959
160310 로즈버드 립밤..사용금지 색소 함유 판매금지 회수 2 진홍주 2012/09/27 2,153
160309 닭집에서 뭘 그렇게 찍어먹는거에요? 1 골든타임 2012/09/27 1,629
160308 애니팡 받은 하트 거절 어찌 하나요? 4 애니팡 2012/09/27 2,416
160307 철수 부산고강연내용. .. 2012/09/27 1,486
160306 노트북 어댑터 깔고 엎드리니 아랫배 뜨끈하니 좋네요 6 .... 2012/09/26 1,710
160305 김무성. 노무현 6월항쟁 불참하였다. 6 study7.. 2012/09/26 1,801
160304 안철수 다운계약서 21 미르 2012/09/26 2,898
160303 박근혜, 부산대 강의 뻰찌 먹었군요~ 6 오지마 2012/09/26 3,628
160302 안철수후보부인 다운계약서 관련댓글중... 10 대통령감 2012/09/26 2,270
160301 공간이사선으로 보이는것.....실내가이상하게보여요. 2 수선화 2012/09/26 1,253
160300 전시 김치냉장고를 샀는데 불량제품 대처 방법요 1 ** 2012/09/26 1,871
160299 11월에 2살 4살 남매 데리고 중국 여행 괜찮을까요? 1 첫 여행 2012/09/26 1,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