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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동안 마늘먹기!

백일동안 조회수 : 1,754
작성일 : 2012-08-16 16:38:59
고 2인 딸아이와 힘이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외동이인 아이는 성향 자체가 밝지도 순종적이지도 않습니다. 아기때부터 너무 울어만 대서 앞집 아줌마가 왜 만날 애기가 울기만 하나고 물어봤었던.... 졸려도 울고 자고 일어나서도 울고 낯선 사람이 와도 울고,울고,울고.. 저와 남편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지 않아서 더 이해되지 않는 아이였어요. 찍은 사진 모두 환히 웃는 모습뿐인 저희 부부에게서 , 그렇다고 심각하게 아이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적도 없다고 생각되는 것은 저희 부부 스스로도 서로 금슬이 좋다고 말할 정도로 다정하게 살아서 늘 웃으며 이야기하고 많이 토닥이면서 지냈기에 저희로 인해서 아이가 불안하거나 슬퍼하진 않았으리라는 못난 생각도 늘 합니다. -어디까지나 저희 입장이라는 점이 슬프게 느꺼지네요- 그럭저럭 공부도 하고 친구가 넓진 않으나 어울리며 잘 지내고 그러나 아무리 가르치고 타이르고 꾸중해도 본성 자체가 어두운 것인지 늘 얼굴이 화난 아이같습니다. 화났나 싶어 말 걸어보면 그것도 아닌데 표정이 그래요. 기분이 좋을 땐 조잘거리면 이야기를 많이 해서 학교 생활을 다 들었다 싶어요. 학교 상담가서도 제가 같은 반 아이들 이름을 알아맞출 정도로 그렇게 세세히 말해서 담임샘도 놀라시더라구요. 그런데 그게 늘 그런게 아닙니다. 방학중 보충이 끝나고 보름간 정말 방학기간이었어요. 저희 아이는 인강만으로 하겠다고 해서 -자기한테 맞는 학원과 선생님이 없다고, 감히!- 그나마도 집에 있으면서 하려나 했는데 정말로 아무 것도 안했어요. 새벽 2,3시까지 깨어 있긴 한데 뭘 하는지는 모르겠고, 다음날 오후 5시까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또 핸펀가지고 조물락 조물락... 제가 가장 괴로워하는 것으 아이가 방문, 창문 모두를 완전히 닫고 지낸다는 거예요. 이 더위에 그렇게 지내는 걸 보는 자체가 숨이 막혀서 제가 문은 열어놓으라고 했더니 엄마가 감시하는 것같아서 싢다고, 덥거나 말거나 무슨 상관이냐고 해요. 제가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아이 방문 열어 보는데 자기는 그게 너무나 싢데요. 그래서 제가 엄마가 자기 자식 자는 거 들여다보는게 뭐가 싢으냐니까 제 기척에 놀라 잠이 깨면 다시 잠이 안온다네요. 그래서 자기가 늦잠으 자는 거라면서 너무 싢다고, 막, 막, 울어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었어요. 그저 아기때부터 주욱 자는 거 들여다 보고 이불도 덮어주고 하는 건데 그것조차가 싢다네요. 그럼, 엄마 아빠가 투명인간이니? 널 쳐다보지도, 만지지도, 말 걸지도, 신경쓰지도 말고 어찌 되건 말건 버려두랴? 엄마인 제 항변에 아이는 제발 그래달래요. 하지만 부끄럽게도 엄마인 제 눈으로도 아이를 믿을 수 없어요. 계획표도 없이 건성으로 공부하고 약속도 닥쳐서 귀찮으니 깨버리는 등 차마 이 아이가 알아서 뭘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일찌감치 저와 남편은 아이에 대한 기대를 접었어요. 그저 무탈하게 고등학교 졸업하면 무엇이든 돈을 벌겠지, 자기 팔자에 맞는 복을 만나가며 살겠지... 하지만 정말로 이렇게 아이와 부딪치는 건 힘이 듭니다. 좋은 시간도 많았고 농담 코드가 맞아 수위가 높은 이야기도 곧잘 하긴 했었지만, 이렇게 부딪치고 보니 다 부질없고 이 아이가 미울 뿐이고, 아이를 이렇게 키운 제 자신에 대한 분노와 한없는 자괴감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나는 너무 못난 에미다라는 생각, 이렇게밖에 안 되는 구나라는 생각... 지금 아이는 역시나 방문, 창문, 커텐 모두 닫고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답답하고 숨막히는 마음을 다스려 보고자 오늘부터 백일간 수행을 할까 싶어 제목을 그리 지어 올린겁니다. 앞으로 백일동안, 정말로 아이의 방문을 열어보지 않겠다, 백일동안, 정말로 아이가 무얼 하든 치명적 일탈만 아니라면 간섭하지 않겠다. 백일동안, 정말로 아이를 내 마음에서 잠시 치워 보겠다.. 백일이 지나면, 제가 사람이 되어 있을까요? -혹시 아이가 어떤 정신적인 문제가 있지 않은가 걱정해 주실 분들이 계실거예요. 잘 모르는 제 소견이지만, 얼마전 학교에서 행한 무슨 정서테스트 결과지가 집으로 왔을 때 정서적으로 아주 안정되어 있으며 자존감도 높고 부모와의 애착도 잘 형성되어 있다고 되어있어서요,, 한말씀 더 드리자면 아이의 외모가 저희 시모와 똑 같고, 그 성격 역시 시모와 판박이라는 사실에 제가 절망하는 겁니다...
IP : 118.218.xxx.20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8.16 4:44 PM (165.132.xxx.220)

    얼마나 마음이 힘들까요..

    정서적 문제보다 기질적으로 그럴지도 몰라요 . 또 사춘기잖아요

    10대의 사생활이라는 책을 보셔요 . 그리고 MBTI ,에니어그램 심리 기질유형에 대해서 엄마가 공부해 보셔요 . 아직 아이가 다 자라진 않았지만 부모와 기질적으로 조합이 서로 원하는대로 안된것일지도 몰라요.

    타고나는 면이 강하죠. 아이가 살면서 조정해나갈때 까지 부모가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것도 한 방법일겁니다
    더 나쁘게 되지 않으려면 잘못 손 대지 않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구요

    이 시대를 사는 따뜻한 부모들의 이야기 ( 김영사, 김 민정 ) 이 방법도 활용하시고 김민정 선생님 그룹에 참여해보세요

  • 2. ㅎㅎ
    '12.8.16 4:45 PM (112.185.xxx.182)

    ㅎㅎㅎ 비슷한 심정의 엄마들이 많네요

    저 : 마늘을 사야겠다! 아니면 쑥떡 쑥국 쑥나물 시리즈 어때?
    딸 : 왜요!
    저 : 100일동안 먹이면 너도 인간될지도 모르잖아
    딸 : 돼지는 인간 안돼요! 사지 마세요!

    저러고 놉니다 ㅡㅡ;

    저는 그냥 남한테 피해주지 마라. 니가 싫은 건 남들도 싫고 니가 좋은 건 남들도 좋아하고 니가 먹고 싶은건 남들도 먹고 싶어한다. 라는것만 계속 반복학습시키고 있습니다.

  • 3. .....
    '12.8.16 5:21 PM (203.248.xxx.65)

    원래 사춘기때는 그렇지않나요?
    오히려 원글님쓰신 마지막 줄이 마음에 걸리는데요. 시모를 꼭 닮았다는...
    손녀가 할머니를 어느정도 닮는 건 당연하지요.
    그런데 그 자연스러운 사실을 못 받아 들이는 건 따님보다는 님 마음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는 것 아닌가요?
    어릴 때부터 따님의 성격을 부정적으로 보고 계신 것 같은데
    그럴 경우 아이들은 자신이 어딘가 잘 못 되었다는 암시를 지속적으로 받게되고
    사춘기 이후가되면 자신을 그렇게 만든 상대에게 분노의 감정을 드러낼 수도 있죠.
    아이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부모가 받아들이고 인정해주길 바라는데
    님은 시모와 너무나 닮은 딸을 어릴 때부터 못마땅해하고 계시니까요.
    아이는 그냥 아이예요.
    차라리 100일 동안 엄마 마음속에 있는 감정들을 성찰해보시길 권합니다.

  • 4. ...
    '12.8.16 5:44 PM (222.233.xxx.161)

    우리딸도 고 2인데 정말 대학만 들어가면 같이 안 살겟다고 맨날 제가 결심하고 얘기해요
    자기 기분따라서 왓다갓다하는 변덕에 작은 딸아이랑 같이 눈치 보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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