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를 춤추게 하는 아들

행복이란 조회수 : 2,369
작성일 : 2012-07-28 14:45:51

제평생 가장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 누군가의 삼시세끼를 책이져야 하는 거랍니다...

일단 제가 별로 먹고싶어하지 않는 식성의 소유자라서요...

제맘대로 살라면 한끼는 아주 간단히 한끼만 입맛에 맞게 제대로...

이렇게 먹고 살면 딱 좋겠습니다...

더구나  제가 아침에 잘 못일어나는 저주받은 아줌마입니다...

그런 제가 아들만 둘입니다...저는 친정에 딸만 셋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뭘 많이 드시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저토록 뭔가를 많이 먹는 사람(?) 인간(?) 은 정말 처음 겪어 봅니다...

게다가 남의 아들들은 아침밥을 못먹겠다고 거부하여 엄마들이 한걱정 하던데...

심지어 저도 중학교 이후로 아침밥을 거의 먹지 않고 살아온 인생인데...

우리아들들.... 아침밥 꼬박꼬박 먹고다닙니다... 그것도 밥으로만...

아흑!  자식입에 밥들어가는거 보는게 엄마의 행복이지요.. 암요 암요...

 

 

게다가 제가 별로 많이 먹지는 않지만... 입이 까다롭습니다...

김치도 직접 담궈야 하고... 인스턴트 먹이지 않고... 그렇게 키웠습니다...

정말 저질스러운 체력으로... 직장도 다니면서...

 

남편은 음식을 해주면 별 말이 없습니다... (그러면 맛있는거랍니다... )

가끔 한마디 하죠... 좀 달다... 아니면 좀 짜다... (이런...!!!!  맛있으면 말하고 그런건 좀 참으면 안되냐?)

 

그렇게 우여곡절속에 허덕허덕 먹여 키운 아들이 이제 군대까지 가서 병장이예요...

아들두놈다 지 아빠 닮아서 다정하거나,,, 조곤조곤 얘기를 해주거나 그런짓은 절대로 안합니다...

 

근데 어제 휴가나온 아들놈의 한마디가 저를 춤추게 하네요...

이른 저녁밥을 먹으면서 아주 무심히 한마디 합니다..

"이 열무김치 엄마가 한거예요?"  "그럼 언제 엄마가 김치 사다 먹는거 봤니?"

"엄마만큼 음식하는게 쉬운 일은 아닌가봐요... 다니며 먹어봐도 .. 엄마밥상만큼 맛난데가 별로 없어요"

 

아후... 이십삼년의 힘듦이 싸악 날아가는 것 같은 순간이네요...

 

맨날 제가 "맛있니? 맛있지?" 뭐 이러고 살던 가족들이라서... 그 한마디에... 마냥 행복하네요...

 

그렇지만 쿨한척 대답합니다.  "그러니?  그럼 엄마 밥장사 해볼까?"

 

 

 

"안돼요!  엄만  많이 하는거 못하잖아요...." 

 

ㅠㅠ 네...  전 음식 많이하는거 못합니다....

 

여러분... 우리모두  가족에게 립서비스 아끼지 말고 하자구요... 이리 좋은걸...

 

IP : 115.137.xxx.22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28 2:58 PM (112.161.xxx.222)

    이쁘고 듬직한 아드님이시네요.
    맘껏 행복하십시요.
    고생 많으셨어요^^

  • 2. 이십 삼년
    '12.7.28 2:58 PM (203.171.xxx.65)

    되면 그런 말 들을 수 있을까요?
    아~ 그럼 전 팔년만 기둘리면 되요^^

  • 3. 두고두고
    '12.7.28 3:04 PM (220.84.xxx.155)

    너무 기분좋은 글이네요~

  • 4. 현재
    '12.7.28 3:14 PM (58.126.xxx.105)

    아들녀석이 군대 가더니 드디어 원글님 아들과 비슷한 말을 하더군요.

    고로 남자는 고생을 해봐야~~~~~ㅋㅋ

  • 5. EBS
    '12.7.28 3:43 PM (121.124.xxx.58)

    어제 갱년기프로에서 그러더군요
    애들이 다크고나면 그냥저냥 먹는다고....
    좀 서글펐어요 그말이
    저두 비슷한 연배인데 옆지기한테최선다하려구요
    그럼 저에게도 그렇게되는것이겠죠

  • 6. 아들이
    '12.7.28 4:05 PM (125.135.xxx.131)

    철이 들어 왔네요..
    우리 아들은 아직 철 없고..
    고기 반찬 없으니 반찬 없다고 아까 투정했어요.
    그래서 소고기 동생분 남겨 둔거 반 구워줬네요.
    저는 왜 이럴까요..
    제가 우리 애들 만 할땐 나는 내 밥 스스로 차려 먹었는데..지금 나는 이렇게 맨날 밥 상 차려주고..

  • 7. 해바라기
    '12.7.28 4:57 PM (211.36.xxx.14)

    군대갈때까지 기다려야하나요이제중3인데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9769 시골장 가니 고추가 없대여!! 14 올 해 고춧.. 2012/08/08 3,592
139768 차트에 나오는 환자 인적사항은 의료보험증 내용 그대로 아닌가요 .. 7 ..... 2012/08/08 1,632
139767 호박잎 쪄서 먹을때 어찌하시나요? 7 ... 2012/08/08 2,764
139766 소개팅 팁 좀... 살짝 2012/08/08 1,694
139765 오래된 연식의 중고차는 돈먹는 하마네요..ㅠㅠ 1 인창피뢰침 2012/08/08 2,210
139764 82 다음 페이지 클릭..광고 6 무아 2012/08/08 1,176
139763 마늘 장아찌가 새파래요ㅠㅠ 4 궁금 2012/08/08 1,317
139762 운동과 다이어트만으로 이뻐지신 분 계신가요? 22 ... 2012/08/08 4,964
139761 부산서 서울 놀러가요~ 코스 좀 부탁드려요~~!!^^ 7 서울구경 2012/08/08 1,646
139760 신라면세점에서 쇼핑해보셨어요? 3 고고유럽 2012/08/08 3,117
139759 요새 창문장식 뭘로 하나요?커텐 블라인드 버티컬?? 2 ... 2012/08/08 2,796
139758 생후1개월 아기를 키우는데 도움되는 사이트좀... 4 커피나무 2012/08/08 1,187
139757 보통 남들이 실제 나이랑 얼마나 차이나게 보세요? 32 예의상 2012/08/08 3,309
139756 여기서는 별의별 잡직업을 다 전문직이라고 칭하네요. 60 .. 2012/08/08 14,903
139755 영화,여행 안즐기는 분 계시나요? 12 ㅇㅇ 2012/08/08 1,902
139754 건강을 위해 어떤 걸 하세요? 6 다들 2012/08/08 1,866
139753 수돗물에 비린내가 며칠째 나는데요. 4 참맛 2012/08/08 3,025
139752 [급해요 도와주세요~] 매실엑기스가 시고 물처럼 주르륵 흐르면 .. 9 매실 2012/08/08 1,682
139751 워터파크에서 안에서 신는 신발은 무엇이좋아요? 5 워터 2012/08/08 5,219
139750 전 앞으로 어찌 해야 하나요 시월드 넘 스트레스에요 5 마음스트레칭.. 2012/08/08 2,995
139749 한솥도시락..내 20대시절이 떠올라요 6 허무 2012/08/08 2,820
139748 고구마줄거리 어떻게 볶아요? 7 ..... 2012/08/08 2,461
139747 교통사고에 대해 아시는분 이련 경우 1 무서워요 2012/08/08 911
139746 우리 어머님 하실 말씀 다 하시면서 "내가 참 쿨하지&.. 2 유봉쓰 2012/08/08 1,358
139745 옆에 맞벌이 글 이해가 안가네... 32 ㅋㅋㅋ 2012/08/08 4,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