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어제밤에..길에서 아이를 심하게 다그치는 분을 봤어요.

11 조회수 : 2,860
작성일 : 2012-06-26 21:10:11

어제밤에 운동다녀오는 길 제 시야에 큰 소리가 나서 주목하게 되었는데요.

길가 횡단보도 앞에서 엄마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딸애를  혼내고 있었습니다. 딸아이는 커봤자 초등학교 2~3학년?

그런데 그 주위로 쌍둥이로 보이는..3~5살 사이 아이가 아슬아슬하게 놀고 있더라구요.(제가 아이가 없어서 나이를 잘 몰라요. 어린아기였어요.)

 

근데 너무너무 놀랐던게 애엄마가 딸애를 다그치는 이유였어요.

"왜 애 똑바로 안보냐. 애는 한순간에 잘못될 수 있다. 눈을 어디에 뒀냐" 등등. 제가 말을 잘 못 옮겨 그 욕지기가 섞인 격한 말투와 억양이 잘 표현이 안되지만 삿대질을 코앞에 대고 심하게 하고 주위 사람이 한번씩 고개 돌려 쳐다볼 만한 소리였습니다.

같이 있던 과묵한 남편조차 교양없다고 할정도였어요...

 

제가 놀랐던 건..애는 애엄마가 봐야하는거 아닌가요?커봤자 초3~4인 여자애가 무엇을 안다고 말 안듣는 아이 안봤다고 그렇게 크게 혼나야 했을까요. 그 여자애가 빈손도 아니었어요. 양손에 과일박스를 들고 있었어요. 순전히 말로 그 쪼끄만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입장이던데요...

남동생들은 암것도 모른체 볼라드 주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잡기놀이 하고 있었구요. 그자리에서 큰애 혼내는거보다 횡단보도앞에서 애나 잘 보시지...본인도 잘 못하시면서...

 

집에 오는 길 왠지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 애는 평소에도 육아를 엄마와 나눠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그 여자아이가 너무 안쓰러웠어요.

 

다시 생각해도 울컥하네요. 길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모질게 혼낼 정도면 집에선 어땠을까 싶고...

그렇게 크게 혼나던 와중에 울지도 않고 멍하니 먼산만 보던 그 여자아이 얼굴이 자꾸 아른거리고 마음이 아파요. 제가 누굴 불쌍해 할 주제는 아니지만...어제 본 그 모습은 단편적인 모습이겠죠?

제가 너무 오바하는 걸까봐 쓸까말까 했는데...만 하루가 지났는데도 멍한 얼굴이 떠오르고 안쓰러워요.

 

저도 아이를 기다리는 입장이고 하나던 둘이던 낳는다면...큰애가 여자애더라도 그렇게 하지는 않고 싶어요. 안해봐서 쉽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요.

횡설수설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뭔지 모를 마음의 짐을 털고 싶은가봐요.

IP : 121.166.xxx.6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6.26 9:23 PM (147.46.xxx.47)

    보는이가 눈물이 날정도로 애를 심하게 다그쳤다니..진짜 어떤부모(엄마)인지 알만하네요.
    남편은 길에서 그렇게 큰소리가 나도록 더군다나 딸자식이 그렇게 길에서 혼이 나는데.. 말리지도 않고외면하는지
    엄마가 이성을 잃었으면 아빠라도 정신줄잡도록 도와줘야지 그게뭐하는짓인지..
    원글님 참말 놀라고 맘이 안좋으셨겠네요.ㅠㅠ

  • 2. 11
    '12.6.26 9:27 PM (121.166.xxx.61)

    아 남편은 저희남편이요^^;;;
    그쪽은 아주머니-큰딸-쌍둥이아들 이렇게 있었어요.
    길에서 그렇게 무안주면서 혼내는것도 보기 안좋은데 그 이유가 동생을 잘 안봐서라니...마음이 많이 안좋아요.
    다신 안볼사람들 그렇게 생각하는게 오바작렬인것 아는데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불편하네요.ㅠㅠ

  • 3. ..
    '12.6.26 9:36 PM (147.46.xxx.47)

    아 죄송해요(이놈의 난독증 용서를ㅠ) 저같아도 욕했을거같아요.
    그아줌마 진짜 그건 아니죠. 집에가서 혼내던가..
    그렇게 남 의식안하는분께서 안보는데선 또 얼마나 아이를 잡을까 걱정이 되긴하지만ㅠㅠ
    요즘도 그런 저학년 어린 아이에게 동생들 지키는 짐을 지우는 엄마가 있나보죠?그집 큰아이 정서가 온전할지 너무 걱정되네요..

  • 4. aaa
    '12.6.26 11:25 PM (218.52.xxx.33)

    원글님 저랑 같은 동네 사시나 했는데, 동생들이 남동생들이었군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도 잘해야 초등 2-3학년인 언니가 일곱살 쌍둥이 여동생들 키워요.
    그 집에는 막내 남동생도 있어요. 다섯살인데 유모차 타고, 젖병에 주스 넣어서 먹는 ..
    같은 집에 오래 살다보니 마주치는 사람들하고 말 안하더라도 대강 알게 되는데,
    엄마와 막내 남동생은 올해 처음 봤어요.
    그 집 엄마 일하느라 첫째가 쌍둥이들 데리고 오후에 놀러 다니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막내 남자 ! 데리고 따로 놀러 다닌거였다는거 알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그 집 큰 아이도 구박 많이 받아요. 길에서.
    쌍둥이들 양쪽에 손 잡고 걸으랬는데, 손 안잡고 걷다가 따로 놀러 다니던 엄마에게 들켜서도 혼나고..
    그런 큰 아이들은 특유의 표정이 있어요.
    그 엄마도 저처럼 자기 파악해서 아이 하나만 낳았어야 할 사람인데..
    어쩌다 넷을 낳아서 애 넷을 다 저리 키우는지..
    볼 때마다 기분이 좀 묘..해요.

  • 5. 저도
    '12.6.27 12:29 AM (211.219.xxx.103)

    그래서 둘째 안낳아요..

    저야 저렇게 양심 없진 않지만 체력이 딸리는지라..

    저라고..큰아이 안쓰러워지는거 한 순간일듯해서요..

    저도 그렇지만 아빠나 조부모님...눈에 보이는 듯해서요..

    사랑받는 외동딸에서 동생보기로 순식간에 전락 할 듯해서요..

    그 아이 넘 안쓰럽네요..

    아직도 혀짧은 소리하며 어리광피는 제 아이와 비슷한 나이인것 같은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8689 영화 클로져 보신 분, 거기 두 남자 너무 찌질하지 않나요 ? .. .... .. 2012/08/06 1,115
138688 아파트 아랫집에서 담배를 피울경우 24 2012/08/06 14,734
138687 급! 안양 사시는 분들! 안양유원지 계곡 어린이들 4 .. 2012/08/06 1,896
138686 홍명보 감독에 대한 아른한 추억.... 7 새벽에 축구.. 2012/08/06 1,787
138685 '한글 2002' 에서요..'종료할까요' 라는 말 나오게 하는 .. 2 기억이 안나.. 2012/08/06 677
138684 생리통에 쑥즙 효과 있을까요? 3 힘듦 2012/08/06 1,656
138683 휴가에 간단하게 갔는데... 정말 좋았어요 6 동굴 2012/08/06 3,324
138682 말티즈처음 키우는데요.오줌을 어제 하루종일 안싸네요. 4 존홀릭 2012/08/06 1,443
138681 [원전]일본 Kellogg’s sereal에서 19.71 Bq/.. 참맛 2012/08/06 1,026
138680 결혼 생각하는데 우울하네요 6 푸푸 2012/08/06 2,063
138679 도쿠나가 히데아키 좋아하시는 분 계세요? 1 착한이들 2012/08/06 861
138678 핸드폰 사양하는 딸 3 .. 2012/08/06 1,052
138677 36도의 폭염.. 에어컨 지금 살까요? 겨울에 살까요? 18 실내온도 2012/08/06 5,192
138676 산부인과 의사는 친인척도 진료하나요? 12 자연풍 2012/08/06 5,446
138675 김연경의 소박한 꿈? 파사현정 2012/08/06 1,323
138674 애들 놀이텐트 접는 방법을 모르겠어요. 4 얼음동동감주.. 2012/08/06 1,733
138673 내용 펑합니다. 17 힘드네요.... 2012/08/06 4,386
138672 올림픽 마스코트 김영미 2012/08/06 587
138671 자동차에 네비다신분!!! 땡볕에 주차하지 마세요. 3 ... 2012/08/06 2,021
138670 크로커다일레이디 바지 싸이즈 조언 좀 해주세요.. 1 ... 2012/08/06 4,317
138669 곤지암리조트 근처 구경할만한곳 알려주세요 말복 2012/08/06 1,100
138668 개독이라 욕하는 사람들은 자신부터 돌아보길 19 입진보실태 2012/08/06 1,733
138667 "당 깨뜨릴거냐" 親朴 압박에 非朴 경선보이콧.. 세우실 2012/08/06 666
138666 남에게 지나치게 잘하려고 하는 것도 자존감이 낮아서 일까요? 14 자존감제로 2012/08/06 6,160
138665 제가 시댁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 7 싫다 2012/08/06 3,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