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화 잘 내는 아버지

widerange 조회수 : 1,318
작성일 : 2012-04-25 21:58:19
저희 아버지는 화를 잘 냅니다. 화뿐만 아니라 간섭도 잘하고 다른 사람 무시를 잘하고 욕 또한 잘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저와 엄마입니다.
아버지는 항상 트집거리를 찾아서 잔소리를 하고 격앙된 말투로 감정을 쏟아붓습니다.

"옷 사지 마라. 사 놓고 안 입는 옷 천지다."
"네까짓 게 잘해 봐야 ○○○이나 ○○○(특정 직업군)밖에 더 하겠냐."
"지랄하고 자빠졌네."
"꼴값 지질하네."
"네 성격으로는 그 일 절대로 못한다."
"이 쌍놈의새끼, 이 개놈의새끼." 등등등.

어린 시절부터 비난과 과한 지적을 많이 받고 자란 터라 저는 지금까지 의기소침한 성격입니다.
내성적인 것이 나쁜 것이 아니지만 내성적이고 어디 가서 기를 못 편다 할까요.
아버지처럼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성격에 대한 반감 역시 엄청 크고요.

저는 현재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어서 아버지의 폭언을 자주 듣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나가 사니 이제는 엄마한테 모든 화살을 돌리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집에 갔더니 엄마가 "내가 불쌍하다, 내가 불쌍하다" 하며 울며 
지난 세월 아버지에 대해 가졌던 원망을 서럽고 격하게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아버지, 저 모두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를 참고참다 하다가 그렇게 비이성적으로 한번에 쏟아부은 경험요.

엄마로서는 '제발 나한테 그렇게 하지 말라'는 절박한 몸부림이었을 것인데,
아버지가 스스로 얼마나 느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또 윽박지르고 간섭하고 욕하고 할 것입니다.

아버지가 종교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나 친척들 이웃들한테는 그런 호인이 또 없습니다.
집에서 만만한 가족들한테는 있는 욕 없는 욕 다혈질을 보이면서요.

또 오지랖은 넓어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될 먼 친척 일까지 다 챙기죠
(그 먼 친척은 이 사람이 왜 이러나 오히려 의아해 할 정도로요).
한 먼 친척한테 2천만원을 빌려줘 놓고 못 받은 지가 벌써 7~8년이 다 돼 갑니다.
그래 놓고 저와 엄마한테 "아껴라, 아껴라."

가뜩이나 마음이 여리고 우울 증세가 있는 엄마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끊임없는 간섭과 지시와 통제와 비난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인 아버지,
무슨 열등감이 그리 많아 만만한 주변 사람들을 자기 감정의 샌드백으로 삼는지, 참.

밖에서 힘들게 돈을 벌어 오시고 그래서 우리를 먹고 살게 해 준 아버지이지만요,
동시에, 자기가 내뱉은 그 말 때문에 가족들이 상처를 받는지 어쩌는지 모르는 아버지가 참 답답합니다.
IP : 119.149.xxx.10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똑같아요
    '12.4.25 11:06 PM (123.108.xxx.45)

    저를 낳아주신 분과 어쩜 똑같을까요..
    그 얘기를 적으려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써내려가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와 오빠는 그냥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냥 어머니의 말이라도 잘 들어 주기
    엄마의 속앳말을 내뱉어버릴 수 있도록 무조건 꾸준히 들어 주기ㅠㅠ

  • 2. 저도
    '12.4.26 1:21 AM (80.214.xxx.83)

    그런아빠 뒀습니다
    지금은 안보고 살아요

    생각만해도 욱 해지는...ㅠ
    다정다감한 아빠들 보면 참 부러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4314 어제 담근 열무김치 냉장고에 넣어도 되나요? 2 열무가~ 2012/05/28 1,186
114313 한글 프로그램을 깔았는데 창이 열리지가 않아요. ? 2012/05/28 919
114312 약수역근처로 이사했어요~ 맛집, 슈퍼, 하여간 좋은가게~알려주세.. 3 약수댁 2012/05/28 3,789
114311 강아지가 산책을 그리 좋아하나요? 5 초보 2012/05/28 1,730
114310 결혼때 한복 언제까지 갖고 계시나요? 3 msh 2012/05/28 2,058
114309 직장 후배의 똑부러지는 사고... 113 선배 2012/05/28 19,256
114308 별거중인데 전 합치길 원하는 상황..여러 질문드려요 17 인생별거있나.. 2012/05/28 4,972
114307 발바닥에 수포같은게 났어요 ㅠㅠ 4 발바닥 2012/05/28 4,031
114306 신발 집에서 발 볼 늘릴 수 없을까요? --- 2012/05/28 750
114305 망원,합정,홍대쪽 무릎잘보는 정형외과 추천해주세요 3 ㅇㅇ 2012/05/28 3,657
114304 3년묵은 고추가루요 4 난감 2012/05/28 2,802
114303 카톡설치 문의요.... ???? 2012/05/28 610
114302 발꼬랑내 나는 떡국떡은 상함건가요? 1 ... 2012/05/28 902
114301 콘크리트벽에 못을 박아야하는데 관리사무실에 요청해도 되나요? 6 .... 2012/05/28 3,661
114300 운동화 어떻게 세척하나요? 4 운동화 2012/05/28 1,834
114299 사건이 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됐다는건 무슨 뜻인가요..? 1 ... 2012/05/28 16,188
114298 정신분석, 심리치료 잘 하는 곳 추천해주셔요 33 심리치료 2012/05/28 6,362
114297 이거 다래끼인가요? 5 ㅇㅇ 2012/05/28 1,342
114296 모시고 나들이 .... 1 부모님 2012/05/28 957
114295 북경에 출장갈때 필요한것 무엇인가요? 부자 2012/05/28 791
114294 남편들 군복 아직도 보관하세요?? 4 궁금 2012/05/28 2,403
114293 (급질) 미국가는 기내에 고춧가루, 된장 반입 가능한가요? 6 ... 2012/05/28 8,006
114292 카드사용액이 연 5천만원정도인데 어떤 카드가 유리할까요? 9 해외여행준비.. 2012/05/28 3,319
114291 정말 역마살이라는게 있는걸까요 5 나쁜딸 2012/05/28 3,416
114290 뉴질랜드 여행 질문이요. 9 코코리따 2012/05/28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