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들은 널려 있는데
이것저것 찾을것이 있어 장롱을 뒤지니 십년된 것들이 나옵니다.
결혼하고 바로 3개월후 임신이 되었어요.
모두들(시댁과 함께 살았습니다...) 출근하고 나면 온통 나의 시간...
마침 아파트 상가에 퀼트샵이 있어 퀼트를 배우기 시작했죠.
처음 만든 핀방석과 파우치.
처음 만든것치곤 꽤 꼼꼼히 잘 만들었죠~

소설책정도 사이즈의 작은 하트 토트 가방입니다.
그 시절 퀼트를 배우시던 분들이 아마 가장 기본으로 만들던 가방일거예요.
제가 5~6년 정도 정말 이것만 들고 다녔던것 같아요.
다른 가방도 많은데 아이 어릴때 유모차 끌고 나갈때면 으례 이것을 들고 나갔던것 같아요.
지금은 손잡이 부분이 닳아서 빨면 구멍 날것 같아 고이 모셔 두고 있습니다.

피크닉 가방이라고 만든 천사 가방.
거의 기저귀 가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앞뒤의 천사가 약간 다른데 찾으셨나요^^
요요도 만들어 꽃장식하고 민둥머리 천사한테 머리카락도 달아 주었어요.

촘촘한 바느질 땀을 보니 꽤나 애썼네요.
요것 만들때쯤이 임신 5~6개월 정도 됐을거예요.
밤늦게까지 바느질하고 있으면 발로 쿡쿡 찼던것 같은데 10년전 일이라 가물가물 합니다.

재미로 만들어 본 검둥이 아기 인형.
가방이나 스웨터 가슴에 달아 줄려고 만들었는데 그냥 고이 모셔져 잊고 있었어요.
크기는 10cm정도 되는데 작은 인형 만드시는분들 존경스럽습니다.
손, 발 뒤집기도 어렵고 작은것 쪼물딱 거리자니 손에 땀 많이 났어요ㅠ.-

이게 뭘까요?
9개월때 배 불러 힘들다는 핑계로 조각조각 패치워크해야하는데
그냥 간단하게 퀼팅만했어요.

저의 성을 수 놓은 저만의 반짇고리랍니다.
요것 하나면 바느질 모두 할 수 있어요.
왼쪽 위에 조그마한것은 골무 넣는곳.
그아래는 바늘꽂는곳, 가운데는 실 걸어 놓는 곳.
그 옆에 고리에 펜 꽂는 곳이고 가위 넣는곳도 있지요.

사실 위의 사진은 사진을 찍기위해 살짝 정리한거고 실제로는 이렇게 뒤죽박죽 섞여 있어요~

재료만 사놓고 만들지 않았던 건데 컷트지라고 하죠.
지난번 soogug님의 고난도 퀼팅을 보셨을텐데 제거는 간단 벽걸이 입니다.
전에 살던 집에 딸내미 침대가 밤색이라 침대헤드 위에 벽에 걸어 주었던건데
지금 이사온 집에는 마땅히 걸곳이 없어 장롱에 들어가 있네요.

마지막...
막달까지 딸인지, 아들인지 슬쩍 떠 봐도 요지부동 의사샘님덕에
색을 정하지 못해 어정쩡하게 만든 베이비 퀼트입니다.
배는 부를대로 불렀는데 날은 덥고( 울딸 9월생, 7~8월에 만드느라 무지 힘들었어요)
울딸 병원에서 퇴원할때 싸안고 온 이불이예요.
그걸 아는지 울딸은 이것을 젤로 좋아해요.
십년을 끌어안고 다녀 이제는 빨때마다 천이 상해서 미어질려고 합니다.
여행을 갈때도 이녀석을 자기 여행가방에 제일 먼저 넣고 여행가서도 이거 덮고 잡니다.
엄마가 제일 힘들게 만든것을 아는걸까요?

사진에 없는 몇가지가 더 있는데 크리스마스용이라 베란다 붙박이장에 깊이 들어가 있어
그건 생략하고 나중에 겨울에 꺼내서 오늘처럼 꿀꿀하고 맘 내키는날 한번 더 올려 볼게요.
아이가 배속에 있는 10개월동안
아이 하나만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던 것들이라 조금은 허접하고 조금은 아닐지라도
애정이 담긴 저의 것들이라 10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 봐도
한번더 마음에 잔잔한 물결이 몰려 옵니다.
그때 그 마음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우리딸 더 많이 사랑해 주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