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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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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노리다께

| 조회수 : 5,900 | 추천수 : 20
작성일 : 2009-04-11 19:12:20
어제 친정에 다녀왔어요.
살림 놓으신지 몇 년된 여든 가까운 울 엄마.
평소 유언 중의 하나가
'나 죽거든 물건 정리하지 말고 고물상 차 불러서  몽땅 싣고 가 버려라'

기력없어 살림정리 못하고 성격상 버리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오래된 물건이 쌓이다보니
당신 돌아가시고 딸이랑 며느리가 짐정리하며 고생할까
미리 그러시는구나 했어요.

근데 어제는
'노리다께 홈세트랑 크리스탈은 미리미리 네가 챙겨가라' 하셔서
십수년 만에 엄마 찬장을 열고 구석에 있는 먼지 뒤집어쓴 그릇들을 보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했어요.

그저 하루하루 당신 몸 지탱하는 것도 힘에 겨워
그 깔끔하던 찬장 속에 먼지가 쌓여도 손을 못데셨구나.
그래 그런 말씀을 하셨구나...

이제는 자식들에게 흉한 모습 보이셔도 되는데
힘들다고 손 내미셔도 되는데
다 편하게 내려놓으셔도 되는데...
엄만 맨날 괜찮다고 아무 것도 필요없다고만 하시고...

이젠 자식들에게 아픈 내색도 하시고
엄살도 피우고, 뭐 갖고 싶다 투정하셔도
기쁘게 받아들일 만큼
엄마가 우리 잘 키워놓셨는데...



엄마가 우리 엄마여서 제가 너무 행복했듯이
저도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엄마가 될께요.

그리고 엄마가 좋아하셨던 그 그릇
잘 쓰고  딸에게 물려줄께요.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sac
    '09.4.11 8:15 PM

    애틋한 사연도 좋지만 그릇이 참 예뻐요.

  • 2. 구름에 달가듯
    '09.4.12 7:43 AM - 삭제된댓글

    참 곱게 늙으신 어머니 처럼 그릇보관도 고와요....

  • 3. 소박한 밥상
    '09.4.12 10:10 AM

    얌전한 그릇에서
    모녀지간의 애틋한 마음을 읽어봅니다

  • 4. 무스카리
    '09.4.13 12:22 PM

    제 엄마 아직 60대이시지만 종종 엄마가 좋아하시는 몇가지 가구,
    당신 가고 없어도 저거 버리지 마라
    당부당부 하십니다.
    저도 언젠가 그것들을 보며 엄마를 그리워할것임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져요.

  • 5. 롱베케이션
    '09.4.13 8:27 PM

    마음이 짠하네요..--:; 그릇만큼 고우실듯 해요..따님 마음도 참 고우세요..

  • 6. 꿈지기
    '09.4.14 1:45 AM

    정말 너무 고우신 모녀셔요 그리고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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