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도 주춤해지고 한 주의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이 무척 싱그러워요...
지난 주말...바쁘고 힘들게 보냈는데...그래서 든든한 이번 주가 될 것 같아요... 왜냐면..잠시 후에 밟혀 집니다..

바로 이것 때문.....
사위랑 손주들 몸 보신하라고...친정 어머니가 보내주신.... 사골, 도가니..사태가 지난 금요일 밤 10시에 도착...
요즘 추석 특수로 택배.... 한밤중까지 옵니다..
어떨 땐...자정을 넘겨 도착하기도 해서 깜짝 놀래기도.... ㅎㅎㅎ

다음 날이... 아들 아이 생일이기도 한지라.... 완도 미역..... 세척해서 물에 불려 놓고.....

사골이랑.... 도가니.... 한번 씻어낸 후.. 물에 담궈 핏물을 뺍니다...

사태도 함께 넣어 핏물을 빼는데....수시로(30분~1시간 간격)으로.... 물을 바꾸어 주어야 합니다.
아주 시뻘건 핏물이... 나오거든요..
이 핏물을... 잘 빼주여야만..고기의 누린내 안 난다고 하잖아요...

밤새...핏물을 뺄 생각입니다....
이 많은 뼈와 고기... 냉장고에 넣을 수도 없고 해서.... 궁리끝에.... 아이스팩을 이용했습니다..
냉동실에 얼려서..수시로..... 넣어주느라.. 밤잠을 설쳤답니다... ㅠ.ㅠ
그러게...어지간한 시간에 택배도 도착해야 하는데.... ㅠ.ㅠ

고기도 수시로 물 바꾸어 주어야 하고.....
공익 근무중인...아들 아이 토요일 민방위 교육때문에....일찍 나가야 한다고 하니... 일부라도 밑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
한 밤중에 반찬을 만듭니다...
우선... 싼 가격에 사온 연근 작은 것 3뿌리...2980원밖에 안하더라구요..
요즘 이정도야..아주 싸다 싶잖아요....그쵸?

경상도에 등장하는 생일 팥밥...... 팥도 삶아 놓습니다.
첫물 따라 버리고..... 뭉근하게 잘 삶아놓았어요.

생일이니 병어도 한 마리 조릴까 싶어서 사왔어요....
감자 듬뿍 깔고 지져야 맛있더군요...
감자에.... 멸치액젓과 고추장, 다진 마늘을 넣고.... 멸치국물을 잠길 정도로 잡아 놓고서...

손질한 싱싱한 병어를 올립니다...

연근조림은 두가지 방법이 있어요...
아주 오랜 시간.... 조려서.....졸깃찐득하게 만드는 방법과...
그렇게 오래 졸이지 않고 약간 사각거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졸이는 방법... 차이는.... 졸이는 시간을 다른 거지요..
이번에는... 약간 사각거리도록 했어요..... 후다다닥~~ 할려고요.

연근이 졸여질 동안.... 병어감자조림도...... 졸여지길래..... 양파, 청-홍고추 어슷어슷 썰어서 넣습니다.

그러면서도..수시로... 아이스 팩... 냉동시켜서 바꾸어 주고...
넘들 다 자는 한밤중에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군요.... 아마 이때가 새벽 1시간 반쯤 되었을 거에요..

미역국도.... 푹 무르게 끓여야 맛있으니.... 양지머리 밑간을 하고...
맑은 장국(국간장), 설탕 아주 조금....넣어야 맛이 좋아요.. 아주 조금만요...
맑은 장국 만들기 포스팅::
http://blog.naver.com/hwa1875/120072663116
고기 밑간(국간장 1술, 소금반술, 설탕1작은술 , 참기름, 후추) 30분 재움-> 미역 밑간(다진 마늘반술, 참기름 1작은술, 액젓 1.5술)- 참기름 두르고 고기부터 볶다가 미역넣기 ->다시마육수 붓고 오래 끓인 후에 멸치액젓, 소금간하기

미역국 끓이는 방법도 여러가지지만.... 산모 미역국처럼.... 부드럽고 진한 맛으로 끓일려면.. 다시마 육수를 내시는 것이 좋답니다.


미역에도 살짝 밑간을 해서 잠시..맛이 들도록 해주시고요..

가족들 생일 상차림 메뉴를 뭘로 하시나요?
대부분.... 생일 당사자가 좋아하는 메뉴로 생일상차림을 하는 것이 원칙이겠지요?
아들 아이가 좋아하는..... 무말랭이무침을 하기 위해..무 말랭이도... 끓는 물에 소독하고....(이쯤에서 참 소박한 입맛이라고 해석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나... 무척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라눈.... )

가을부터 겨울까지 잘 먹는 밑반찬 무말랭이 무침......
먼지가 있을지 모르니..우선 커피 포트의 끓는 물에 일차 소독하고 바로....
물반... 간장 반의 간장물에.... 불립니다.

무말랭이가 불릴 동안..미역국을 끓입니다...
냄비를 달군 후에.....

고소한 참기름을 두르고....

밑간을 한 고기를 넣고 달달 볶아요.... 아주 달달~~~
남편들은 달달 볶으면... 엇그장을 지르지만.... 이건 탈이 나질 않으니 안심하고 볶으시길~~~

고기가.... 겉이 익을 정도로...볶아졌으면 그 때 밑간을 한 미역을 넣어 함께 볶아줍니다....
혹여..밑간을 한 미역에서 물이 난다면 물기를 꼭 짜내고 볶아야 기름이 둥둥 뜨질 않고 좋답니다.


경상도에선.... 찹쌀과 멥쌀을 2: 1로 섞어서 찰질 팥밥을 생일에 짓습니다...소금간도 약간 해서요...
그럼 밥만 먹어도 아주 맛있어요...
쌀을 불릴 때에는 30분만 불려도 충분하다고 해요... 혹시 걱정이 되시는 분들도 1시간 넘게... 물에 담그지 마세요..
그래야..나중에 밥을 지을 때 탄력을 잃지 않는 그런 밥이 되거든요.
그래서..불린 쌀은 꼭...체에 밭쳐서 물기를 빼세요.

팥찰밥 짓는 포스팅:: 레시피와 밥 짓는 요령..
http://blog.naver.com/hwa1875/120096413986
다시마 육수는.... 그냥 미온수에..다시마를 담궈 놓으면 되는데...너무 오래 담궈두시면.... 끈끈한 진액이 나오니 주의하세요.

달달 볶은 미역과 고기에 다시마 육수를 붓고... 미역국을 푹 퍼지게 끓입니다.

센불에서 끓이다가 중약불로 줄여서 뭉근하게 푹 퍼지게 끓이다가... 멸치액젓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시면 됩니다.

간장물에 불린 무말랭이는.... 충분히 불리웠으면.... 이번에는 베보자기에 싸서..두꺼운 돌멩이로 눌러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세요..그래야 꼬들꼬들한 무말랭이 무침이 되거든요.

닭봉도 밑간을 해 놓습니다...
양파즙과 허브솔트로...밑간을 해서 냉장고에서 재웠다가.... 다시...튀김옷을 입혀서 튀기면 되겠지요?


틈틈이... 걱정스러워서.... 냉동시킨 아이스팩 바꾸고 물도 다시 바꾸어 주었어요...
핏물 빼는데 이렇게 지극정성일 수는 없다는.... ㅎㅎ

여기까지 해 놓으니.. 얼추 3시... 드디어 체력이 딸려서 더이상을 못하겠다는 신호가 몸에서 옵니다..
생일도 좋지만 우선 나부터 살고 봐야겠다는 외침이 ......
대충..정리해놓고 침대로 향합니다..
이렇게 해서 자면....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역시 나부터 살고 봐야겠더라구요.. ㅎㅎㅎㅎ
아침.....6시 50분 일어났습니다...
늦었네요... 아직 준비는 안되었는데..생일 상 메뉴로 잡아놓은 상차림을 40분내로 하기엔 당연히 무리...
하는데까지 하는 수밖엔...없다는 결론...
우선 물기 쏙 뺀 무말랭이부터 무칩니다...
아들이 무말랭이무침을 좋아하는다는 것이 이럴 땐 무척 다행스럽게 느껴지네요..

마음은 이미 급해서... 고추가루.... 팍 쏟아져서.. 고춧가루 범벅 무말랭이 무침..완성~~~
2010년산 햇고추가루.... 사온 기념이라고 엉뚱한 변명도 속으로 살짝 하면서.....

고기미역국..병원에서 먹는 산모용 미역국에서 2%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정도는 용서가 됩니다...
어차피..대량으로 끓이는 미역국엔... 겨룰수가 없으니까요...

애초엔..... 고기도 굽고 잡채도 하고... 닭튀김도 하고 오징어랑 새우도 튀길려고 했는데....
도저히 나가야 하는 시간에 맞출수가 없어서... 뭐 저녁에 하지 모...이렇게 급수정....
참 예민한 듯 보이지만.....이럴 때 보면 아주 낙천적인 면도 있다고 자화자찬을 하면서 말이죠...ㅎㅎ

하긴..생일상에... 팥찰밥과 미역국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아들 녀석... 이 쫄깃한 찰밥을 아주 사랑합니다....
녀석..먹는...양이 안 많은데... 이 찰밥은...가끔.... 리필을 강행하거든요..

오랜만에... 병어감자조림도.... 들큰하니 맛있네요....
병어가 들어가서 그런지..감자도 그냥 조려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거든요..


아삭한 연근조림...

닭튀김... 새우와 오징어 튀김..잡채와 너비아니 구이와 대체한 메뉴치곤...참 옹색한.... 잔 새우 볶음과...

말린 장어구이....
대체한 사유???
단지 한 가지... 아주 간단하게 빨리 할 수 있다는 것뿐입니다.

이렇게 해서..후다닥..... 처음 의도와는..... 확 어긋난..생일상을 차려서.. 후다닥.. 아들을 먹이고 말았다죠??
아놔~~~
이러고선 미안했던지..저녁을 기대해봐... 또 부도수표를 남발했네요.. 아놔~~~ 22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