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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남자 보시나요? 좋은글이 있어서 퍼왔어요

펌글 조회수 : 1,704
작성일 : 2011-08-18 18:22:07


공주의 남자의 모티브가 된 야사 "금계필담"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와서 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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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판 로미오와줄리엣 이라는 부제가 붙은 공주의 남자.
작가가 누구인지 ?
정사와 야사를 적절히 머무려서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군요.

일단 극중 경혜공주로 나오는 문종의 장녀는 확실한 실존인물입니다.
문종의 장녀이자 단종의 누이였습니다.
경혜공주에 대한 정사의 기록은 많지 않지만
극중에서 보여주는데로 동생의 왕위를 지켜주기 위해 노심초사했던 강인한 여인이였습니다.

다만 조선시대의 여인으로서
공주라고 하더라도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고
수양대군의 쿠테타로 인해서 공주라는 신분에서 관노로 전락하는 비운의 여인입니다.
경혜공주의 지아비였던 정종 ㅡ 왕이 아닙니다. 이름이 정종입니다. ㅡ 은
역시 비운의 운명으로 부마가 되고
부마가 된 덕분에 능지처참이라는 형을 받고 비참하게 죽게됩니다.

극중에선 이민우가 분해서
그저 전락한 양반가의 무능한 한량으로 그려지지만
수양대군의 분노를 받아 능지처참을 받는걸 보면
비운의 아내를 지키려고 무척 노력을 했던 의리파 남자였다는 짐작이 가능케 합니다.

극의 기둥인 두 남여.
김종서의 아들인 김승유와 수양의 딸 세령 !
이부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일단 김승유는 김종서의 손자인 김승규에서 모티브를 따온듯 합니다.
이 내용은 조선 후기의 야사집인 금계필담에 있는 내용입니다.
정사에는 나와있지 않아서 알수없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세령은 세희공주에서 모티브를 따온듯 합니다.
역시 금계필담에만 기록되어있는 인물입니다.
정사에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조선왕조실록ㅡ 이하 정사 ㅡ은 참으로 귀중한 역사기록물입니다.
왕과 관련된 모든걸 기록하되 왕은 절대 볼수 없었던 ,
인류의 귀중한 유산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수양대군이 훗날 세조가 되어
조선왕조실록을 한번 보고자 하나
신하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합니다.

여담이지만 해동성왕이라 불리웠던 한글의 창시자 세종대왕께서도 한번 보고자 했었지만 역시 보지 못합니다.
성왕이라 불리우는 성군도 역시 호기심을 참기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정사의 기록은 세조의 차녀가 의숙공주 라는 기록이 있을뿐입니다.
차녀라는 기록을 보면 장녀가 있었다는 짐작이 됩니다.
그런데 왜 장녀에 대한 기록은 빠져있을까요 ?

금계필담은 그 의문을 이렇게 해소합니다.
세조의 큰딸인 세희공주가
비정한 숙청을 단행하는 아버지 수양의 뜻을 번번히 반대하다가 궁에서 쫒겨났다고 말이죠.
이 대목이 아마도 작가에게 이 이야기를 만들어주게되는 대목인듯 합니다.

정사는 기록원의 이름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때 그때 바로 바로 기록합니다.
기록된 글은 기록원이라고 해도 고치지 못합니다.
뜯어낼수도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기록원이 혼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야사는 기록원이 누군지도 알수없고
얼마나 지난후에 기록했는지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물론 금계필담은 서유영이란 인물이 지은책입니다.
정사에 빠진 이야기를 담았다는 뜻의 좌해일사 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는 조선 후기의 인물입니다.
조선 후기의 인물이 조선 전기의 이야기를 쓴다는것은 결코 쉽지 않겠죠.
지금처럼 기록물이 많은 시대가 아니였기에
정확도는 떨어질수 밖에 없었고
또 혼자 쓴글이다보니 얼마든지 자신의 사견을 집어넣을수가 있었습니다.

세령이 실존인물이였다고 한다면
아버지인 세조를 반대하다 쫒겨나는것이 아니고
수양대군인 아버지를 반대하다가 쫒겨나서
수양대군이 왕이 되어서 정사에 기록의 대상이 되었을때는
이미 쫒겨난 딸이 되어서 정사에 기록되지못하는것이 좀더 현실적입니다.

그러나 세조는 지금까지도 쿠테타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정통왕조에 대한 충성심이 바닥에 남아있던 민중들이
왕에게 반대한 공주의 이야기로 바꾸었고
서유영 역시도 그걸 알면서도 궁에서 쪽겨난 공주로 기록했을 가능성이 큰듯 합니다.

대가집에서 쫒겨난 딸보다는
왕에게 반대하다 궁에서 쫒겨나는 공주가
좀더 드라마틱하고 그 아비 ( 세조 )의 죄상을 좀더 극대화 시키는듯 합니다.

정사에 장녀의 기록이 없다는것은
아마도 장녀인 극중 세령은 수양이 왕이 되기전에 쫒겨났고
그래서 정사에는 기록되어지지 않았고
극중에선 철없는 동생으로 나오는 둘째인 의숙이 차녀공주로 기록되어진듯 합니다.

역사 드라마는 큰 줄거리를 바꿀수 없습니다.
수양이 왕이 되는것
김종서가 죽는것
문종의 죽음
단종의 폐위
경혜공주의 관노전락
이런것들을 바꿀수는 없지만
그 큰 줄거리를 토대로 기록되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은 얼마든지 만들어 낼수있다는것이 큰 매력이지요.

작가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풀어낼지 ?
어떤식으로 풀어갈지 ?
역사를 아는 사람으로써 흥미진진하기 그지 없습니다.

고려에는 마지막 충신인 최영 장군이 있었고
문종에게는
아니 , 단종에게는 마지막 충신인 김종서가 있었죠.

두 충신의 최후가 모두 비참하다는 공통점은
역사란 선한자가 이기는것이 아니고
강한자가 이긴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듯 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정통왕조를 지키려는 사람이 과연 선한자 일까요 ?
쿠테타를 일으키는 사람은 모두 악인인걸까요 ?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
고려가 전쟁에서 이기고 승전국의 혜택을 누렸을까요 ?
만약에 패전했다면 ?
우리들은 지금 한글을 쓸수있을까요 ?

수양이 쿠테타를 일으키지 않고
어린 단종이 왕위를 물려받았다면
또 어떤일들이 벌어졌을까요 ?

글쎄요 ?
역사엔 가정이 없다고 하니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금계필담에 나온 야사의 결말은 이렇습니다.
세조의 진노를 산 세령( 세희공주 )은 아비에게 죽임을 당할 처지에 이릅니다.
그래서 딸에게 패물을 주어서 왕비인 어미가 피신시킵니다.

그 피신한곳이 계룡산의 동학사 근처였는데
그곳에서 숯굽는 총각을 만나고 서로가 끌려서 부부의 연을 맺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총각이 김종서의 손자였다는 이야깁니다.

김종서의 가계는 끝까지 단종을 보호하다가
수양의 손에 풍비박살이 납니다.
그 와중에 모든 일가친척이 죽고 혼자 살아남은이가 김종서의 손자였는데
그가  피신하여 숯을 구우면서 은인자중하고 있는것이였죠.

무협지에 많이 나오는 광경이 연상되지 않습니까 ?
원한으로 인해 가문이 박살나고
노복의 도움으로 혼자 살아남은 주인공 !
그러나 그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였느니 통쾌한 복수를 하지는 못하죠 .

이 이야기도 너무 작위적입니다.
진실은 아마도 극중에서 보여지듯
서로가 애끓는 사랑으로 뭉쳐진 연인이
가문과 모든 지위를 다 버리고 사랑의 도피행각을 했다는쪽이 좀더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

그러나 사랑의 도피행각이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조선시대였고
우연히 만난사람이 아비가 죽인 원수집안의 후손이였다는 설정이
왕위를 찬탈한 세조에 대한 하늘의 섭리라는 의식이 좀더 강하게 들수있을테니
이런 말도 안되는 우연이 이야기속에 등장하는듯 합니다.

이제 이야기는 전설로 넘어갑니다.
훗날 세조가 병이 생겨
명산을 돌며 요양을 하다가
동학사에서 농투성이 아이들을 만나는데
왠지 모를 기품이 있는 아이들이 자신과 닮아있음을 이상히 여겨
아이들의 집을 방문하기에 이르는데

아이들이 들어간 집안에서 사람의 인기척이 나고
곧 나온다는 사람들이 아무도 나오지 않자
문을 열어보았더니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후였습니다.
문틈으로 아버지인 세조를 알아본 세령공주가 모두 도망친후였죠.

빈집에서 딸의 자취를 알아본 세조는
그곳에서 진을 치고 딸을 기다립니다.
한때는 죽이려고까지 했던 딸이지만
늙고 병들은 세조는 지난날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딸이 나타난다면 지금까지의 고든 고초를 다 보상해주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딸은 나타나지 않고
결국 세조는 딸의 용서를 받지 못하고 진을 거두고 돌아서게 됩니다.
그때 세조가 진을 쳤던곳이
왕이 진을 쳤던곳이라는 뜻으로 진터 , 혹은 진대 라고 이름이 붙여지고
지금까지 전설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훗날 세조는 경혜공주에 대한 단죄를 철회하기에 이르고
경혜공주는 관노의 신분을 벗게됩니다.
그리고 그의 아들이 성장하여
연산군을 폐위하는 중종반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쿠테타로 공주에서 관노가 된 어미를 둔 아들 정미수가
쿠테타로 권력을 쥐게되는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해야겠지요.

서유영이란 인물이 금계필담을 완성했다고 하지만
세사에 떠돌아 다니는 야사속에는
민중들의 바램이 녹아있습니다.

충신 김종서의 손자가
세조에 반대한 큰딸 세령과 부부로 맺어지는 이야기는
하늘이 충신을 아낀다는 믿음을 가지고 싶은
그당시 민중들의 바램이겠지요.

불사이군을 외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맺은 충신을
하늘도 외면한다면
얼마나 허망할까요 ?

그러나 하늘이 과연 인간의 이야기에 끼여들기나 하는것일까요 ?
.
.

http://cafe.daum.net/sosgosos/4LuH/8983?docid=jkT1|4LuH|8983|20110810160044&q...
IP : 61.106.xxx.6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8.18 6:31 PM (114.201.xxx.80)

    너무 재미있어요.
    이런 글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종종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

  • 2. 재밌네요
    '11.8.18 6:31 PM (180.66.xxx.192)

    고맙습니다.
    퍼다주셔서.

  • 3. ㅎㅎ
    '11.8.18 7:47 PM (112.169.xxx.27)

    정통왕조를 지키려는 사람이 과연 선한자 일까요 ?
    쿠테타를 일으키는 사람은 모두 악인인걸까요 ?

    요 부분이 특히 맘에 듭니다

  • 4. 호야
    '11.8.18 9:53 PM (112.187.xxx.5)

    정말 흥미롭게 잘 봤습니다^^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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