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조계종 총무원이 발표한 ‘담화문’에 대한 반박문
글: 허정스님(전 조계종 불학연구소장)
지난 7월 2일, 야단법석승가회가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승려법 위반 혐의로 종단 호법부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故) 자승 스님의 막대한 유산을 종단으로 환수하지 않고 방치함으로써, 종단 스스로 제정한 승려법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삼보정재를 유실시켰다는 죄목이다. 놀라운 것은 그 직후 총무원이 보인 반응이다. 평소 야단법석승가회나 교단자정센터 등이 수차례 성명서를 내고 기자회견을 하여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총무원이, 이번에는 즉각적인 ‘담화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담화문은 우리종단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서 어디까지 거짓 선동을 할 수 있는지, 한국 불교의 자정 능력이 얼마나 바닥을 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증거가 되었을 뿐이다. 담화문에 적힌 몇가지를 반박하고자한다.
자승대종사의 유산 귀속이 이미 완료되었다.
담화문은 당당하게 선언한다. “입적하신 해봉당 자승대종사의 유산 유증재산 귀속은 행정적으로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유증재산 귀속이나 개인 징계와 관련된 사항은 직접 당사자에게 결과를 통지하므로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가 30년이 넘는 동안 종단안에서 살면서 경험한 상식에 비추어 볼 때 뻔뻔한 거짓말이다. 우선 유산의 귀속 처리를 당사자에게만 통지한다는 논리부터 억지다. 자승 스님은 이미 죽었는데 어떻게 당사자에게 통보한다는 말인가? 저승으로 등기우편이라도 보냈다는 말인가? 징계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말 역시 기만이다. 나와 몇몇스님이 종단에 비판적인 기자회견이나 기고글을 썼다는 이유로 징계를 당할 때 종단은 기관지인 ‘불교신문’에 그 징계 사실을 크게 공고하였다. 종단에 문제제기를 하다가 징계를 당한 승려들은 징계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고, 종단 간부들이 징계를 당하면 ‘비공개’한다는 것인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해왔는지 기억도 못하고 이런 담화문을 쓰는 것이 안타깝다.
사실관계 확인하지 않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
총무원은 야단법석승가회의 고발을 두고 “사실관계 확인조차 하지 않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라고 말한다. 승려 사후의 재산을 승가 복지와 교육 기금으로만 쓰도록 명시한 승려법은, 역설적이게도 자승 스님 본인이 총무원장 시절 직접 제정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법령이다. 현 총무원장 진우 스님 역시 202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재산의 조속한 환수를 공언했다. 유언장에 따른 승려의 유산귀속은 1년도 걸리지 않고 몇개월이면 끝는다. 그러나 자승 스님이 숨진지 거의 3년이 되어가는 오늘까지도 자승의 유산의 규모가 얼마인지, 어떻게 환수되고 있는지 종단은 단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 자승이 죽은지 1년이 되는 날 교단자정센터가 자승 스님의 사후 유산을 관리하던 박기련(전 동국대 처장)과 돈관 스님(동국대 이사장)이 불교방송 3억 원, 불교티비 3억 원, 불교신문 2억 원, 법보신문 1억 원 등 총 33억 5,000만 원의 유산을 무단 인출해 사용했다며 횡령죄로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을 때도 종단은 철저히 침묵했다. 그런데 어제 야단법석승가회가 고발장을 제출하자 비로서 아무런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자승의 유산 귀속은 행정적으로 이미 완료되었다라고 말했다.
종단의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를 해종 행위
그동안 조계종 권력층은 선량한 스님들과 재가자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때마다 늘 ‘해종 세력’이라는 낙인을 찍어 징계를 거듭해왔다. 억울한 스님들이 사회 법정에 호소해 ‘징계 무효 판결’을 받아와도, 종단은 복권을 시키지 않거나 또 다른 이유를 만들어 재징계를 내리며 괴롭혀왔다.종단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교계 주류 언론사들에 10억 원이 넘는 유산을 배포한 것은 자신들의 비리를 사전에 막고자 하는 ‘입막음용’ 뇌물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야단법석승가회가 진우 총무원장을 고발하는 고발장을 호법부에 제출한 것으로 누가 해종행위를 한 것인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길 바란다. 그때까지 종단은 ‘발본색원’이니 ‘법적 대응’이니 하는 공포정치의 언어를 거두라. 만약에 종단이 아래의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한다면 우리는 "사실관계 확인조차 하지 않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한 죄값을 인정하고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 그러하니 종단은 국민과 종도들에게 다음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라.
하나. 자승 스님의 유산 환수는 공식 유언장에따라 집행되었는가? 환수금의 총액은 얼마인가?
하나. 이미 불교계 언론에 뿌려진 돈은 누가 집행을 승인한 것인가?
하나. 환수금은 언제 승려복지비로 입금되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