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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래전 일로 친정 엄마가 용서가 안 돼서 힘들어요.

용서 조회수 : 3,728
작성일 : 2025-05-11 22:30:37

다른 분들이 보면 그런 사소한 일로 여태 그러냐 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왜 응어리가 안 풀리는지 ㅠㅠ

 

일단 자라면서 아들 딸 차별이 있었어요. 

밥을 굶기거나 학교를 안 보내주는 그런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같은 성과를 내도 보상이 하늘과 땅 차이라든가

제가 공부 잘 한다고 다른 분이 칭찬하면 딸 때문에 아들 기 죽을까봐 걱정된다고, 딸을 깎아내리는 것이 당신의 겸손인양 하는 분이었어요. 

아들을 위해선 기꺼이 베풀지만 딸에게는 마지못해 아까워하며 해주는 그런 느낌이 늘 있었어요. 

결혼때도 지원 거의 없었고, 누구네집 딸은 번 돈 친정 드리고 간다더라 그런 얘기를 하셨죠. 하지만 제 돈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결혼 준비도 엄마 허리 아프다고 하셔서 혼자 알아서 했어요. 특별히 불만은 없었습니다. 

근데 결혼식 끝나자마자 성지순례 간다며 장기 해외여행을 가시더군요. 허리 아프시다더니 기도랑 운동으로 나아졌다고;;;

 

결혼하고 첫아이 출산 준비 얘기하면서 산후조리원 예약할거다 했더니 펄쩍 뛰면서, 친정엄마가 있는데 무슨 신후조리원이냐, 절대 예약하지 말라고, 당신이 해주시겠다고 해서 예약 못했는데, 출산 임박해서 허리가 아파서 안되겠다며, 시어머니께 부탁하라는 거에요. 그쪽 집안 자손이니 그게 맞다며...

출산 임박해서 알아보니 산후조리원 결국 못 구했고 시어머니께서 해주셨는데 잘 해주셨지만 좀 불편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주쯤 지나 엄마가 나머지 기간 해주겠다며 오셔서 시어머니께선 그만 하셨고요. 

 

친정엄마가 오셔서 산후조리 해주시면서 뜬금없이

아이는 시어머니에게 키워달래라. 그쪽집 자손이니 해주셔야지. 외손주는 잘 해줘봤자 00라더라...하셨어요. 

엄마는 지방에, 저는 서울이라 친정엄마께 아기 맡기는 건 생각도 안 해봤고 말 꺼낸 적도 없었어요. 맞벌이였지만 휴직하고 아기는 제가 키울 생각이었거든요. 더 웃긴건 친정오빠네는 아직 임신 계획도 없어서 친손주는 존재하지도 않는데 저런 얘기를 하셨다는 거에요. 존재하지도 않는 친손주 생각에 외손주는 쓸데 없다는 발언까지 하는 엄마가 너무 서운했어요. 저 말을 하려고 산후조리니 뭐니 핑계를 대고 오셨나 싶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이주 정도 있다 또 성지 순례 간다며 외국 여행을 가셨죠. 

딸의 중대사에는 항상 허리가 아파 꼼짝을 못하다가 장거리 해외 여행은 잘도 가시니 신기하긴 했습니다. 

 

일단 그 때 엄마의 말에 크게 상처를 받았어요. 

진흙속에 고이 가라앉아있던 어릴적 차별의 상처가 확 뒤집어져 올라오는 느낌이었죠. 

저는 딸 둘인데 둘째 돌도 되기 전에 엄마가 전화해서 

아들 없으면 0서방이 바람필거라며 셋째 낳으란 말을 했어요. 그땐 제가 악을 쓰며 화를 냈습니다. 태어나지도 않은 애 생각하지 않고 낳아놓은 우리 애들이나 잘 키울거라고, 어디 그게 엄마가 딸에게 할 말이냐고, 그건 악담이라고. 엄마처럼 차별하고 키울까봐 나는 딸 둘만 잘 키울거라고요. 

 

이후로 오빠네가 아들 낳고 하면서 뭐...편애는 예약된 거였죠. 사랑하는 아들이 친손자를 낳았으니 가족이 모여도 손자만 쳐다보는 거 누가 봐도 티가 낳고요. 어쩌겠어요. 마음이 그리로 간다는데. 

 

이십년이 지난 지금도 별 차이는 없고요

하지만 저 일들에 대해 사과 받은 적 없어요. 

저 어릴 때부터 분명히 엄마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도 한번도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고 나중에 얘기하면 기억 안 난다 하고 그러는 분이에요. 

나를 차별한 것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저랬던 게 가슴에 콱 박혀서 잊혀지지 않아요. 

그 이후로도 소소하게 감정 상하는 일들이 있었어요. 

직접 만나보면 너무 작고 늙어버린 모습을 보며 측은한 마음도 드는데

말도 안되는 고집 부리거나 잘못 인정 절대 안하고 아직도 당신 마음대로 자식들 휘두르려 하면 분노가 끓어오릅니다. 저 감정이 풀리지 않아 더 심하게 올라오는 것 같아요. 

 

부모님 노후에도 요양원 비용은 분담할지언정 몸과 마음으로 돌봐드리고픈 생각이 절대 안 듭니다. 전화하는 것도 싫어요. 무슨 날에만 겨우 통화하거나 만나거나 해요. 

 

부모님이 애틋하거나 포근한 느낌이 전혀 안 들어서 내가 문제인 건가 자꾸만 곱씹게 됩니다. 

이런 분들 또 있으신가요? 이러다 바뀌게 된 분들도 있으시다면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IP : 175.196.xxx.23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5.11 10:35 PM (220.118.xxx.37) - 삭제된댓글

    친정엄마 나이쪽인데, 엄마는 바꾸기 어려울 거예요. 내가 바뀌는 수 밖에.. 내 맘과 태도를 어찌 바꿀지는 본인이 정하셔야 되고요.

  • 2. ..
    '25.5.11 10:36 PM (103.85.xxx.176)

    원글님의 본노는 지극히 정상이에요.
    같은 상황에서 화가 안나는게 더 이상한거 아닌가요?
    원글님은 아무 문제 없고
    어머님이 잘못인거니
    화를 내든, 안 만나든
    하고 싶은대로 하셔도 될듯요

  • 3. ...
    '25.5.11 10:41 PM (112.152.xxx.192) - 삭제된댓글

    저희 엄마 순한 버전이시네요. 하지 않아도 될 말을 굳이해서 점수깍이는 것도 비슷하구요. 지금 몇세이신지? 점점 세월이 지나면서 쓸쓸해지고 딸이 아쉬워지면서 신기하게도 입단속을 잘 하게 되더라구요. 기분 나쁜 소리를 어머니가 하시면 조용히 일어나서 집을 나오세요. 몇 달 전화도 받지 마시구 거기에 대해 따지지도 마시구요. 그렇게 수없이 되풀이하면 깨달음을 얻어서 입조심이라도 하더라구요. 나중에 유산 차별을 소송하시구요. 바쁜 세상, 엄마때문에 신경쓰지 마세요.

  • 4. .......
    '25.5.11 11:08 PM (39.7.xxx.187)

    저도 차별받은 딸인데 잊기로 했어요 원글님하고 비교도 안될 정도로 차별받았는데 그래도 경제적 여유가 생기니 그게 덜해지고 제 가정에 집중하니 상관없기도 하고요 사과는 못받았는데 시절이 그랬으니 별수 없다 생각해요 원글님 마음도 이해가 가요

  • 5. 토닥토닥
    '25.5.11 11:29 PM (221.148.xxx.56)

    이해합니다.그심정감정..
    저도 도처히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할수가없어서 전화오면 늘 싸우고 감정이 복받쳐서
    악다구니를 쏟아냈죠....
    근데 엄마돌아가시고나니 후회되더라구요..장례치르는데도 눈물이 안났어요..메마른감정..
    근데 자꾸 생각나요..좀 잘해줄걸...악다구니써도 좀 잘해줄걸...
    밥이라도 잘 사드리고 잘해줄걸...

  • 6. 00
    '25.5.12 12:31 AM (175.192.xxx.113)

    며느리인 제가 봐도 딸(시누)편애하던 시어머니..
    엄마한테 인정받으려고 잘하던 시누 상처는 상처대로 받고 인연끊고 삽니다.
    인연을 끊고사니 너무 편하다합니다.
    여혐인가 싶은 정도로 딸을 너무 함부로 대하더라구요.
    며느리인제가 두사람사이에서 관계회복위해 노력했는데 한번 맘이 돌아서니
    안되더군요.
    아직도 시누흉보고 험담하고..한심해요.진짜..딸이면 짠할텐데 그런 마음도 없어보여요.

  • 7. ㄱㄴㄷ
    '25.5.12 6:13 AM (14.5.xxx.100) - 삭제된댓글

    저희 친정엄마랑 똑같네요.
    저 결혼할때 한복 맞춰드린다 하니 오빠 결혼할때 맞춰입겠다고 니 결혼때는 그냥 대여 하시겠다하고 식장에서 한번도 웃지 않으셨어요. 그 아들은 십년 지난 지금도 미혼이고.. 저는 결혼식 영상이나 사진 여직껏 한번도 안봤네요.. 부모님이 다 우거지상...

    제가 출산하니 오셔서 하는 말이..아들이 결혼해서 손주 낳으면 그아이 봐줘야 하니 니 애는 못봐준다..그러시데요.. 누가 봐달라 요청도 안했는데..
    아빠도 딸은 출가외인이다 이런말 하시고..딸은 결혼할때 모은돈 친정에 주고 가는거라며...

    노산에 출산하고..애보랴 피부병으로 힘들어서 괴로운데..한번도 안와보시던 아빠가 웬일로 오셔서는..오빠 사주를 봤더니 말년이 외로울것 같다며 혈육이 너 하나니 너가 오빠를 돌봐줘야 한다그러시길래..
    오빠한테 맞고컸고 부모가 중재도 못해줘서 가슴에 상처가 많은 나에게 와서 할소리냐고 했네요. 그 후에 남편이 아빠에게 새해 안부인사로 전화하니 매제를 형님으로 안모실거면 자네볼생각없으니 연락하지말게..이러셔서 그후로 전화연락은 안합니다..

    저나 나나 명절때도 엄마가 와서 밥이나 먹고가라하면 그때나가지..먼저 연락은 안드려요.. 그러니 서운한것들은 서서히 잊혀지네요..
    아들이 더 중하다는데..그들마음이 그렇다는데 어쩌겠네요. 먼저 연락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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