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덜도 한 때 다 MZ였음

쑥과마눌 조회수 : 2,129
작성일 : 2024-12-08 22:41:25

대학다닐 때, 강경대학생이 경찰에 의해 죽음을 당했습니다.

지금 생업에 바빴던 국민처럼, 취업준비에 바빴던 저랑 제 절친은

그날로 도서관대신 시위대로 나갑니다.

시위를 하던중에 배가 고파서, 시위대를 빠져나와 신촌 골목의 한 식당에 들어갑니다.

끼니때가 아니라, 식당은 널널했고, 우리는 밥이 나오자 먹느라 바빴는데,

어느 중년부부가 맥주를 반주로 늦은 점심을 하면서, 우리에게 조심스레 말을 겁니다.

학생들이 수고가 많다고..

우리 애도 여기 시위대에 온거 같아서 걱정되어 나왔는데..

인파가 어마어마해서 찾지는 못하고 이러고 있다고..딱 그 말씀만 하셨습니다.

그러시냐고 응대하고 밥을 허겁지겁 입에 몰아넣고, 계산하러 나왔는데,

식당아줌마께서 말씀하십니다.

아까 그 분들께서 학생들 밥값까지 계산하고 나갔다고.

 

저야 늘 바지를 입고다녀 그렇다고해도, 멋쟁이 제 친구는 바지가 없었습니다.

스콧트라고 겉에는 짧은치마에 안에는 반바지를 입고,

미스코리아 사자머리에, 핸드백은 크로스로 매고, 샬랄라 레이스 티를 입었더라죠.

저는 그때 우리가 엄청 어른인줄로만 알았는데,

그 시절 그분들 눈에 저와 제 친구가 어떻게 비췄을런지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지금 우리가 MZ를 보는 그 애틋함으로,

그 차림으로 최류탄이 난무하는 시위대를 나와서, 또, 배고프다고 처묵처묵하는 우리를 쳐다보았을..

그 마음이 제대로 이해되는 오늘입니다.

그들 손에 들린 반짝이는 응원봉을 탐내는 마음까지 더하여서 말입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나요?

그 말을 받고 더하고 싶네요.

비극인 일상마저 또 가까이서 보면, 

또, 희극, 비극, 기쁨, 슬픔, 웃김,기막힘...디테일한 감정들이 엄청 살아있습니다.

오늘도 살고, 지치지도 말고, 일상을 잡고 살아 봅시다.

IP : 96.255.xxx.1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쑥과마눌
    '24.12.8 10:43 PM (96.255.xxx.195)

    댓글마저 AI로 다는 반란의 힘은 각성하라!

  • 2. ..
    '24.12.8 10:50 PM (211.212.xxx.29)

    아..님 글을 읽으니 생동감이 느껴져요.
    그 날이 눈앞에 선연히 살아 숨쉬는 것 같아요.
    그 때도 지금도 국민으로 열심히 살고 계시네요.
    님의 일상도 응원합니다.

  • 3. ㅇㅇ
    '24.12.8 10:51 PM (39.7.xxx.20) - 삭제된댓글

    아까 뉴스에 누군가 '촛불은 금방 꺼진다'
    이 말 듣고 화가 나서 응원봉 들고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응원봉 들고 나온 친구들이 많은 걸
    보고 나만 정치에 관심 많은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대요

  • 4. ...
    '24.12.8 11:05 PM (182.229.xxx.41)

    글 잘 읽고 갑니다

  • 5. ...
    '24.12.8 11:39 PM (223.39.xxx.161)

    진짜 닉네임 못보고 글 먼저 봤는데
    쑥과마눌님 생각났어요 ㅎㅎ
    저혼자 친한척 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99872 상속받을 금액이 2억이내여도 다 조사나올까요? 경험하신분들.. 18:11:56 1
1799871 아이들에게 먹이는거 유난떨었는데요 닮아서 18:10:45 67
1799870 이대통령은 대체 언제 쉬는거죠? 2 dd 18:09:50 41
1799869 자동차 스마트키를 세탁기에 돌려 빻았어요 18:08:48 48
1799868 유난히 딸가진 부모 거지들이 많아서. 읽다보면 18:06:32 193
1799867 남자애 조카가 30살인데... ........ 18:04:36 292
1799866 출산하고 몸매 회복 빠르나요? 1 ,,.,. 18:04:19 49
1799865 남이 제칭찬하면 옆에서 욕하던 친모 8 ..... 18:00:00 264
1799864 코스트코 회원권에 이쁘게 찍히면 진짜 미인일듯 3 이게 사진이.. 17:58:47 392
1799863 이란은 여자는 인간으로 보나? 1 17:57:51 248
1799862 영화 색.계 보신 분? 2 ㅡㅡㅡ 17:57:40 290
1799861 친구가 소설가 박완서 몰라서 깜놀 7 ㅇㅇ 17:53:11 517
1799860 아파트 안내방송 "난리가 아니니" 2 A 17:53:06 992
1799859 고야드 보헴 사이즈 문의 3 선물 17:53:03 120
1799858 최민희 잼마을에서 강퇴 8 잼마을 17:44:43 1,073
1799857 손가락 관절염 수술 실패했는데 의사 추천 부탁드려요 3 .. 17:37:49 477
1799856 죽전 구성 신갈 근처 파스타 맛집 알려 주세요. 1 ... 17:37:22 104
1799855 스페인에서 사올것들 6 123 17:35:27 755
1799854 집한채만 상속받을때 등기안하고 현금받는건 안되나요 7 궁금 17:34:25 532
1799853 학교생활기록부는 준영구 보존이라고 하네요 1 ........ 17:34:10 534
1799852 일베버러지같은 인간을... 실망 17:33:50 237
1799851 요즘은 63빌딩에서 서울일대 전망을 볼수없나요? 궁금 17:31:23 168
1799850 바바반가야인가 하는 예언가가 3차대전은 중동지역이라고 6 ㅇㅇ 17:27:54 908
1799849 내일 첫출근하는데 긴장되네요 6 ㅇㅇㅇ 17:27:54 728
1799848 문자로 정보 알려줘도 흉기로 위협하는 남편 25 .. 17:25:51 1,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