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분이 너무 이상해서 생각해보니
제가 처음으로 너무 많이 좋아했던 사람과 처음 만난 날이더라고요. 정확히 20년 전이었어요.
커피빈에서 소개팅 했는데...
그날 마신 음료까지도 기억나고 그 사람이 입고왔던 빳빳한 셔츠에 면바지 색깔까지도 기억나요
얼마나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또 좋아했던지
당시 둘이 지하철 타고 가면서 제일 많이 듣던 노래가 '좋을텐데' 하고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플라이 투더 스카이의'I will pray for you'
같이 응원하던 2002 월드컵
대학교 앞에 있던 커다란 빙수 팔던 집(체인점이었는데 엄청 흥하더니 어느날 갑자기 없어졌죠..뭐더라 이름이.....다섯글자였는데..아이스베리..였나..?) 민들레 영토. 지하철로 데리러 가던 길 데려다 주던 길. 종로 3가 서울극장.
오늘 혼자서 그 추억들을 따라서 곱씹고 또 곱씹었네요.
어쩜 사람을 그렇게 많이 좋아할 수 있었을까요?
그렇게 좋아하다가 나중엔 군대간 그를 기다렸고, 기다림이 지침과 권태로 자리하던 어느 순간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헤어짐을 고했어요.
그가 제대한 이후 다시 만났는데...그땐 이상하리만큼 예전 그 느낌이 없더라고요. 그냥 느낌적인 느낌 있잖아요 다시 이 사람과 잘 해볼 수는 없을거 같다는 느낌이요.
제 첫사랑은 구글링하면 바로 나오는 정도의, 엄청난 능력남은 아니지만 나름 성공한 사람이 되어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나름대로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고요.
오늘은 그냥 그때의 순수하던 내가 그립고, 그때의 나도 그사람도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