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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슬픈 샘이 하나 있다

| 조회수 : 968 | 추천수 : 2
작성일 : 2019-09-20 01:14:38

   슬픈 샘이 하나 있다              

                                                   문태준


맹꽁이가 운다

비를 두 손으로 받아 모으는 늦여름 밤

맹꽁이는 울음주머니에서 물을 퍼내는 불룩한 바가지를 가졌다


나는 내가 가진 황홀한 폐허를 생각한다

젖었다 마른 벽처럼 마르는

흉측한 웅덩이


가슴 속에 저런 슬픈 샘이 하나 있다

                            

                                           - 문태준, '가재미', 문학과지성사



예전에 다니던 직장이 종로 한 복판에 있었고,

툭하면, 내 사수는 종로 팔아 내게 외쳤다지.

돈 벌기 쉬운줄 아냐고.


종로바닥에 떠억 버티고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 면면을 보라고

어느 넘 하나 만만해 보이냐고


그 바닥에 이리저리 치이며

내가 본 것은

어느 넘 하나

저런 슬픔의 골짜기 옹달샘

맴 속에 안 품고 다니는 사람 없다는 거


습도가 

구름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니 

만들어지더라는 거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 사진과 사진 밑의 사설은 쑥과마눌




우리 집 맹꽁이들은
내가 그 넘의 슬픈 샘미에 몰입하지 않도록 큰 역할을 하고 계심
그들이 자라서 훨훨 날아가면
큰 개를 키울 생각임
검은 색으로, 인기 별루 없는 종으로 말임
그 큰 개가 날 조련하면, 또 고단하여 슬픔을 잊을거임
그렇게 한 세상 때우고 갈 거임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테디베어
    '19.9.20 10:19 AM

    인간맹꽁이들~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우린 열심히 키우고 독립시킨 후 열심히 놀다가 가자구요~
    가을이 슬픕니다.

  • 쑥과마눌
    '19.9.20 11:27 AM

    감사합니다.
    테디베어님도 해피 가을~입니다.

  • 2. 행복나눔미소
    '19.9.20 11:37 PM

    동지애가 파파박 ㅎㅎ

    몇달 뒤면
    우리집 막둥이도
    제 세상 찾아 날아가겠지

    아들들을 키우며
    감사하고 행복했구

    또 알아서 날아가주니 더욱 고맙구 ㅎㅎ

    그 날이 오래오래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금방 오더이다

  • 쑥과마눌
    '19.9.21 12:42 AM

    나눌수록 기쁜 것이 동지애 ㅋ

    우리집 막둥이도 이젠 저랑 안자고, 형아랑 잔다지요.
    그간에 절단낸 내 허리는 어찌하고..ㅠㅠ
    그래도 조금씩 힌트를 줘가며 커가니, 마음준비가 저절로 되어가네요

  • 3. 날개
    '19.9.21 1:27 AM

    쑥과마눌님의 철학적 인문학적소양이 참으로 부럽습니다.게다가 유머도 있으시구요.내공이 보통이 아닌 분^^

  • 쑥과마눌
    '19.9.21 11:03 AM

    이 무신 과찬의 말쌈을..
    삶의 체험현장을 살아낸 찐한 팔이쿡언니들이
    다 가지고 계시고, 저는 썰을 좀 푼다할까요 ㅋ
    아뭏튼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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