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환자에게 좋은 죽과 반찬?

[요리초보]

친정 언니가 위암 2기로 수술을 받았는데 죽을 당분간 먹어야 한다네요, 위를 다 잘라내어서...
맛있는 죽을 해 주고 싶은데 어떤 종류와 레시피가 있는지 알고 싶어요. 그리고 반찬도 어떤것을 해 주면 잘 먹을까요? 입에서 한참 씹어서 삼켜야 하는 거라 조심스럽네요...

[그래더]

위에는 찹쌀이 좋다는 이야길 들엇어요
하지만 체질에 따라서 안좋을수도 잇다더군요
일단 어떤체질인지 알아보고 맞는 음식을 알아보는게 어떨까요
저희 외할무니 할아부지 모두 위암으로 돌아가셧거든요
수술이 너무 몸을 상하게 해서 더 오래 못사신거 가터요
꼭 낳으시길 바래요
수술후 관리가 아주 중요하답니다

[오렌지피코]

저런, 정말 많이 걱정 되시겠네요. 저희 아버지도 같은 병으로 5년전에 위를 전체를 다 잘라내셨어요.
수술 직후엔 정말 말할수 없이 고통스러워요.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아주 건강하십니다.
우리나라 위암 수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더군요. 너무 걱정 마세요. 아주 잘 이겨내실겁니다.

음, 음식은요, 수술한지 얼마나 되셨는지...
실제적으로 위를 다 잘라낸 경우에는 병원에서 하는 말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기까지 생각보다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죽을 먹을수 있다고 해도 아마 조금 지나면 왠만한 것은 입에 맞지 않을거예요.
저희 아버지는 구토증도 심해서 거의 드시고 나면 넘기지 못하고 토해내곤 했었어요.

한동안은 덩어리 진 것은 거의 드시지 못합니다. 죽조차도 건더기가 있으면 힘들죠.
하루 두어차례 우족을 끓여서 그 국물을 빨대로 마시게 했었고(이건 여러 학설이 있지만...뭐, 고기를 먹으면 항암력이 떨어진대나 어쩐대나...근데 너무 기운을 못차리시니 그거라도 드시게 한거였죠.),
다행히 홍삼이 맞아서 홍삼액을 드시게 했구요,
퇴원 후였는데, 그래도 기운이 떨어지면 종종 동네병원에서 링겔 맞았구요,

죽은 메뉴가 많지요.
쉽게 먹을수 있는 것으로는 잣죽, 깨죽, 콩죽
그 다음에는 전복죽, 바지락죽, 소라죽,
또 야채죽을 자주 쑤었는데, 이때에는 사태를 고아 그 육수에 시금치, 당근, 양파 등등을 아주 곱게 갈아서 드시게 했습니다. 거의 이유식 수준이라고 보면 되어요.
된장죽을 드리면 제법 잘 드셨었는데, 아욱죽, 시금치죽, 애호박죽을 이렇게 쑤면 좋습니다. 방법은 육수에 된장을 풀어서 쌀과 잘게 다진 야채를 넣고 끓입니다.

죽을 드시는 시기에는 현실적으로 반찬은 거의 드실수가 없고, 열무김치를 담가 그 국물을 좀 드셨고,
그 다음에는 백김치를 담가서 잘게 썰어 드렸고, 애호박을 새우젓 넣고 아주 푹 무르도록 익힌것(볶는다기 보다는 거의 끓여내는 수준), 가지나물을 하는데 가지를 푹 익혀서 겉면을 발라내고 속살쪽으로만 드렸고,
연두부 양념장이나 생선구이 정도만 드렸구요,

어느 정도 덩어리를 드실수 있는 단계에 와서야 반찬을 이것저것 해드렸던것 같네요.

...도움이 되셨나 모르겠어요. 혹시 자세한 레시피 궁금한 것 있으시면 제게 쪽지 주세요. 가르쳐 드릴꼐요.

[요리초보]

어휴 감사합니다. 특히 피코님... 수술한지 3주 되었구요(7월 말에 수술함), 의외로 먹을수 있는 방법이 많은 것 같네요.
피코님, 혹시 수고스럽겠지만 위의 요리들 레시피좀 보내주실랍니까? 제 메일로 보내도 되고, 쪽지로 보내주셔도 되구요.
그래더님, 찹쌀로 죽을 쑤는 것도 맵쌀로 쑤는 것하고 똑 같이 하면 되지요?

[오렌지피코]

요리초보님, 찹쌀로 죽을 쑤는 것은 맵쌀과 거의 같지만, 물양을 훨씬 적게 잡아야 한답니다. 찹쌀은 익어도 근기가 없기때문에 푹 퍼지거든요. 그래서 맵쌀과 동일하게 물양을 잡으면 너무 묽어서 못써요.
저는 보통 흰죽의 경우 불린쌀:물=1:8로 잡아서 합니다. 이것을 8배죽이라고 하지요. 찹쌀이라면 5배죽 정도만 해도 충분할거예요.

레시피는 양이 워낙 방대해서 모두 한꺼번에 적어드리기가 좀 뭣하네요.
일단 전복죽은 키톡에서 자스민님 레시피가 있으니 찾아보세요.
그 밖에 깨죽, 잣죽도 검색해 보면 나와 있을거예요. 일단 찾아보시구요.
나머지 중에 검색해보아도 안 나오는 것이 있다면 저에게 쪽지를 주세요. 아는 대로 가르쳐 드릴께요...

[참푸른솔]

저희 친정아버지가 위암에 대장암에.. 암튼 세가지 암을 갖고 계셨는데 수술후 지금 20년이 넘도록 살고 계십니다 드시는거는 율무밥 율무차. 된장찌개 인삼등이 가장 대표적이구요..술 끊고 담배끊고 인스턴트 가공식품 안드시고 싱싱한 생선드시고...암튼 그리 지내십니다. 병원에선 기적적이라고 하구요... 아...운동을 늘 하십니다.. 매일 온욕으로 반신욕(그당시엔 반신욕이란 용어조차 없었어요...) 하시구요..

[냉동]

죽을 드셔야 한다면 영양가가 있는 전복죽이 좋을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자연산으로..
빠른 쾌유를 빕니다.

[비타민]

죽은 위의 분들이 넘 자세히 설명해 주셨고요.... 저희 엄마 친구분이 수술하셨을때... 비위가 안좋으셔서 잘 못드실때... 물김치 새콤하게 익은것과 함께 드시면 훨씬 낫더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오렌지 쥬스도요.... 죽하고 오렌지 쥬스가 넘 안어울린다고 생각드시더라도.. 함 그렇게 드려보세요.. 속이 안좋을때 입에 축이는 식으로 한모금씩만 드셔도 많이 진정이 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