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상차림은 밥, 국, 반찬이 기본 셋팅이지요?
식사를 시작하면 밥을 한 숟갈 먼저 입에 넣고, 반찬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함께 씹다가 목이 메이는 듯 하면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고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물론 메뉴에 따라서 여러 가지 반찬과 밥을 함께 섞어서 비비거나 국에 밥을 말아서 먹거나 밥 위에 무언가를 얹어서 일품요리로 먹는 경우도 있지만, 누가 뭐래도 한국 음식은 밥과 국과 반찬을 먹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
하지만...
명왕성에서 나고 자란데다, 바쁘고 게으른 맞벌이 엄마를 만난 저희집 아이들은 먹는 음식은 한국음식이지만 먹는 방식은 무척 미국스럽습니다.
미국인이 한국식으로 밥먹는 것 혹시 보셨나요?
그들은 사전지식이 없으면 밥과 반찬을 함께 먹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반찬만 다 집어 먹고, 그 다음에 맨밥을 먹거나, 국만 떠먹거나 할거예요.
저희집 아이들이 그러하죠... ㅎㅎㅎ
이거슨...
명왕성 어린이의 밥상입니다 ㅎㅎㅎ
밥 위에 반찬을 얹어주지 않으면 반찬만 다 먹고 그 다음에 맨밥을 먹어서, 무엇이든 이렇게 밥 위에 얹어 줍니다.
아빠랑 동생이랑 함께 먹으라고 큰 접시에 반찬을 담아주면 그 접시가 가까이 놓인 사람의 음식인 줄 알고 건드리지도 않는 일도 생기죠.
그래서 명왕성 어린이의 밥은 주로 덮밥이랍니다 ㅎㅎㅎ
쇠고기 스테이크를 채소와 함께 볶아서 밥위에 얹었어요.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그렇게도 좋아한다는 감자 핫도그를 만들어봤어요.
단백질(쏘세지)을 탄수화물(밀가루 반죽과 감자와 빵가루)이 감싸고 있는데다 기름에 튀겨서 탄단지가 골고루 들어있으니 한 끼 식사로 충분하더군요.
그리고 이건 어느날 아침에 출근하면서 온라인으로 집에서 수업받고 있는 아이들 먹으라고 차려놓고 간 점심 밥상입니다.
밥 위에 갈비구이를 얹어놓고 전자렌지에 1분간 데워서 먹으라는 쪽지를 놔두었어요.
두 아이가 각기 점심 시간이 달라서 쪽지도 따로 써두어야 했죠.
보통은 엄마 아빠 둘 중에 한 명은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지만, 어떤 날은 아이들만 두고 둘 다 출근해서 일해야 하는 날도 생겨요.
그런 날은 이렇게 한국 음식을 따로 차려두고 가지 않으면 아이들은 그저 감자칩 같은 칼로리만 높고 짜기만 한 부실한 군것질로 배를 채워요.
배달음식을 시켜줄 수도 없고, 편의점에 가서 도시락을 사다 먹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니라서... ㅠ.ㅠ
이건 어느날 멕시칸 요리가 너무 먹고 싶어서 만들었던 멕시칸 라이스 - 그냥 볶음밥에 타코 양념 뿌리고 멕시칸 치즈 올린 것 - 입니다 :-)
이번 학기에 코난군은 가정 가사? 그런 과목을 배우는데요, 지난 주에는 쿠키를 직접 굽는 숙제가 있었어요.
선생님이 주신 레서피를 보고 직접 쿠키를 구워서 과정샷과 완성샷을 사진으로 찍어서 제출해야 한다고 해요.
동생을 조수로 두고 열심히 숙제를 했습니다.
완성품의 생김새는 그럭저럭 쿠키의 형상을 하고 있네요.
맛이야 뭐...
흑설탕 백설탕을 들이붓고 초코칩까지 넣으니...
아오~ 달아도 너무 달아 ㅠ.ㅠ
저희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알디 마트라고 독일계 마트가 생겼는데, 거기서 파는 것들은 미국 후식 보다 덜 달아서 좋더군요.
할로윈을 앞둔 저희 주택단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안전하고 재미있게 할로윈 행사를 하기 위한 반상회가 있었어요.
반상회도 물론 온라인으로 했죠 :-)
단지 내에 60가구가 참석하는 할로윈 행사는 각자 집 앞에 테이블을 놓고 그 위에 개별 포장한 캔디를 놓아두기로 했어요.
저희집 아이들은 코스튬을 입고 캔디 동냥하러 다니는 것은 너무 유치하다며 안하겠다는 결정을 내릴 만큼 다 컸어요 ㅎㅎㅎ
그래도 우리집으로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더군요.
둘리양이 직접 만든 팔찌입니다.
할로윈에 너무 많이 얻어와서 처치곤란한, 치아 건강에도 좋지 않은 캔디는 그래도 아예 없으면 섭섭하니 작은 것으로 한 개씩만 넣고, 둘리양이 직접 만든 팔찌를 함께 넣어서 개별 포장을 했어요.
호박도 장식하고...
큰 호박으로는 랜턴도 만들고...
테이블 위에 트릿을 놔두기만 하면 너무 재미가 없으니까 케이블카 처럼 기다란 줄을 이용해서 트릿을 쓩~ 하고 내려보내기로 했어요.
레고 로봇으로 케이블카를 만드느라 코난아범과 코난군은 오후 내내 분주했답니다.
바람이 불어서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요...
다음에는 드론으로 나눠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내년 할로윈에는 부디 코로나-19가 종식되어서 직접 고사리 손에 트릿을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해피 할로윈~
이제 11월은 추수감사절 분위기를 즐기다가 블랙프라이데이 부터는 바로 크리스마스 모드입니다.
(둘리양이 그린 미술선생님댁 댕댕이 아지의 모습입니다 :-)
종강 해놓고 또 오겠습니다.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