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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만 60일된 탈도 많고 걱정이 태산 같았던 매실엑기스~(매실 아가씨사진포함)

| 조회수 : 6,108 | 추천수 : 58
작성일 : 2007-08-13 20:16:25
재작년쯤인가.

어디 동네 슈퍼에서 자꾸 매실이 익는다고 싸게 내놓았길래 4키로도 안되는 작은 양으로 시험삼아 담아본 매실이

저에겐 매실 담그기가 처음이였습니다.

그리고 여기 82쿡 회원이기도 하지만 친구 미정씨랑 언제 한번 무슨 농원에서 공동구매로 주문해서 열심히 먹었던 매실..
작년 어머님께서  30키로쯤 사다 담으신 매실을 아주 도동놈 마냥 대놓고 먹었던 기억도 있군요.



허나.!!

제가 매실을 고르고 씻고 닦고 이런 많은 노동의 과정을 경험을 한적이 없는지라.

올해는 6월달이 훌렁 넘어갈까 조마조마 6월 10일쯤에 도착한 매실 바로 다음날 10키로를 시험삼아 담아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여기서 들은 많은 매실담그기에 대한 정보들.

요리부터 안봐온게 없어서인지 벌써 매실 한 몇번 쯤 담은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들었던가 봅니다.

별 고민 없이 일 쫘악 벌리고 나니 할일도 손도 많이 가는 매실 담그기더군요^^~

일단 사진에 나와 있는 유리병에 두군데 나눠 담고.(꼭지 때기하다 졸뻔 했습니다 ㅠㅠ)

나머지는 흐흐 그 유명한 생수통에 담궜습니다.

갈아앉는 설탕 저어가며 흔들기도 하고(팔뚝에 혹하나 더 났습니다..이제 곧 근육질의 몸매로 ㅡㅡ)생수통에 들

어 있던 매실들은 또 거품이 일고 가스까지??오 ..그 무거운 생수통 설탕 녹게 하려고 온갖 쑈~를 하다가 다시 설

탕 부어 거품을 갈아 앉혔습니다.

어느날 두번째 유리병에 있던 놈 설탕 잘 섞이게 하려고 하다 세상에;;!!

손에서 미끄덩 하더니 베란다에 툭~하고 떨어뜨려 퍼석하고 깨져서 제가 그자리에 주저 앉아 울었다죠 ㅠㅠ

날카로운 유리조각 무시하고 이제 막 물이 생기고 매실엑기로 향한 발걸음이 힘차 보였던 우리 매실아그들이

제대로 주름한번 만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슬픔이 너무 컸습니다.-0-

꼭 자식을 잃은것 같은 느낌이였다고나 할까요(너무 오버일까요^^?/)

3형제였던 매실 통들이 이제 2남매로 쓸쓸히 뒷베란다의 서늘한 곳에 오도카니 인고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탈도 많고 고생도 많이 했던(맘고생이 더 심했던듯)매실엑기스를 드디어 개봉하는 오늘이였습니다.

마침 아이 학습지 샘도 오셧는데 쥬스라면 물보다 더 환장하는 아들때문에 집에 음료수가 떨어지는 날이 꽤 많은

요즘.

오늘 모처럼 더위도 찾아오고 해서 매실음료수로 대접하려고(만 60일도 넘었고 해서 )조심스레 일단 유리병의 매

실엑기스를 꺼내 맛을 보는데 ,,

오..이건 죽음입니다.

시큼한것이 아니라 제대로 새콤하고 달고 깊은 맛이..혀끝에서 착착 감깁니다.

그동안 제가 얻어먹었고 사먹었던 매실보다 더 깊고 감칠맛이 나는 겁니다 .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했던가요?

저의 전전긍긍했던 두달동안의 마음고생을 달고 맛있는 매실 엑기스로 보답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한잔 맛본 우리 딸래미 바로 매실음료 팬이 되었네요..(한 30키로 담았어야 했나봅니다.)

"엄마 이제 쥬스 주지 말고 이것만 줘.."이럽니다...(큰일났다. 싶네요 오래 두고 먹어야 하는데)

생수통에 있는 놈은 이놈들 다 먹을때까지 겸사 겸사 더 숙성시키기 위해 홀로 베란다 귀퉁에 남겨두었습니다.

저 유리병 하나로(저게 몇리터더라 ㅡㅡ)1.5리터 패트병하나 커다란 쨈통에한통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작은 바

나나우유 통에 반쯤 들어갔습니다.

냉장고 정리모드가 안되어 있어서 패트병을 바리바리 넣을수가 없거든요.^^

아 행복합니다..

82쿡 여러분들의 매실들도 잘 익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사진이랑 맛 후기 빨리 보고 싶오용


밑에 사진은 매실음료 아가씨를 자청하고 나선 제 7살난 딸래미입니다.
(제가 마시려고 나둔 음료수를 두번째 원샷하기 전에 얼른 찍었어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띵구리
    '07.8.14 12:00 PM

    저도.. 유리병 하나 깨뜨렸어요...그거 8L짜리인데... TT 근데, 어찌 때깔이 이리 고우십니까?? 전 아직도 걸쭉해보이고 희여멀건데.... 그 문제의 매실??이라서 그런가.. 아직 향을 못 느끼겠어요...장아찌용으로 먼저 건진 애는 그냥 먹을만은 했는데.. 과연 남은 애들도 괜찮을지... 부럽습니다.. 맛난 매실 액기스..

  • 2. 솔맘
    '07.8.14 12:12 PM

    세상에나...

    정말 온갖 정성을 다 쏟으셨을텐데.. 그마음 알것같아요.

    저도 매일 들여다보고 , 닦아주고, 설탕 녹게 저어주고...

    맛있게 되야 할텐데.

  • 3. 안드로메다
    '07.8.15 1:40 PM

    띵구리님~)그 심정 이해합니다.아까운 매실과 그 정성들이 다 하수구로 흘러가버리더군요 ㅠㅠ
    그리고 제 매실은 5분의 1가량이(10키로 기준)살짝 황매가 되어가려고 했었어요..모양도 별로 안이쁘고 조금 잘았는데 그게 이게 맛있는 매실이였을까요:??^^(일단 향이 너무 좋아요 )

    솔맘님)분명 맛있게 될꺼여용..정성 어린 마음도 기가 되어 유리를 통과해 매실들에게 전해질껍니다^^~전 그렇게 믿습니다~

  • 4. 초원의 집
    '07.8.16 10:09 AM

    저도 작년에 8L들이 3개 담았었는데요.
    설탕녹이겠다고 옆으로 뉘어 굴리는 걸
    5살,4살난 딸램들이 보고 지들이 하겠다고 달려들기에
    그래 굴려봐라 하고 하나씩 줬더니..ㅠㅠ..
    분명히 나란히 앉아 굴리고 있었는데
    잠깐 딴 일하는 사이, 툭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두 병이 부딪혀서...둘 중 하나만 깨져서 다행이었지만 많이 속상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작년엔 황매라 향기가 참 좋았었는데 올해는 청매로 담궈놓고 아직 거르기 전입니다. 어떻게 될지 기대반걱정반이랍니다. 100일에 거르려고 달력에 동그라미해놓고 기다리고 있어요. 님처럼 맛있는 매실액을 만나게 되었음 좋겠어요^^

  • 5. 안드로메다
    '07.8.16 11:07 AM

    헉 초원님도 저와 같은 아픔이???
    아이들은 안다쳤는지 궁금하네요(이거 매실 아까운것보다 아이들 위험했겟네요)

    전 황매랑 청매가 황매 청매비율이 1:4정도 되었것 같아요~
    벌써 아는 지인이 저희 집에 친히 납시어 1리터 들이 매실을 훔쳐(?)갔답니다(제가 매실 음료를 시식해준 바람에 ㅡㅡ)
    분명 맛있게 잘 되었을껍니다...
    정성을 느끼는 매실이니까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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