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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당.

작성일 : 2010-07-21 18:55:45
제가 많이 소심한건지 어쩐건지...

예전같으면 사소하게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그런 것들을 못넘기는 것도 같고.

제겐 동갑내기 친척언니가 있어요..

서로 상극인 것도 있는 반면 너무 잘 맞는 면도 있어서 항상 투닥투닥하면서 친하게 잘 지냈어요.

3년전 언니에게 갑자기 아기가 생겨서 사귀던 남자친구랑 급하게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언니는 당시 2년뒤쯤 결혼할 거라고 했었기 때문에 언니 시집갈 때 살림살이라도 하나 해줘야겠다..이제부터 돈을 그 명목으로 따로 모아야겠다..생각하자 마자 한달뒤 결혼한다는 연락이 오더라구요.

그런데 갑작스레라 돈이 없어서 살림살이를 사줄 형편은 안되고 해서 그냥 결혼선물 뭐 받고 싶냐...했더니

처음엔 텔레비전...이러더라구요. 언니 성격상 절대 농담은 아니었죠..찔러 봤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넘기니깐  그럼 인테리어 용품 사다줘..이러길래 한달동안 주말내내 인테리어숍 발품팔어가며 로라 애슐리에서 스탠드랑 촛대..를 골랐어요.

굳이 가격을 따지자면 두개 합해 한 20여만원이었고 어느날 전화가 와서는 "엄마가 그러는데 일제 수건이 좋다더라..수건 몇장 사와."이러더라구요(제가 일본 삽니다.) 그래서 또 한장에 천엔 넘는 수건 색깔별로 7~8장정도랑 칫솔걸이 등을 사갔어요. 이것만 해도 10만원정도.

제가 한국 가는 티켓도 급작스럽게 끊었고 성수기로 들어서서 비행기값도 60만원넘게 주고 간 걸로 기억합니다.

가격을 일일히 써놓고 보니 좀 구질구질한 것도 같은데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려다 보니;;;

언니네 쪽 집안이랑 저희 친척일가가 사실 연을 끊었어요.

저희끼린 우여곡절로 연락하고 지내구요..그래서 친척들도 별로 없다..징징대니 안쓰러운 마음에 열일 제치고 갔는데..

저는 서울사는데 결혼이 마침 또 지방이었거든요..

그래서 부산으로 가서 부산에서 오랜만에 선배 좀 잠시 만나고 그 날 바로 KTX타고  언니가 있는 쪽으로 갔는데 밤에 도착했는데..

언니가 있는 호텔방으로 가니깐 언니가 빈말이라도 오느라 수고 많았어.고마워..이런 소리를 안하고는 바로 선물봐봐..이러대요.선물보면 좋아하겠지..저도 주면서 기뻤습니다.그런데!!!마음에 안들었는지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고맙단 말 한마디를 안해요..

같이 있던 언니 친구들은 이런거 어디서 샀냐며 진짜 이쁘다..라고 해줬는데..

수건이랑 칫솔걸이는 괜찮네...이 한마디 했나?

그러구선 결혼식 당일날도 하루종일 시다바리 하느라 저는 밥도 못먹었어요..제가 국내에 없으니깐 친구들 결혼식을 단 한번도 참석을 못했거든요..그래서 또래 결혼식이 처음인 것도 있었고 신부옆에서 축의금도 받아주고 심부름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도 몰랐었는데 그 역할을 제가 한거죠..

나름 차려입고 삐딱 구두까지 신었는데 서러울정도로 죙일 언니뒤치닥거리 해주고 또 호텔에서 룸을 바꾸라고 해서 또 언니 형부 옷 허물처럼 벗고 간 것 심지어 속옷까지 다 정리해서 짐 옮기고..당시에는 축하하는 마음만 가득했었는데 뒤끝영원인 스타일이라 그런지 생각날 수록 화가 나더라구요.

결혼식 끝나고도 KTX타고 같이 서울로 가는데 언니가 속이 안좋아서 길바닥에 토해서 토한 것까지 다 치우고..휴~

완전 옛날 일인데도 다 기억하는거보면 제대로 쌓였던 듯..

정말 와줘서 고맙단 이 말 ..선물 고마워..이 말 한마디면 괜찮을텐데 그 말 한마디를 안해줬고 나중에 언니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그 때도 맘에 안들었단 얘기만 해요.

그래서 차라리 축의금 100만원정도 보내고 가지도 말껄...그럼 생색이나 났을텐데...이러면서 후회가 많이 됐어요.

마음도 많이 다치구요...한동안 언니랑 연락도 잘 안하고 살았어요..

그러다 조카 태어나서 한국 나갔을 때 몇번 보니 조카가 너무 예뻐 정 들고 시집살이 하는 언니(시댁에서 삽니다)도 안쓰럽고 해서 갈 때마다 선물사가고 심지어 여기서도 선물보내주고 또 아동복 쇼핑몰 보다 이쁜 옷 있음 엄마&아가 커플 옷도 보내주고 했더니 제가 제법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어느 날은 조카 수영복이랑 튜브를 사달라..근데(튜브도 4만원대이고 수영복도 자외선 차단 어쩌고 저쩌고)이러고 또 오늘은 시집식구 다 꼴보기 싫다며 일본행 티켓을 끊어달라네요.

아무리 여유로운 사람이라도 이런 말은 잘 못하지 않나요? 친자매끼리도??

이거 농담 아니고 진담으로 하는 말이예요.이 사람..

저 말끝마다 내가 나중에 돈줄께 정말 해주면 안돼?이러거든요.

그렇다고 지지리 궁상으로 사느냐..시댁도 굉장히 여유롭게 사시고 언니껀 아니지만 형부명의로 서울에 아파트 한채, 그 쪽 지방 부촌에 한채 있다고까지 했어요.

대신 형부가 공부를 하느라 벌이가 없을 뿐...그래도 골프도 하고 차도 끌고 다니고 좋은데 먹으러도 다니고 백화점 옷.신발만 사고 할 건 다 해요.

언니는 일주일에 한번 레슨을 나가구요.

오늘도 티켓 끊어달라는 말에 내가 그럴 능력있는 사람이면 좋겠다..하고 우회해서 말했더니.."에휴~"이런 반응.

나한테 그런 얘기를 왜 하냐고 나도 없이 산다고 그 말을 못해서...제가 더 스트레스를 받아요..

다 쓰고 보니 제가 급초라해지네요.

병원가서 검사했더니 갑상선 암일지도 모른다는 사람한테....그거 걱정보다 비행기티켓 끊어달라는 얘기듣고 과거 사건까지 다 생각하며 스트레스 받는 꼴이란;;;;

그냥 쌓였던거 다 쏟아놓고 싶었나봐요.

남한테 말 못했던거..친구들한테 친척욕하자니 내얼굴에 침뱉기고 가족에게 얘기하자니..그러게 그 집안이랑 상종말랬잖아..라는 말이 돌아올테고.

길기만 해서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나 계실지...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해외에서 속마음 터놓는 사람 한명 없이 오래 사회생활하다보니 제 성격이 많이 이상해진거 같아요.

모두 건강하세요..
IP : 125.102.xxx.3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선을 그으세요.
    '10.7.21 7:03 PM (112.154.xxx.221)

    그런 사람들 고마운거 몰라요. 누울자리 보고 발을 뻣을 뿐..
    거절하는 연습하시구요. 쪼달린다고 징징거리세요. 해줘버릇하면 습관됩니다. 한술 더떠서 이용하려해요. 사촌언니도 얌통머리 없지만 님도 참!! 외로우셔도 아닌건 아닌거랍니다.

  • 2. dprnrn
    '10.7.21 7:06 PM (112.156.xxx.173)

    원글님 이곳에 속풀이 하신거 잘한거에요.
    글도 한숨에 읽힐 정도로 잘 쓰시네요.
    사촌이라면 반 친형제나 다름없는데
    저렇게 철없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원글님은 한다고 하는데 그것마저도 몰라주는 센스하고는요..
    저도 갑상선이 안좋은데 갑상선은 원인이 없다고 해요. 거의다 스트레스지요.
    너무 속으로만 맺혀놓지 마시고 조곤조곤 이곳에 속풀이 하듯이 풀어내시고
    다 풀어버리세요. 건강도 좋아질거에요.

  • 3. ...
    '10.7.21 8:11 PM (121.136.xxx.195)

    어느 새 읽다보니 다 읽었네요. 긴 글 느낌 없이 술술 읽혀요. ^^::

    지금이라도 연을 끊으세요.

  • 4. ..
    '10.7.21 8:23 PM (110.11.xxx.38)

    님이 반대로 그 사촌언니 하듯 해보세요..
    나 아픈데 몸에 뭐가 뭐가 좋다드라 좀 보내달라...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비싼 물건중 하나 찝어서 너무 갖고 싶은데 사서 보내주면 안돼??
    나중에 내가 잘 벌면 갚을게 이렇게 해보세요..
    아마도 그럼 사촌이 먼저 연락을 끊겠지요??

  • 5. 순이엄마
    '10.7.21 8:46 PM (116.123.xxx.56)

    원글님이 제일 문제죠. 안그래요? 왜 질질 끌려다니세요? 제가 그랬는데 그래서 더 화가나는지 모르지만 바보 아니시면 그만 하세요. 그돈으로 부모님께 해 들이세요. 그 사람들 절대 고마워 하지도 그리고 당신에게 그렇게 하지 않아요.

  • 6. 윤리적소비
    '10.7.21 8:56 PM (125.176.xxx.187)

    원글님 정말 쌓이셨나봅니다.
    건강이 나빠지면 우울해지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데 괜찮게 사는 친척언니는 자기 투정만 부리고
    원글님 걱정은 전혀 없으니.. 속상한게 당연해요

    암의심판명만 받으신 상태라고 하셨는데 ... 정밀검진에서 별거 아닌걸로 진단나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 7. 중요한건 아니지만
    '10.7.22 1:48 AM (220.86.xxx.2)

    갑상선 암일지도 모른다는건 원글님이 아니라 사촌언니가 아닌지...
    나이가 드니 이해도가 떨어져서... T T

    원글님 집안에서도 상종못할 집안으로 낙인찍으셨다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시겠다고 계속 상종하시는지...
    점두개님 말씀처럼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비싼 물건 사서 보내달라고 해보세요.
    친언니라도 그정도면 인연 끊고 싶네요...

  • 8.
    '10.7.22 2:33 AM (124.61.xxx.78)

    남의 일 같지 않아 로그인해요. ^^
    전 사회에서 알게된 언니인데... 취미가 같아서 급친해진 경우예요.
    성격좋고 화통해서 완전 가족보다 친해지고 더 챙겨주게 됐는데...
    이 언니가 진짜 님의 사촌언니처럼 유아적이고 자기밖에 몰라요. OTL
    겪을수록 황당한걸 넘어서... 이건 정신적인 문제란 생각이 들 정도지요.
    아니, 내가 힘든 문제 상담하면 들은척도 안해요.
    그리고 말한마디 잘못하면 서운하단 소리 백번도 넘게 질리도록 하구요. 심한 욕하면서 연끊은 후배도 많아요. 제가 말리다가 뒤집어쓴 경우도 있고.
    나보다 잘살기는 열배, 스무배인데... 중고시장에 팔아도 남한테 거저 주는 법이 없어요. 전 내가 안쓰면 그냥 나줘주고 하는데... 맨날 그러지 말라고, 그럴거면 자기 달라고. ㅎㅎㅎ자기건 또 척척 잘 받아내요.
    솔직한게 아니라, 양심이 없는거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거리를 많이 두고 있어요. 그러니 편하네요.
    고마울줄 모르면 해주지 마세요. 그 사람 말대로 다 해줘도 뭐라고 꼭 한소리 하는 피곤한 스타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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