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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이 중요한것 같다는 밑의 글 읽고...제가 좋은 고등학교 나왔어요.

라라라 조회수 : 1,903
작성일 : 2010-06-23 09:23:36

밑에 글 읽고 제 경험 살짝 얘기해보려구요.

전 97학번이니까 이미 고등학교 졸업한지 10년이 넘었지만요...
그 때 수도권 한 도시의 가장 우수하다는 고등학교에 들어갔어요.

제 동기들은 대부분 중학교때 전교 10등안에 들던 아이들이 많았고
그 중 떨어져도 대부분 상위권 아이들이 진학을 했습니다.
저는 전교 10등안에 드는 우수한 학생은 아니었고 ㅎㅎ 전교 50등안에 드는 정도.

처음에 정말 적응이 안되더군요.
공부 엄청 시키고, 게다가 저희 학년이 역대 이 학교 입학생들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서 선생님들 의욕도 대단했구요.
0교시부터 미친듯 수업해서 1차 자율학습이 끝나면 10시, 2차 자율학습이 끝나면 밤 12시였어요.
1학년때부터 아이들이 경쟁심에 미친듯 공부하고 참..뭐랄까 재미나 훈훈한 친구사이 같은건 절대 느낄수 없는
삭막한 고등학교 시절이었죠.


그런데 너무 우수한 학생들이 많으니 지쳐가는 아이들이 보였고
그 사이에서도 희생자랄까, 낙오하는 아이들이 생기더라구요.
공부가 진절머리나서 때려치우고 겉돌고, 적응 못하는 아이들.
저도 책상에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하는건 못하는 성격이라
항상 성적은 중간정도 맴돌고 떨어질때도 있고 그랬어요.

그런데 정말 슬픈건 제 동기중에 1명은 스트레스를 못이겨 정신병원으로 들어갔고
무려 2명이 자살을 했다는겁니다.

항상 같은 스쿨버스타던 친구가 어느날 타보니 어젯밤에 죽었다더라, 하는 말을 듣는 그 느낌.
정말 지금도 그 친구 2명 다 얼굴이 생생하거든요.

그렇게 빡쎄게 공부시키는 학교에서는 이기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아마 밑에 글 쓰신분이 얘기한 서울대간 학생은 그래도 공부 잘하는 학교에서 잘 적응해서 서울대 간것 같네요.
그냥 제 고등학교때 생각이나서 글 써봤어요.
아직 아이가 없어서 제가 자녀교육에 관한 이러저러한 입장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교육법, 자기에게 맞는 학교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IP : 112.154.xxx.2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6.23 9:31 AM (125.139.xxx.10)

    제 남편 지방에서 서울대 제일 많이 들어갔던 학교 다녔어요(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전국 뉴스에도 나오고 그랬지요. 남편도 서울대 들어갔구요
    고등학교 동창들 중 전교 1등 자살, 문과 1등 자살, 이과 1등 의문의 죽음... 그리고 최근에
    이름만 대도 알만한 이도 자살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미쳤습니다. 미쳤다구요

  • 2. 저도
    '10.6.23 9:32 AM (61.82.xxx.54)

    중고생때 그런 경험 있어요...
    중3땐 새벽에 영어학원 수업듣고 등교했어요....
    안그럼 친구들보다 점수 안나올까 불안했거든요.....
    그나마 전 고생하시는 엄마를 보며 그시절을 버텼지만(울아빠 9남매의 외아들....)
    험한 생각하는 친구들 많이 봤어요.....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 다니고 했지만 별다른 행복이런거 없더만요....
    아직 초등생이지만 전 울아이들 그리 키우진 않아요....
    학원도 싫은걸 억지로 보내지도 않구요.....

  • 3. 저도
    '10.6.23 9:36 AM (152.149.xxx.1)

    외고나와서 실패한 경우이긴 한데요, 들어갈 때 성적이 전교 30등 정도였는데 나올 때 성적은 300등도 안되었으니 말이죠. 암튼 너무 잘하는 아이들이 많고 말씀하신 삭막한 환경에 질려 고등내내 공부 죽어라 안하다 재수를 했는데, 그래도 서울시내 주요대학은 갔어요. 근데 중학 동창 중 여고간 애들은 전교 몇 등 씩 했는데도 그냥 중하위권 대학에 갔어요. 물론 제 개인의 경험이긴 하지만 어쨌건 결과적으로 좋은 고등 = 좋은 대학으로 연결되는 확률이 나쁜 고등 = 좋은 대학보다는 훨씬 훨씬 높은 것 같습니다. 다른 불우한 케이스들은 극단적인 경우같구요...

  • 4. ..
    '10.6.23 9:37 AM (112.160.xxx.52)

    나름인거 같아요.
    전 고등학교 시험쳐서 들어갔고...저희도 수업시작전에 2시간 보충, 수업끝나고 2시간 보충, 그리고 자율학습 10시 반까지 마치고 나오면 교문앞에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집이 가까운 아이들은 12시까지 선생님이 쫓아낼때까지 남아서 공부했어요.
    일요일 빼고 빨간날은 당연히 학교 나와서 자습하는 날이었고..방학때도 진도 나가서 2학년이면 3학년 과정까지 끝냈어요. 3학년은 진로에 따라 심화

    당연히 쉬는 시간에 떠드는 것 없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화장실 다녀온 후에는 의자에 앉아서 책보는 분위기..
    수업도 자신의 선택과목이 아니면 나가서 다른 공부해도 됐고 화장실은 말없이 조용히 뒷문으로 나가면 되는 거였고..

    그렇지만 점심시간엔 도시락 들고 잔디밭에 나가서 함께 먹기도 했고 운동장이며 체육관에서 베드민턴도 쳤구요. 음악, 미술, 무용, 체육 실기까지 꼬박꼬박 다 했고 지역행사에도 참여했구요. 봄엔 체육대회 가을엔 축제도 있었어요.

    공휴일날 등교해서 자습해야 한다지만
    우린 담임선생님이랑 외부에서 따로 모여서 소풍 가 버리기도 했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담임선생님이랑 정원에 모여서 놀기도 했고..
    만우절같은 날은 온 학교가 뒤집어지도록 장난도 쳤어요.

    지역고등학교고 공립인데 지역에선 그 학교출신이라면 다시 생각해 줍니다.
    지금 생각하면 학력때문이 아니라 저런 교육방식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학교에 몇명을 보내는가가 중요하다면 학교가 아니라 학원을 선택해야겠죠.
    학교를 선택할땐 그 학교의 전통과 교육방식, 그리고 학교의 분위기를 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5. 항상
    '10.6.23 9:59 AM (220.90.xxx.223)

    어느 선택이나 어두운 면이 있기 마련이죠.
    확실히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건 정말 중요한 듯해요.
    아이가 다행히 적응 잘하고 옆에 애들이 잘하면 더 자기가 잘하려고 악착같은 면이 있다면
    다행인데 대부분 애들은 참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냥 학군은 아주 좋은 곳까진 아니어도 애들 분위기 사납지 않고 최소한 공부 하고 싶은
    애들이 옆 날라리 같은 친구들 눈치보면서 학교 생활하지 않는 곳이면 별 문제 없다고 봅니다.
    그 정도만 분위기 유지해주고 기본적인 선생님들 열기만 있으면 공부 잘하는 애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앞가림 잘 하더라고요.
    문제는 학군이 절대적인 조건이라도 된냥 기어이 학군타령해대다 애들 잡는 경우도 봐와서 학군이 다가 아니란 글도 보이는 거겠죠.
    분명 학교 분위기, 애들 분위기가 존재하긴 해요.
    어떤 학교는 진짜 애들 분위기 개판이고 수업수준도 허섭쓰레기 수준.
    공부욕심있는 경우 저런 곳만 가려도 큰 지장없어요.

    그리고 밑에 글은 더 멀리 내다본 경우겠지만,
    그동안 봐온 경우를 보면 공부 잘하는 애들중 집안 특별히 좋고 아주 특출난 상위 몇 프로 빼고는 공부좀 못해도 자기 재주 하나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애들이 나중에 보면 삶의 질이
    높은 경우가 많았어요.
    같은 서울대라도 의대계열같은 전문직종으로 직장을 잡을 확률이 크지 않으면, 그외의 과경우는 취업문에서 비슷하게 힘들어하더군요.
    전문대졸인 친구가 명문대 졸업한 친구보다 자기가 가진 재주를 살리더니 지금은 고졸 친구가 훨씬 잘 나가고 수입도 더 높고, 저런 경우를 꽤 봐요.
    소위 엘리트 코스 밟은 애들도 집에서 받쳐주지 못하면 최대한 올라간 게 대기업 스펙으로 머물다 여자는 나이 30만되도 퇴사 압력 받고. 남자도 40가까워지면 그렇잖아요.
    재주 가진 친구는 자기 재주로 정년 걱정없이 즐겁게 일하고 있고.
    그래선지 그런 타입들은 설사 당장 눈앞에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쉽게 포기 안 하고
    자신감 같은 게 항상 보이더라고요.
    요새 같으면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자기 재주 가지고 태어난 애들이 복받았구나 싶어요.
    모든 사람들이 다 특정 재주 가지고 태어난 것도 아니니까요.
    의외로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남보다는 더 잘하는지 모르는 사람들 태반이에요.
    그러다보니 학생때는 주로 공부에 치중하는 수밖에 없을 테고요.
    아무래도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을 가면 그 반대보다는 선택권이 넓어지는 건 사실이니까요.
    근데 어릴때라도 이미 자기가 남보다 더 잘하는 게 뭔지 아는 애들은 확실히 달라요.
    내가 남들에 비해 좀더 뭘 잘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고,
    그걸 제대로 살리는 것도 참 복이다 싶은 거죠.

  • 6. ....
    '10.6.23 10:00 AM (221.139.xxx.247)

    그냥 분위기는 중요하다고 보는데...

    제 지인중에...
    정말 신기하게 서울대, 부산 해양대 이렇게 나온 사람이 있는데...
    서울대 출신은 솔직히 객관적으로 봤을땐 서울대 이름값을 진짜 못했구요..(서울대 나와서 그 일 한다고 하면. 다들 다 놀래요.. 결국엔 자기 앞길을 스스로 못 열었고... 부모도움으로 밥 먹고 사니까요...)
    부산대 해양대는 오히려 더 좋은 조건으로 스스로 앞길 열어서 열심히 살아요...
    경제적인것도 좋구요....

    다 사람 나름이지 싶어요...
    정말..

  • 7. 센 학교 다니던
    '10.6.23 10:21 AM (118.33.xxx.56)

    기가 약한 우리 딸
    자기로서는 죽어라 했는데 내신 안나오니 슬그머니 포기해버리더군요.ㅜㅜ
    결국 다른 길(영어)을 뚫어서 웬만한 대학 가기는 했지만
    큰일날 뻔 했지요.
    잘하는 아이는 잘하는 학교에서 더 독하게 해서 더 성장할 수 있지만,
    우리 아이처럼 약한 아이는 맥못추고 그냥 쳐져 버려요.

  • 8. ..
    '10.6.23 11:16 AM (99.226.xxx.161)

    저도 97학번.. 공부를 열심히 하지않았지만서도..
    그 분위기.. 공부안하면 인간취급..못당할거라는 선생들의 쇠뇌...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네요..

    외국에서 살고있습니다만..
    우리딸.. 또는 주변 십대를 보면서..
    아 나도 이렇게 학창생활 했으면 .. 나 공부 진짜 잘했을텐데....^^
    이런생각 너무 많이 들어요.
    우리 딸이 부러워요.. 이런환경에서 자라나는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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