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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부동산에서 진상 엄청 부린 걸까요...? 좀 봐주세요

힘들다 조회수 : 2,466
작성일 : 2010-05-22 22:21:18
17평 아파트 월세를 살게 됐어요.
15년 된 오래된 아파트고. 입주 후 한 번도 집수리를 안한지라 집안 꼴은 엉망진창.
월세를 5만원 올려 주고, 도배-장판-싱크대-기타 잔수리를 부탁드렸어요. 집주인도 OK.
기타 잔수리 중에는 오늘의 핵심 사건 요인인 '칠' 이 있었죠.

집에 가 보니 꼴은 정말 눈뜨고 못볼 상태지만 뭐 그렇다 치고.
'칠'에 사단이 나 있었어요.
칠을 문틀만 엉망으로 비뚤비뚤 거칠거칠 울퉁불퉁 해 놓곤,
문짝 자체는 칠을 안해놔서 색이 안 맞는 거에요. 게다가 문틀 페인트 방울이 문짝에 튀어
문이 엉망이 되어 있었지요.

그래서 부동산에서 중개인에게 이를 어쩌냐고 집에 가서 보시라고 했어요.

(저희는 미리 잔금 납입 완료하고 입주는 다음주 초에요.
저희가 잔금(보증금) 준 것으로 집주인이 집수리 하겠다 해서 돈 먼저 줬어요)

중개인이 집을 보더니 자기가 봐도 너무 상황이 안 좋다는 걸 인정하고
집주인한테 전화해서 칠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요. 이게 모냐고. 문짝도 칠해줘야겠다고.
그랬더니 집주인이 길길이 날뛰며 못하겠다고 하는거에요.
통상적으로 다른 얘기 없으면, 부동산 계약에서 '칠'이란 문틀만 의미하는 거라나요.
저는 집주인과 중개인이 전화 하는 것을 듣고 있었고요.

소득없이 전화통화가 끝난 후, 저는 중개인한테 정색하고 화를 냈지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집주인 전화 내게 바꿔라. 월세 5만원 씩 더내는 건 장난이냐...
버럭버럭.. 했어요.
제 속셈은 집주인이 문칠을 다시 해주게 하거나, 아니면 저랑 반반 내서 문칠 하는 거였죠.
칠 자체는 돈이 얼마 안들지만 인건비가 비싸니까요.
집주인(의 대리인 부동산) 측에서 '마트 가서 DIY 페인트칠 키트 사다가 문칠 직접 하시라 해라'
이렇게 말한 것을 건너 듣기도 해서 저는 진짜 화가 많이 나 있었어요.
월세 살겠단 입장에서, 집 상태도 극악한데, 돈 더 주고 들어올 땐 수리가 되어 있길 바라는 거였으니...

결국 중간에서 중개인이 덤테기를 썼어요.
집주인도 팍팍하고 저도 화를 내니 그냥 자기가 문 칠을 해주겠다고요.
집 상태나 '칠'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중간에서 확인하지 않은 자기 잘못도 있다면서요.
그러니 급작스레 미안해지는거에요, 제가.
전 집주인이 해주거나 최소한 저랑 집주인이 반반으로 처리해야 될 문제라 생각했는데
중개인이 자기가 해줄테니 양쪽 모두 화 푸시라 하는 게 너무 미안해졌죠.

물론, 머리로는 알아요.
이런 미묘한 상황을 중재하고 또 때로 손해도 감수해야 하는 게 중개인의 업무이고
문제 있으면 중재하는 힘든 역할 하시라고 제가 중개비용을 기꺼이 지불한 거라고요.
하지만 심정적으로는 엄청 미안하더라구요. 진상 피운 것이 부끄럽고요.
이 아파트 살 동안은 오며가며 거의 매일 볼 얼굴이라 더 마음이 안좋기도 하고요.

제가 부동산에서 오늘 진상 많이 부린 걸까요?
또, 부동산 중개인에게 제가 사과를 하거나 뭔가 물질적 위로 선물을 해야 할지요...
또, 부동산 계약서상 '칠'이란 건 그렇게 문틀 칠만 해주는거지 문까지 고쳐주는 건 아닌가요?

계약당일 집주인이랑 중개인한테 수제 케이크 한 통씩 사다가 안기면서
좋은 인연 맺어 고맙다고, 집 잘 고쳐주시고 저희도 잘 살겠다고 인사까지 했는데
진짜 입맛 씁쓸하네요..
저 경우없이 군건지 좀 말씀좀 해주세요...
IP : 61.83.xxx.15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5.22 10:26 PM (115.86.xxx.75)

    아뇨- 집 주인이 진상짓한 거예요.
    중개업자 분도 좀 난감하시긴 했겠지만, 원글님도 마음 푸세요.

  • 2. 맞아요
    '10.5.22 10:29 PM (59.7.xxx.70)

    집주인이 맘에 없는 수리를 한거네요..생색내기, 우기기, 결국 중개업자니까 자기도 수수료 받은거니까 중개인도 그런거겠죠....수리도 집주인이 한건가봐요? 삐뚤뺴뚤 한거보니까.

    칠은 생각보다 쉬워요..전 집 가끔 혼자 페인트칠하는데...

  • 3. ...
    '10.5.22 10:33 PM (119.64.xxx.151)

    원글님이 큰 잘못한 것은 없어 보여요.
    굳이 따지자면 진상짓은 집주인이 한 거지요...

    저도 전세 재계약할 때 겪은 일인데...
    저희 집주인이 저희 아파트에 집이 2채라 저와 다른 사람과 같은 날 재계약을 하는데...
    그 다른 세입자가 정말 완전 진상이었거든요.
    주인에게 쌍욕도 불사... 별 것도 아닌 일로...
    중개인도 자기가 중개업 30년 했지만 저런 사람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전세 재계약하고 수고비를 줘야 하는데...
    그 세입자가 얼마냐고 물으니까 중개인이 당신한테는 안 받아~ 이러더라구요.

    사람 상대하면 별별 사람 다 보게 되고 또 그런 직업의 가장 어려운 면이겠지요.

  • 4. 원글이
    '10.5.22 10:34 PM (61.83.xxx.159)

    말씀 고맙습니다........ 윗분들, 정말 척~ 하면 척~! 이네요 ㅠ.ㅠ
    집 잔금 치르고 한 4-5일 비어있는 터라 집을 오며가며 수시로 드나들었는데요.
    (치수도 재고, 가구 놓을 구상도 하느라)
    집 문틀이 하루에 한쪽씩 칠해져 있는 거에요. 밤에 마치 누가 와서 칠해놓고 가는 것처럼...
    그리고 문틀 칠도 눈으로 보기에 아예 '두께'가 달라보일정도로 울퉁불퉁, 어색하고요.
    그래서 농담삼아 '이거 집주인이 밤에 칠하는거 아냐? 우렁각시냐?' 하고 말했는데...

    오늘 중개인이 보고도 첫마디가 '집주인이 셀프로 수리하나 보네요. 엉망이네...'
    휴....
    중개인이 전화하면서 슬쩍 '사장님이 직접 칠하시나바요?' 하고 물어보니
    무슨 소리요, 60만원 주고 사람 사서 칠한거요, 라며 덥석 화내더라구요. 집주인이. 흑흑.

    위로 말씀 감사합니다... 손재주도 징하게 없어서 직접 칠도 못하는 저는 그저 눈물 뿐 ㅜㅜ

  • 5. 흠...
    '10.5.22 11:05 PM (219.255.xxx.240)

    잘은 몰겠지만서도요
    님께서 그리 진상까지는 아닌것같은데요..
    세입자로서 당연히 요구할수있는 사항인거같아요..
    월세를 5마넌씩이나 더 올려서 내고 들어가시는 입장이시자나요.

  • 6. ...
    '10.5.23 9:31 AM (58.234.xxx.17)

    집주인 한테 칠하는 사람 연락처 달라고 하세요 60만원 받고 일을 그따위로 하냐고
    따진다하고 마지막에 주인이 보고 확인하게 하세요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이니 꼭 증거사진 남겨놓구요
    나중에 집 뺄 때 뭔 소리를 할 사람인지 모를 정도네요

  • 7. 근데
    '10.5.23 11:45 AM (211.187.xxx.39)

    반대 입장에서 1년에 월세 60만원 더 받고,
    "도배-장판-싱크대-기타 잔수리를 "라는데,
    도배, 장판 비용만 60은 나올거예요.
    집주인 입장에서는 별 남는 장사가 아니니,
    저렴하게 할 생각이었을 거 같네요.

    계약서에 문칠이라고 안썼다면 양쪽 잘못이지요.
    집주인이 좀 까탉스럽긴 하지만 완전 진상은 아닌 거 같네요.

    그래도 좋은 중개인 만나신 거 같습니다.
    좋은 기분으로 이사가세요.
    좋은 일만 가득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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