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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는 게 뭐길래/밥물 후 변화된 것들
어릴 적부터 유달리 먹는 것 챙기시는 외할머니와 어머니
먹는 걸로는 어느나라 공주못지 않게 먹고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늘 제철 재료 좋다는 것 공수해서 냉동고에 얼려두고 녹차도 매년 4월이면
열통씩 사다두고 고추가루며 소금이며 제일로 좋다는 것들 사다 쟁겨두고 쓰고
생선이나 해물도 한번씩 먹을 거 냉동실에 보관해두고 고기도 지방에 있는 정육점에서 공수해다가 먹고 살았죠.
비교적 넓은 주방인데도 온갖 세계 식재료들 향신료 파스타같은 면들 거기다 온갖 주방도구들로
더 넓은 주방을 갖고 싶다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어요.
절대 자랑글은 아니구요.
김장도 달랑 두식구인데 삼십포기씩 혼자 다 하고 청국장도 떨어질 일 없이 만들어 두고
게철에는 간장게장도 담아다 먹어야 하고 그러다가 임신을 해서 애를 낳으러 가는데
그 와중에서 남편 도시락을 덮밥 종류로 세개를 싸서 갔네요.
남편은 보통 하루 한끼를 먹지요. 아침에 찌개 종류 하나에 볶음 요리나 야채요리 두세가지 바로 준비해서 하고
늘 새밥을 해서 먹어야 한다고 살았어요.
주말에는 삼시세끼 별식을 만드느라 또 베이킹까지 하니 손에 물이 마를 일이 없었네요.
오남매 장남 며느리다 보니 또 생신이나 명절에는 그 대식구 음식하느라 애기 업고도 척척했습니다.
사실 지금 애기가 돌이 안되었으니 혼자서 애보면서 먹는 거 신경쓰느라 피로가 많이 쌓였을 때
여기서 밥물다이어트 글을 보고 저도 책을 사서 봤어요.
책을 보니, 뭐랄까 좀 사이비 종교 같은 냄새도 나고 창시자분이 밥물에 대한 믿음이 강하신지 어쩐지
커뮤니티를 봐도 제대로 하려면 정말 먹는 즐거움을 완전히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데
그 즐거움을 잊고 산다는 것 자체가 더 스트레스가 되어 더 빨리 죽겠다 라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어쨌든 저와 남편은 12월 말에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인 것만 지키자는 생각에 했는데
평소 장이 안좋던 우리 둘다 헛트림이 없어지고 몸이 가벼워지더라구요.
일단 더부룩한게 없어져서 짜증도 덜 나구요.
또 밥물을 지키려면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나름 열심히 지켜가며 하고 있어요.
이걸 하면서 어느덧 먹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어졌어요. 식사는 아주 간소화 되었구요.
식비가 엄청 줄었어요. 설거지도 많이 줄었고. 돌이켜보니 제가 먹는 것에 대해서 강박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매일 맛있는 거 해먹으니 돈은 많이 쓰지 배는 나오지 소화는 안되지 치울 것은 많지. 오늘 아침에는 김장김치 한포기에 꽁치통조림하나에 씨래기 넣고 자작자작 지져서 불에 살짝 구운 김에 식사를 했네요.
남편에게 밥상을 보라면서.. 너무 심하지 않아?
이랬더니.. 나는 좋은데 라고 하네요.
좀 덜 먹으니 소소하게 만든 음식도 맛나고 물시간에 물이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네요.
어찌되었던 먹는 것에 대한 과욕, 식탐을 좀 내려놓게 되니 여러모로 편안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요리는 계속되겠죠. 간소한 밥상이지만 영양있고 맛있는 그런 소박한 요리로요.
저번에 밥물 일기 올려 주신 분께 감사드려요.
1. 그건 그래요
'10.1.14 1:56 PM (180.69.xxx.183)먹는것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줄어들었을뿐더러
먹고 싶다는 욕구도 없어졌어요.
보통 입맛이 없을때를 생각해보면
입은 쓴데, 배는 고프면서, 먹고 싶지 않고, 뭐 그렇던데
밥물을 하면서는
배도 별로 안고프고, 입맛도 없고..그렇게 되더군요.
몸이 가뿐히지는 느낌 !!!2. 음....
'10.1.14 2:20 PM (211.178.xxx.124)저도 해볼까봐요. 음식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귀절이 맘에 쏙... 저도 그런 날이 올까요 ㅠ.ㅠ
3. 부라보
'10.1.14 9:55 PM (124.5.xxx.149)꽁치랑 씨래기 넣고 끓인 김치찌개에 구운 김..
넘 잘하고 계시네요. ^^
밥물을 하면 먹는 낙이 없어진다고들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고
오히려 바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간소한 음식으로도 남들 부페서 먹는 듯한 기쁨을 느끼게 되지요.
나름 여기서 밥물에 대한 질문에 답글도 많이 올리고
저번에 충고 한말씀도 드리고 한 사람으로서
보람을 느끼네요. ^^4. 밥물
'10.1.16 1:40 AM (110.10.xxx.207)저 밥물일기 쓰던 사람 중 한명인데요.
ㅋㅋ 제가 쓴 글인줄 알았어요.
책 읽어보니 사이비 종교 냄새난다는것도 그렇고 그동안 음식에대한 욕심이 지나쳤다는것..
그리고 식비 줄어들고 ...하여튼...
조만간 그동안의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밥물일기를 또 올리려고합니다.5. ㅎㅎㅎ
'10.1.16 3:28 PM (121.182.xxx.237)먹는거에 목숨 안 걸게 되는건 맞는것같아요 ㅎㅎ
많이 먹게되면 물 먹는 시간까지 힘드니까 덜 먹게 되고
물 먹는 시간에 커피 한잔 마시는거 너무 맛나고 (예전에는 그저 습관처럼, 그저 접대용으로다)
밥을 마르게 먹을려고 노력하니 싱겁게 먹게 되고
맵고 짜게 먹는거 좋아했는데 지금은 심심하게 먹게 되네요
그리고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은게 많은 사람이였는데
지금은
그냥
밥시간에 밥 먹고
그냥
물시간에 고맙수(水) 먹고
먹는거에 그냥 덤덤해지네요
왠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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