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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교통 사고를 당했습니다.

아들과 연인 조회수 : 5,487
작성일 : 2009-12-08 10:53:18
나의 꿈, 나의 희망, 나의 아들아.

오늘로 이틀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 너를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기다린다.



엄마 아들이 어느덧 혈기 왕성한 청년으로 자라 엄마 간섭이 부담스럽게 되었구나.

엄마가 학창 시절 읽었던 소설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새는 알을 까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하나의 세계를 창조 하려는 자는 또 하나의 세계를 파괴한다.“



그런데 성주야..

너만의 세계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 하단다.

날개가 아직 자라지도 않은 새는 추락을 면할 수 없단다

넌 언제나 엄마의 기쁨 이었고 삶의 목표였지.


엄마가 기자 회견이라도 하고 싶을 만큼 자랑스러운 적이 있었는데 19년 전 너를 낳고서였다.

세상에서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이룬거 같아서 목에 힘 빳빳이 주고 으스대며 병동을 걸었던 일이 생각난다.

무슨 일이냐 물어 봐주지 않는 사람들이 서운할 만큼 철없던 엄마에게 너는 신비였고 경이로움 자체 였단다.


입김만 닿아도 생채기가 날 것 같아 맑고 투명한 네 살갖을 만지지도 못했고, 우주의 신비를 닮은 너의 까만 눈빛

은 엄마에게 소중한 것의 두려움을 알게 했단다.

...............................................사춘기 접어든 네가 엄마에게 반항하고,

엄마를 속이고 오토바이 타는 것을 결국 말리지 못하면서 너무나 많은 혼란과 자괴감에 빠져든다.



어느 날 오토바이를 타고 차를 피하려다 다친 너를 보고 엄마가 할 수 있었던 건 너의 안전을 비는 기도가 부족 했다는 자책 이었지.

엄마는 매일 오토바이 타고 가는 너를 두고 기도한다.

“하나님. 내 아들을 눈동자 같이 보살피시고,

앞에 놓인 위험은 거둬 내시며

주님 손 안에서 안전한 곳으로 내려 주소서.“

엄마는 마치 멈추지 않는 롤로코스터를 탄 것 같구나.

엄마는 이제 두 발로 땅을 딛고 싶단다.


아들아, 인생이란 그런가보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네 마음에 부딪치는 격동을 엄마가 막아줄 수는 없더구나.

네가 사춘기를 처음 겪듯이,

엄마도 사춘기 아들을 처음 길러본단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있을 뿐 어떤 길을 가든 처음 가는 길,

그런게 인생인가보다.

네가 엄마를 조금만 이해 해주면 안되겠니?



이제 학기말 시험만 끝나면 졸업인데  오토바이 타는 네가 불안해서 다혈질인 엄마가 너 같은 자식 필요 없다고

나가라고 말하고 말았구나.
  
엄마도 자격증이 있다면 나는 영원히 엄마는 되지 못 했을것 같다.

사랑하는 아들 성주야.

오늘 바람이 불고 낙엽이 흩날리는구나.

길바닥에 융단 처럼 은행잎이 깔려 있다.

너 없는 집에서 스산한 가을 바람 소리는 나의 마음을 아프게 마음을 후비고,
원망하는 너의 눈망울이 밤 이면 나의 잠을 할퀴고 있다.


성주야.

내일부터 추워져 영하의 날씨까지 내려간다던데,

엄마의 마음은 오늘 벌써 겨울이란다.

돌아오려므나.

나의 사랑하는 아들 성주야.



엄마는 오늘 밤도 바람 부는 소리에 가슴을 허물어가며

너를 기다린다.




                                                                                    
                                                                               2009. 10. 29. 못난 엄마가.


아들에게 편지를 쓴 그 날 아들이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들은 불법으로 좌회전 하던 차에 받혀 전치 16주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여기 저기 부러져 너덜거리는 다리를 하고 아들이 말 했습니다.

"엄마 나는 폭주족도 아니고, 아무리 오토바이가 위험하다 해도 나만 신호 잘 지키면 괜찮을 줄 알았어."

너무도 혹독한 댓가를 치루고 아들은 오토바이를 타지 않겠다고 다짐 합니다.


아들은 어려서부터 기계를 잘 만졌습니다.

그래서 아빠 차가 고장나도 잘 고치고 집안에 물건도 잘 고쳤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하면서는 오토바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기술을 익혔습니다.

1,2 학년때에는 장학금을 탔고 3 학년 때에는 알바로 학비와 용돈을 벌어야 했던 우리는 워킹푸어 가족 입니다.

세상은 그런 아들과 내게 참으로 냉혹하게 느껴 집니다.

아들이 죽거나 식물 인간 될 줄 알았다던 경찰은 가해자를 자기 차에 태우고 와서 채혈을 해서 음주 측정을 하겠다고 합니다.

음주 측정 하려면 굳이 채혈 하지 않아도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불어만 봐도 알 것 입니다.

내 말은 들은 어떤 사람이 무릎을 칩니다.

젊은 애와 오토바이를 연관해서 나쁘게 인식하고 있구나 라고....

그 후 나는 많은 부분 조사에서 배제 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저는 지금 병원 침상 옆에서 이 글을 씁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이런 일로 억울한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또한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아들을 나쁜 청년으로 몰아가는 비릿한 분위기가  내게는 너무

힘 들어서 엄마들의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IP : 125.146.xxx.10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2.8 10:59 AM (220.120.xxx.54)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아드님이 얼른 완쾌하길...그리고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게 되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 2. 같은 엄마로서
    '09.12.8 10:59 AM (221.151.xxx.105)

    힘드시죠
    아드님도 이번일로 세상보는 눈이 달라질겁니다
    가르칠려 들려하면 더욱 내 생각한바대로 안되고 어긋나더라구요
    저두 자식이었고 이제 자식을 둔 어미가 되었고 이제 아들도 자식을 둔 부모가 될건데두요
    그렇게 세상은 돌아가는것인데 ...
    잘 모르더라구요
    알면 그댄 늦더라구요 ...

  • 3. .
    '09.12.8 11:02 AM (210.219.xxx.76)

    마음을 다스릴 줄 아시는 훌륭하신 분이라 느껴집니다.
    분명 아드님도 좋은 어른으로 자라날 겁니다.
    씻은 듯이 완쾌하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 4. ㅜㅡㅜ
    '09.12.8 11:06 AM (124.49.xxx.214)

    맘이 아프네요... 씻은듯이 잘 낫길 바래요. 어머니도 눈물 거두시고 웃게 되시길 바랍니다....

  • 5. 엄마 마음
    '09.12.8 11:08 AM (122.32.xxx.57)

    많은 엄마들이 늘 염려하던 일이 현실로 왔군요.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며 아드님의 쾌유를 빌겠습니다.
    얼마나 놀라고 마음 아프셨을까요~
    아이 말대로 나만 잘 지키면 될 줄 알았을 텐데~
    세상이 우리 아이들을 가만 놔두지 않아 마음이 아픕니다.

  • 6. 불행중다행
    '09.12.8 11:29 AM (125.187.xxx.175)

    저희 친정오빠도 십대는 아니었지만 20대 때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어요.
    엄마 아빠가 아무리 말리셔도 안전하게 다니니 염려말라 했었죠.
    그러다 어느날 밤 오빠가 다쳐서 병원에 있다고 전화가 왔어요.
    오빠 목소리였고 차분해서 많이 안 다친 줄 알았어요.
    가서 보니 팔이 부러지고 여기저기 피부가 심하세 패여 있었어요.
    나중에 수술을 해야 했었죠.
    나중에 오토바이 찾으러 갔더니 이거 탄 사람 죽지 않았냐고 깜짝 놀라더래요.
    여러가지 사고 뒷처리 또한 오랜 시간 골치아프고 힘들었어요.
    정황상 오빠의 잘못이 아니었지만 상대방이 택시 운전사이고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후줄근한 옷차림의 청년(오빠가 외모나 멋내기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 억울한 점이 많았죠.

    오빠는 그 이후로 오토바이를 타지 않았답니다.
    크지 않은 사고에도 목숨이 오갈 수 있는 위험한 교통수단이고
    혼자 교통법규 지키며 다닌다 해서 사고가 안 일어나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나봐요.

    아드님도 많이 다치시기는 했지만
    더 위험한 경우 당하기 전에 크게 깨달은 바가 있을 거에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믿음직하고
    부모님 마음 헤아릴 줄 아는 아드님으로 돌아오시리라 믿어요.

  • 7. 음주운전
    '09.12.8 11:35 AM (112.151.xxx.72)

    특정범죄 가중처벌죄목에 해당되지 않나요?
    아드님은 분명 면허소지자이고 신호를 지켰고...
    그 못된 음주운전자는 불법 유턴까지 반드시 엄중처벌 되야 합니다...
    음주운전만으로도 죄목이 큰데 ...

    엄마가 된 저도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아드님도 어머님도 빨리 쾌차 하시길 바랄께요

  • 8. 기도합니다.
    '09.12.8 11:55 AM (113.10.xxx.24)

    아드님의 쾌차를 기도합니다.

  • 9. 글을 읽으니
    '09.12.8 12:17 PM (116.39.xxx.250)

    자식을 둔 엄마의 마음은 누구나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저려옵니다.
    힘내시고 아드님 잘 보살펴주세요. 아드님 몸이 다 나을때면 마음과 생각이 부쩍 성장해서 엄마에게 또 다른 기쁨을 줄겁니다.

  • 10. 우선.
    '09.12.8 1:08 PM (125.176.xxx.47)

    아드님이 기적같이 회복하길 제가 믿는 그분에게 기도합니다.
    등교길에 고등학생이었던 제 아들도 좌회전하던 차에 치였지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그 아이를 보고 전 이 세상에 그보다 더 처참한
    일은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3년만에 후유증딛고 거의 겉으로는
    다 나았습니다. 제 아이같이 기적같이 낫게되길 기원합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아이에게 좋은 말해주세요. 제마음이 다 시립니다.

  • 11. 전치
    '09.12.8 1:28 PM (110.15.xxx.21)

    16주라니 4개월 정도 치료 받아야 겠네요ㅜㅜ
    이 계기로 아드님이 더욱 성숙해지길 빕니다
    간호하는 동안 아드님과 관계회복하시길 바라고
    빨리 완쾌되길 또, 빕니다.

  • 12. 에고
    '09.12.8 2:34 PM (125.177.xxx.178)

    아드님 깨끗이 완쾌되시길 바랄게요..
    저도 아들 키우는 입장이라 이런 글 그냥 못지나치겠네요.

  • 13. 이제
    '09.12.8 4:17 PM (211.55.xxx.30)

    오토바이 안 탄다고 했다니 불행 중 다행이네요.
    제 조카도 두 번 사고 당하고 지금은 군대에 가 있어요.
    엄마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저도 가슴이 아픕니다.
    완쾌를 빕니다.

  • 14. 지나다
    '09.12.8 11:44 PM (211.41.xxx.226)

    초등학교 동창인데.. 키도 크고 영화배우같이 생긴 아이였는데
    재수해서 연대 들어가고 2학년때 오토바이 타다가 교통사고로 죽었어요
    오토바이가 넘어졌는데 그 뒤에 트럭이 오고있다가 못봤대요
    오후에 사고나고 그날 저녁에 죽었대요
    병원에서는 수혈하는거밖에 할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데..

    오토바이는 정말 타면 안돼요.. 아이들 절대 못타게 하세요..

  • 15. 부디
    '09.12.9 12:45 AM (125.176.xxx.2)

    완쾌를 빕니다. 제 맘 가득담아서요.

  • 16. 해남사는 농부
    '09.12.9 7:34 AM (211.223.xxx.228)

    음주운전에 불법죄회전이라면 신호위반인데
    혹시 친인척이나 주위에 변호사나
    법을 잘 아는 분이 계시면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아니면 도로교통법과 자동차사고처리특례법 등
    자동차사고 관련법을 공부하시어
    사건을 맡아 처리하는 경찰에게 일일이 따지시는 것이 좋습니다.
    원만한 처리기 될 때 까지는 절대 합의를 하지 마시고
    담당경찰의 처리가 미덥지 못할 때는
    지방경찰청이나 경찰청에
    탄원서나 진정서를 제출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의 보험가입 여부는 확인을 하셨나요?
    합의보다는 소송을 하시는 쪽이
    마무리에 도움이 되실 것 입니다.
    이왕 사고는 일어난 것이고
    부디 사고처리가 잘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 17. 제..남동생도..
    '09.12.9 9:02 AM (180.64.xxx.201)

    고등학교때 가출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지요..딱 님의 아드님 나이때네요..동생도 오토바이..사고가 나서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2-3달은 병원에 누워있다가 퇴원해서는 검정고시 공부하고 대학도 국립대 졸업했어요.
    그리고 어떤 직업을택했는지 아세요?공무원이랍니다..
    무엇보다 얽매이는거 싫어하고 자유롭던 녀석이 하겠다고 마음먹으니 다 하더라구요..
    지금은 오토바이근처에만 가도 다쳤던 쪽 다리가 덜덜 떨릴정도로 겁난다고 하데요..
    님 아드님도 어서 완쾌하시기 바래요.
    딱 제동생얘기라 좀 끄적여봤어요///

  • 18. busybee
    '09.12.9 9:42 AM (211.109.xxx.9)

    넘 걱정마세요.. 곧 완쾌해서 즐거운날이 올거랍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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