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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었던 일

입방정 조회수 : 1,119
작성일 : 2009-11-07 18:39:41
오늘 자전거타고 모교이자 근처 초등학교에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 은행나무가 많은데, 구석 쪽으로 가니...
땅바닥에 은행열매가 널려있는거예요.

은행알맹이는 먹어봤지만, 이게 은행열매인가? 하고 냄새를 좀 맡아보니 맞는거 같았습니다.
그 전까지 은행열매 자세히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저희 형부(현재 30살)가 있는데요
서울에서 대학시절 은행열매 따려고 새벽 2시에 친구랑 나무 털었다고 말하면서
냄새가 그렇게 독한지 모르고 손으로 막 따다가 냄새가 오랫동안 안없어졌다는 이야기를 가을만
하면 하는 사람이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이 은행열매를 주워야 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답니다.
얼마나 많으냐면, 은행열매 밟으면서 주워야 할정도로 널렸어요.
그런데 봉지가 없잖아요.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나가 (여기가 진짜 너무 시골이라 초등학교 앞인데도 수퍼가 하나 없어요 ㅋㅋ)
조금 가니 무슨 황태포 공장이 있더만요. 거기서 한 아주머니가 나오시길래
"혹시 봉지 하나 얻을수 있을까요? " 라고 공손히 물었지요
아주머니께서 봉지는 왜 필요하냐고 물으시면서... 저에게 검정봉지 하나를 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왜 필요하냐고 물어서 " 학교 안에 은행이 많이 떨어졌는데 그것좀 주워가려고요 "라고
말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것이 화근.. 봉지 받고는 너무 감사해서 땅에 코 박을정도로 감사 인사 했고요. ㅋㅋㅋㅋ




다시 은행나무 밑으로 와서 한봉지 주워서 엄마에게 가져다 드리니
왠걸?? 엄마가 너무 좋아하시는거예요. 어디 있냐고..이따 아빠오면 주우러 가자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학교에 그거 주우러 가는거 좀 그러니(???) 그냥 제가 한봉지 더 주워올게요
라고 말하고..밥만 먹고, 이번엔 목장갑에 비닐장갑 챙겨서 갔는데........................

봉지 빌려주신 그 아주머니와 그 친구분께서 봉고차까지 가지고 오시고, 푸대 자루로 2자루 가득
줍고 계시는거예요.
전 그 앞까지 다가가지도 못하고 (이미 다 주운 상태)  잠시 멍하니...얼음이 된 상태로 있다가
돌아왔네요 ㅠㅠㅠㅠㅠ

그분들은 줍는 느낌이 아니였어요. 쓸어 담는 느낌???
하물며 친구분께서는 머리 파마 수건 쓴 상태로..오셨더라고요.

암튼 제 은행열매도 아니지만서도... 이 놈의 입이 방정..
"그냥 좀 필요해서요 " 라고 말할걸.. 후회가 됩니다.

제 것도 아니지만서도 그 분들 참 야속도 하네요 ㅋㅋㅋㅋ
어쩜 그리 한톨도 남기지 않으시고  모조리 가져가시는지...


아직도 마음이 씁쓸한건 왜 일까요 ㅋㅋㅋ
아버지께서 제 이야기 듣고, 주워오신거 보시더니
"그래도 많이 주워왔네 ㅋㅋㅋ됐다 " 하시네요
이 말에 마음을 조금 진정하며..ㅋㅋㅋㅋ


아... 널려있던 은행열매들이 꿈만 같이 느껴지네요 ㅋㅋㅋㅋ
그런데 은행열매가 그렇게 인기 있나요? ㅋㅋ 궁금 ㅋㅋㅋ
IP : 61.74.xxx.9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09.11.7 6:52 PM (116.41.xxx.196)

    그 비싸고 그 좋은 은행열매를...
    쯧쯧...입이 방정이라더니 원글님...어째요.
    그 아까운 걸...ㅡ,ㅡ;;
    두 푸대면...
    가격만 수 십만원 나가겠네요.ㅠㅠ

  • 2. 입방정
    '09.11.7 7:26 PM (61.74.xxx.99)

    아이고 그러게 말입니다. ㅠㅠ
    그리 좋은지 알았더라면,
    그거 다 떠나서 엄마가 너무 좋아하시길래, 한봉지 더 주워다 드리고 싶었는데..ㅠㅠ
    내년 가을에 눈에 불을 켜고 은행나무 밑을 배회할것 같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리 비싸군요. 놀랍네요

  • 3. 가로수
    '09.11.7 7:48 PM (219.250.xxx.124)

    밑에 그거 주으려고 어르신들 정말 열심이세요.
    때때로 차사고가 날것도 불사하실정도..
    그리고 어찌나 힘이 좋으신지 막 은행나무를 이단옆차기로 때리시기도...
    전 그냥 은행은 사먹는거나..
    원글님처럼 그렇게 한봉지 줍는정도면 횡재라고 생각할듯해요..ㅎ

  • 4. ㅋ~
    '09.11.7 7:57 PM (121.130.xxx.42)

    은행 별로 안좋아해서 사먹지도 않고 줍지도 않았는데
    그게 그리 비쌉니까?

    당장 푸대들고 나가 주워서 돈 벌어야겠네요. ^ ^

  • 5. 그런데
    '09.11.7 8:23 PM (123.204.xxx.83)

    가로수 은행 줍는거 불법 아닌가요?
    가로수가 국가 소유라 그 열매도 쓸어가면 걸린다고 알고있는데요.
    기념 삼아 한 두알 이라면 몰라도요.

  • 6. .
    '09.11.8 12:43 AM (119.203.xxx.52)

    은행 별로 안비싸요.
    1킬로에 오천원이면 다른 견과류보다는 저렴하죠.

  • 7. 불법
    '09.11.8 12:48 AM (121.170.xxx.179)

    가로수 은행 줍는 거 불법이랍니다.
    시에서 돈 받고 줍게 하더군요.
    적발되면 처벌 받는데...
    푸대로 싹쓸이하는 경우는 거의 절도라고 보더군요.

  • 8. 원글
    '09.11.8 8:34 AM (61.74.xxx.99)

    제가 주운곳 가로수 아니예요
    초등학교 학교 구석진 곳이예요ㅋㅋㅋ
    그리고 여기 엄청 시골이라서 절대 절도라고 그러지 않을거예요
    초등학교 한학년에 2반씩 있어요 ㅋㅋㅋㅋ

  • 9. hangela
    '09.11.8 11:04 AM (125.181.xxx.133)

    원글님ㅋㅋㅋ너무 순진하고 귀엽고ㅋㅋㅋㅋ
    만약 제가 저 상황이었다면?
    아주머니 제가 귀한 정보 드렸으니
    저도 한봉지 주고 가세요~~~했을것 같은데ㅋㅋㅋㅋ

  • 10. ㅎㅎ
    '09.11.8 11:37 AM (115.140.xxx.175)

    라디오에 사연보내도 되겠습니다~

  • 11. 친정아부지..
    '09.11.12 7:05 PM (121.124.xxx.162)

    마구 떨어져있어서 자꾸주워오십니다.
    먹을 사람도 없는데...
    먹을것못먹을것 골라내다보면..음식물쓰레기통에 냄새작렬...

    아버지 쫌!!!드실만큼 드셨고 다른사람 좀 가져가게 아버지는 그만~이라고 하면
    오냐!~하셔놓고 담날 또...담아오세요.
    다른사람이 달라고 하면 주실것인데...할일이 없는 세대라서 옆에서 보기 안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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