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난 8년동안 남편 직장 때문에 사택이 있는 강남 역#동에 살았었어요
첨엔 잘 몰랐는데 살다보니
고급 룸살롱도 많고,
해질무렵이면 원룸에 아가씨들은 미용실에 총 출동해서 단장하고 출근하는
진풍경을 보게 되었지요
조폭들도 자주 봤어요 첨엔 무서워서 막 피해 다녔는데 자꾸보게 되니
좀 무덤덤해지긴 하더라구요
원래는주택가였는데 점점 남는 건 신축되는 원룸과 미용실,세탁소
그리고 조금만 골목을 나가면 안마시술소에 고급술집,,,
정말 아이 키우는 데에는 엄청 유해한 동네였어요
그런데 초등학교는 집에서 걸어서20분 걸리는 꽤 먼 거리였지요
제가 큰 애 입학 몇 달 전에 늦둥이를 낳는 바람에
입학하고 두 주일만 데려다 주고, 혼자 또는 이웃 친구와 다녔어요
둘째가 병약해서 늘 감기와 페렴,기관지염,중이염등 병을 달고 살아서
큰 애한테 신경을 써 줄 수가 없었어요
큰 애는 엄마가 그러려니 하고 먼 길을 추우나 더우나 잘 참고
다녔어요. 다만 골목길로 절대 다니지 말라고...항상 큰 길로 다니라고 신신당부
하고, 조금만 늦으면 둘째 데리고 집 밖에 나가보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 동네가 전국에서 성범죄와 살인사건이 제일 많은 곳이라는 걸
애가 5학년쯤 되었을 때에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등골이 오싹하더라구요
그때 휴대폰 사주고, 친구 집에도 엄마 통화해야 보내주고
초저녁만 되어도 집 근처 슈퍼에도 안 보내고,
이사 올때까지 엄청 신경쓰고 살았던 거 같아요
실제로 저희 바로 앞 집 7살 여자애가
어느 날 오후에 저희 연립 건물 계단에서 낯선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했어요. 엄마들도 다 집에 있고 마당 한 켠에도 다른 애들이
왔다갔다 놀고 있었는데요 범인도 못 잡고, 저희 앞 집에서는 신고도 안 하고 그냥
넘겨 버렸어요. 저는 물어 보지도 못하겠더라구요.
그리고 언젠가는 밤에 자다가 여자 비명소리에 놀라 깨보니 집 앞 골목길에서
조폭 같은 남자가 아가씨를 성폭행하려다가
우리 연립에서 남자들이 깨서 나가 뭐라뭐라 하니까..
씩씩 거리며 가 버리더군요 그 아가씨는 비명지르다가 얼굴을 엄청 맞았는데...
하여튼 소리지른 용기 덕에 살아난 거 같았어요
그 때 그 한 덩치하던 남자 -아직도 생생한데 진짜 소름이 끼쳤어요
그 후 얼마동안 순찰차들이 자주 돌기는 하더라구요
8년동안 그 곳에 살면서 좋은 이웃과의 추억도 많았지만
6년동안 큰 애 학교 보내며 맘 졸이며 살았던 생각하면...ㅠㅠ
이제는 지방으로 이사와서
큰 딸은 지금은 중딩 되어 조금은 맘 놓고,
이제 초1인 둘째 딸 등하교 열심히 픽업하고 살아요
진짜 딸 가진 부모마음은 편할 날이 없네요
빨리 커서 좋은 사람 만나 결혼시키면 좋겠다고
우리 부부 늘 얘기한답니다
아무리 부모가 노력한다 해도 이 험한 세상에서
완벽하게 지켜 준다는 건
불가능하기에...
매일 아침과 저녁 자녀를 위한 기도는 거르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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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동네에서 초등6년동안 무사히 학교 오간 게 감사하네요
지나고보니.. 조회수 : 1,149
작성일 : 2009-09-30 14:15:02
IP : 58.224.xxx.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도 두딸
'09.9.30 2:20 PM (211.57.xxx.98)때문에 걱정이 많답니다.
어제 고딩 딸 앉혀놓고 그 사건 이야기 해주며
경각심을 갖게 햇어요.
그런데 너무 충격을 받더라구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말이죠.
얘기를 하지말걸 그랬나 지금 후회하고 있어요.
너무 끔찍해서 엘레베이터도 남자랑 절대 같이 타지 말라고 햇답니다.'2. 무서워요
'09.9.30 2:49 PM (122.203.xxx.130)우리 옆동네에서는
아침 등교중인 학생이 골목 여관에서
나온 남자에게 끌려갈뻔한 일이 있었어요
그아이가 5학년이어서 소리를
크게 지르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지만
저학년이었다면
사고가 났었을거에요
파자마입고 나온 중년의 남자요.3. 아..
'09.9.30 2:57 PM (221.155.xxx.32)요즘 아이 등하교 같이 하고 있어요.
츄리닝입고 모자눌러쓰고 껄렁하게 걷는 남자만봐도 다 범죄자처럼
느껴져요. 노이로제 걸릴것 같아요.
성폭행범들 강하게 처벌하고 신원공개하고..그래야 세상모든남자들이 다
나쁜놈으로 안보이게 될텐데요..4. 정말
'09.9.30 5:02 PM (119.67.xxx.242)이래가지고 대한민국에서 어디 세상을 맘 편하게 살겠나요?
공부걱정.. 성폭행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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