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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오는게 도와주는거야....

명절 조회수 : 4,008
작성일 : 2009-01-24 14:16:57
제가 장사를 합니다.  조그만 구멍가게지만 명절엔 그래도 대목이라고
바쁩니다.  할 것이 참 많지요.
해마다 명절이면 아주버님이  조카를 보내십니다.  작은 집 도와드리라고.
네..그 마음 고맙지요.  그리고 동생을 위하는 아주버님 마음 느껴집니다.
하지만..

조카가 오면
가게에서 어차피 내가 할일은 그대로
대신 집에서의 내일은 평상시 보다 더 많아집니다.  
그리고 솜뭉치처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면 그나마 좀 쉬어야
다음날 일해야 하는데 아무리 조카라도 스므살 넘은 남자 이니 제가 편히 쉴 수는
없지요.  

또 일이란 것이 계속적으로 도와주면 모를까 어쩌다 하루 이틀 와서 도와주는 것은
별 도움 안됩니다.  혼란만 주게됩니다.

그래도 몇 해는 보내신다면 네..그러면서 좀 힘들어도 참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나이도 들고 힘이 들고 지칩니다.  
체력이 딸려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습니다.   사실 저한테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것은 누가
집안일 좀 대신해 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오늘 조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명절이라서 도와드리러 온답니다.   그래서 별로 안바쁘고 일도 많지 않으니 괜찮다고 했어요.
그래도 온답니다.  도와드리러.   아니라고 괜찮다고...몇번을 괜찮다고 해도 온다네요.
결국
저는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안 오는게 도와주는거야'....

전화를 끊고 보니 내가 왜 이런말까지 해야되나 생각도 들고
명절에 모이면 뭐라고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머리가 복잡하네요..

그래도 진심이었어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직장을 다니면 그래도 쉬는 날이 있어 힘이들어도 재충전하는 시간이라도 있는데 전 일년을 매일
문을 열어야 하니 쉴 때가 없어요.  이젠 지쳤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마워요.
IP : 218.159.xxx.9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효
    '09.1.24 2:19 PM (121.131.xxx.48)

    조카가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어서 전화했을지도 모르는데
    안오는게 도와준다고 하셨으니 조카가 좀 상처 받았을것 같아요
    그래도 뭐 님의 진심을 그대로 얘기하셨으니 어차피 한번을 해야될말이었다면
    해야되겠죠
    그래도 그냥 경기가 안좋아서 요즘 너무 한가하고 손님이 없다 이렇게
    얘기하셨으면 좀 더 낫지 않았나 싶네요

  • 2. 장사하는이
    '09.1.24 2:25 PM (119.64.xxx.185)

    진짜 안오는게 도와주는거 맞아요.
    잘하셨어요.
    그렇게 말씀 안하셨으면 아마 미안해서 사양하는줄 알고 계속 와요..--;;;;
    저도
    가게 문열고 있는 사람으로
    원글님 심정이 절절히 느껴진답니다.
    저도 음식몇가지 해가야는데 하려면 하겠지만 사가려고 해요.
    그거 한다고 하루종일 움직이고 나면 제가 쉴 시간이 없어서
    나이드니 시름시름 아프네요. 고달파요.
    잘하셨으니 연휴대목 장사 잘하시고 맘쓰시지 마세요.

  • 3. 한 번은
    '09.1.24 2:26 PM (203.235.xxx.56)

    해야할 말!

  • 4. ..
    '09.1.24 2:30 PM (220.70.xxx.114)

    저도 100% 공감.
    장사하면서 명절 쇠기 정말 힘든데,,,
    안오는게 도와 주는거야..
    저도 뻥 쳤습니다.
    "눈이 엄청 와서 차가 못다녀요~"
    근데 여기 눈 안와요...ㅎㅎ

  • 5. 괜챦아요
    '09.1.24 2:38 PM (124.28.xxx.56)

    쉽지 않은말 꺼내놓고 상대방 마음 상했을까 님 마음이 더 불편하신거지요.
    하지만, 어떻게든 한번은 하셨어야 할 말씀이고요
    돌려 말하면 미안해서 사양하는줄 알고 알아듣지 못했을거에요.
    명절에 모여 대면하시면 저간의 사정을 잘 말씀하시고 이해를 구하세요.
    조카도 아주버님도 좋은 맘으로 하신일이지만
    오히려 님께 폐가 된다는걸 몰랐겠지요.
    전화로 얘기하기에 오해했을법한 일을 만나셨을때 잘 해결되시고
    님도 편해졌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말씀은 잘 하신거 같아요.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지 마셨으면 해요.

  • 6. ...
    '09.1.24 2:40 PM (218.159.xxx.91)

    그러게요...말을 돌려했으면 좋았을걸...^^;;

  • 7. ...
    '09.1.24 2:42 PM (114.200.xxx.143)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하신겁니다.
    조카도 사실 오기 싫었는지도 몰라요.
    남의 집 와서 도와주는 거 쉽지 않잖아요~
    조카도 고마워하고 있을겁니다.^^

  • 8. 아!
    '09.1.24 2:43 PM (218.159.xxx.91)

    그 사이에 댓글이..
    고맙습니다.. 따듯한 댓글을 주셔서...마음이 울컥해서 눈물이 나오려고 해요.

  • 9. 맞지요
    '09.1.24 2:57 PM (59.8.xxx.66)

    언젠가 하긴 해야 할말입니다
    다 큰 조카 며칠 일 시키는것도 불편하고
    내 집에 와서 편히 쉬지 못하는것도 불편하고
    나중에 또 빈손으로 보낼수도 없는거잖아요

    이리저리 신경 쓰이는거
    잘하셨다고 생각하세요

  • 10. ***
    '09.1.24 3:03 PM (116.36.xxx.172)

    명절에 그집식구들 만나면 사실대로 말하셔서 오해없게 하세요
    마음만 받겠다고...고맙다고...

  • 11. 공감하는이
    '09.1.24 3:09 PM (122.100.xxx.69)

    그런거는 남편이 좀 알아서 커버하면 안되나요?
    얘기하기 껄끄럽게 남편이 어떻게해야 마눌이 편한지 정도는 알고있어야지..
    그리고 말씀은 잘했구요,안그럼 조카가 올테니..
    조카 휴대폰 알면 문자로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 님 마음이 훨씬 편할거예요.
    스무살이나 넘었으면 고자질(?)하는 그런 심뽀는 없을거예요.

    그런데 님..
    마트 그런거 하세요?

  • 12. 네..
    '09.1.24 3:32 PM (218.159.xxx.91)

    네..공감님.
    수퍼에요. 아파트단지 안에 있는 작은 수퍼. ^^
    방금 조카녀석에게 전화했네요. 명절 지나고 그냥 놀러오라고. 그럼 작은엄마가 맛있는 것
    많이 해줄게..말이 심해 미안하다 했더니 전혀 상처받지 않았다고 하네요.
    댓글 읽으니 힘이 납니다. 괜한 말 했다 싶어 좌절하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

  • 13. 진작에~~
    '09.1.24 7:05 PM (220.75.xxx.239)

    진작에 말하실걸 그랬어요.
    그동안 조카도 명절에 친구들과 놀러다니지도 못하고 작은댁에 도와주러 다녔을텐데.
    그리고 숙모 입장에서 명절이라고 도와주러 왔는데 그냥 돌려보내지 못하고 용돈이라도 쥐어주셨을테고요.

  • 14. ^^
    '09.1.24 7:31 PM (58.140.xxx.118)

    혹시 조카가 용돈 땜에 그런거 아닌지....
    그럼에도 스무살짜리 아이가 대견 하네요. 부모말대로 해 준다는게 순한거도 같고. 그나이때는 또래친구끼리 없는 건수도 만들어 노는거 아닌가 싶네요.

  • 15. 명절에
    '09.1.25 12:13 PM (211.193.xxx.191)

    식구들 만나면 사실대로 얘기하는것이 오해가 없을것 같아요 마음이 많이 쓰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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