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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일대로 꼬인 2008년의 대미 장식.

우울 조회수 : 566
작성일 : 2008-12-30 22:38:43
한 해를 마감하는 이 즈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걸 떠올려봅니다.
올해 봄에 결혼을 했어요.
싸우긴 여러번 싸웠지만 대체로 남편한테 그리고 결혼생활에 큰 불만은 없어요.
사랑하고, 행복한 편이었죠.

그런데 오늘은 올 한해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이 떠올라 좀 많이 우울하네요.
1월에 당시 예비시아버님었던 아버님이 암 판정을 받으셨는데,
다행히 조기 발견이라 항암치료도 없이 수술만 간단히 받으시고 완쾌됐다는 결과 받으셨어요.
결혼날짜를 봄에 잡아놓은 터라 그 때 조마조마했었는데,
다행히 겨울에 서울에서 수술 받으시고, 댁(경상남도)으로 내려가셨구요...
그런데 또 결혼 날짜 다 되어서 저희 아버지가 교통사고가 나셔서 입원하시고...
결혼식 전날까지 허리랑 목에 깁스하고 계셨었지요..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거동이 좀 불편하세요.. 연세도 많으시구요.
신혼의 달콤함에 젖을 즈음엔 이명박 때문에 정말 개xx소xx 하며 시위 현장 나가느라고,
아기자기하게 데이트도 못했고, 나라는 여전히 개차반이고,
부부 모두 이 경제 위기에 직격탄 맞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스트레스도 심했고...

전 여름에 임신했다가 유산했구요... 정말 큰 상실감을 겪었어요..

유산한지 두 달 후엔, 엄마가 갑상선암이 의심된다고 검사받으러 다니셨구요.

부모님께 효도하고싶어 여행 계획이라도 세울라치면
꼭 그 때마다 90 전후한 양가 할아버님께서 위독하시다 위독하시다 하셔서 모든 계획이 다 수포로 돌아갔구요.
솔직히 그럴때면 이제 돌아가실 때도 되지 않았나 그런 못된 생각도 막 하고 그랬어요..
96세 할아버지 병수발을 70세인 저희 아버지가 하셔야해서..
칠순 기념 여행도 못보내드렸어요...

결국 외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 다음날 돌아가셔서 상을 치르고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니,
이번에는 시아버님이 임파선암이 의심된다고 재검 받아야한다고 해서
다시 짐싸들고 서울로 상경하셔서, 저희보다 먼저 저희집에서 기다리고 계시네요.
내일 검사 받으신다는데, 너무너무 걱정되고 우울해요.

항암치료가 힘들다는데, 완치되실 수 있을지, 치료받는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우실지,
내 맘이 이렇게 아플진데 신랑은 또 맘이 어떨지,
그런 한편으로는...
항암치료 받으시는 동안 서울에서 내가 시부모님을 모셔야한다는 불안감도 큰게 솔직한 심정이네요.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로,
지금도 하루에 한 끼도 집에서 잘 안해먹으면서 정말 간신히 회사 다니고 있는데,
시부모님이랑 한집에서 어떻게 아침저녁 차려드리고, 집안일신경쓰고, 수발들면서
회사 다닐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이 너무 됩니다.

좁은 집에서 이틀 째 어머님이 걸레를 치셔도 불편하고, 부엌일을 하셔도 불편하고,
그렇다고 그 모든걸 내가 다 할 시간은 없고,
회사일이 많아서 집에 가져와서 하고 있으면, 거실에서 부모님만 TV 우두커니 보시게 그냥 두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불편하고, 기침하면 감기걸렸냐고 걱정하시니 기침도 맘대로 못하겠고...
이렇게 어떻게 함께 지낼까... 이런 걱정이 커요.

나라도 어수선하고, 회사일도 재미없고...
아 정말... 너무 우울합니다.
저 위로 좀 해주세요... ㅜ.ㅜ

IP : 125.177.xxx.15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꺼번에
    '08.12.30 10:41 PM (120.50.xxx.115)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일을 겪으셔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시겠어요.
    말로나마 힘내시라고 전하고 싶네요.

    저는 원글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궁암 수술하신 엄마가 재검 결과가 안좋아서 항암치료 하시고 그거 한숨 돌리고 나니 나라가 이모양이어서 촛불집회로 한여름을 다보내고,
    결국 물대포 맞아서 저희 신랑은 결혼 반지 잊어버리고..
    무엇보다 아직도 변하지 않고 점점 더 구렁텅이로 빠져가는 이 나라꼴이 정말 힘빠지게 하네요.

  • 2. 힘내세요
    '08.12.30 11:59 PM (118.32.xxx.61)

    저도 올 한해 안 좋았습니다. 낼 모레면 마흔 되는데(아니구나, 내일부터구나ㅠㅠ)
    아홉수라서 그런지 정말 안 좋았어요. 뭔가 꽉 막힌 느낌..
    거기다 나라 꼬라지는 점점 개판이 돼가죠...
    우리 같이 힘내요. 원글님. 바로 위 '한꺼번에'님. 그리고 저. 모두모두.
    그리고 시어머니께서 일 하실 때 신경 쓰지 마시구요.
    모른 척하는 내성을 기르세요.^^ 좀 무딘 사람처럼. 그래야 시어머니도, 원글님도 편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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