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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술한잔 하고 싶네요..

친정부모님들.. 조회수 : 1,343
작성일 : 2008-11-11 09:41:52
제일 부러운 사람들이.. 아버지가 힘들어도 자식을 위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네요.

친정아빠.. 평생 술에 쩔어 삽니다.
젊은 시절에는 집안의 도움으로 공무원생활도 했었지만,
제 기억에도 한달에 일주일정도 출근하고 나머지는 매일 집에서
술에 쩔어서 정신 못차린 모습이었고. 그나마 그것도 다니기 싫다고
그만두고 나서는 일반직장은 정말로 일년에 2-3개월정도 다니면.
사표도 안내고 무작정 출근안하는걸로 늘상 마무리 지었구요.
나머지 10개월이상은 술에 쩔어서 정신못차린 모습이 전부였네요.
술깨면 다시 술.술깨면 다시 술..

친정엄마가 그나마 아등바등. 밤을 낮삼아 일해서 자식 셋을 고등학교나마
졸업시켰고. 공부욕심이 많았던 저는 제가 벌어서 대학나왔고.
대학 4년동안에 아르바이트하면서 졸업하느라. 하루에 4시간이상을 자본적이
없었네요. 학교때 CC로 만난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고.
그나마 여자 직장치고는 운이 좋게 공무원 생활하며. 맞벌이 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네요.

친정 동생들도 다 시집장가갔고. 아이들도 다들 하나둘씩 낳아서.
크게 잘 살진 않지만 그럭저럭 생활인으로 살아갑니다만,

자식 셋 결혼시킬때. 정말로 우리 아빠.. 남의집 잔치 구경간다는 행동이셨지.
한번도 제대로 준비는 되어가고있는지. 딸자식 둘 시집보내면서 숟가락이라도
하나 해주실 생각 전혀 안하던 분이었네요.
더구나 80넘게까지 장수하며 살았던 할머니의 갖은 시집살이와 아빠의 무능력은
지난 결혼생활 40년동안. 친정엄마를 악과 한밖에 없는 노인으로 남겨놓았고.
지금도 입만 열었다 하면 본인 고생하신 한에 절은 말씀뿐입니다.

심정적으로야 저도 열 번백번 이해는 가나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친정엄마의
그 많은 한은. 주변에 사람들을 하나둘씩 떨어뜨릴뿐이네요.

하여간 집도절도 없이 사시면서 아파트.백화점 청소하며 근근히 살던 엄마가
작년초에 뇌경색 진단 받으셨구요.
다행히 초기에 발견되어서 지금도 2달에 한번정도 정기검진을 받으러 다니시긴하는데
일반적인 생활에 큰 불편은 없구. 다만 전처럼 일은 못하고 계시구요.

이후에는 제가 유치원짜리 아들녀석 등하원과 학원문제를 엄마한테 맡겼고.
그러면서 제가 생활비를 대는 상황이네요.

그전에도 많은 돈은 아니지만, 수시로 부모님한테 들어가는 돈 때문에 남편과
많이 싸우기도 했고. 남편몰래 마이너스대출받아서 빌려줬다가 이혼위기까지
간적도 있었고.. 하여간 여러 가지 일이 많았네요.

동생네보다는 제가 그나마 사는형편이 낫다보니. 올해만해도 엄마 어깨 수술비.
틀니비용. 제가 거진 다 부담했고..

그래도 아빠는 요지부동 젊은 시절의 행동 그대로입니다.
어디 경비자리라도 나가면 2달을 못넘겨요.
경비실에서 술먹다가 바로 짤리는거 반복입니다.

문제는.. 제가 전세사는 부모님.. 임대아파트라고 들어갈수 있게.
청약저축을 가입하라고 말씀 드렸어요.

지금 사는 곳에 뉴타운이 들어온다고 해서. 청약저축을 가입해놓으면
임대아파트 입주가 좀 수월할 것도 같아서. 한달에 2만원씩이라도 제가
내줄테니까, 가입을 해오라고 했더니. 엄마가 아빠 명의로 가입을 해
오셨더군요.

제가 누누이 열 번도 더. 동사무소가서 세대주변경을 해서 엄마가 세대주가
된다음에 엄마이름으로 가입하라고 했는데.(이유는 아빠는 자기 명의의
통장이 있으면 단돈 천원이라도 해약해서 바로 술을 사드십니다. 평생그랬네요)

맨날 아빠랑 이혼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시는 양반이.. 아빠 명의로 통장가입을
해오시니. 제가 황당하더군요. 그래서 엄마는 평생 그렇게 속썩이며 사는 팔자라고
속으로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청약저축을 제가 매달 자동이체를 해서 넣어드렸는데.

오늘 아침에 엄마가 하는말이.. 아빠가 어제 가서 그거 해약하고 술사먹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답니다.

제가 11.3일날에도 자동이체해서 불입했는데. 어제 해약하고. 어제 낮부터
지금껏 정신못차리고 있다네요..

아침에 그 얘기를 듣는데. 정말로 화가 머리끝까지 나네요.

아무리 돈만보면 술사먹는게 평생하신일의 전부인 양반이지만, 자식이..
부모 미래 생각해서 조금씩이라도 가입해놓은걸. 홀라당 가서 해약해서
술사먹는 아빠..

분명히 엄마한테 아빠 믿지말고. 엄마 이름으로 가입하라고 했음에도
아빠 이름으로 가입해놓고. 해약해서 술마신 아빠 원망하며. 자기 인생
한탄하는 엄마..
결혼생활 40년동안 그렇게 속고 살았는데도 또 속는 엄마..

아침에.. 출근하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정말로..

정말로 저 그만 포기할까 합니다. 부모님의 인생을 나의 조그만 도움으로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고. 그럴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느낀 것은.. 정말로 가난은 나랏님도 어쩔수 없는것이고.
평생 그렇게 살던 분은 그렇게 살다 가시게 놔둬야 한다고. 내가 어쩔수 있는
능력도. 기운도 없다고..

너무 속상하네요.
IP : 203.142.xxx.24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호천사
    '08.11.11 9:58 AM (222.99.xxx.165)

    이제 부터 당신은 행복해질겁니다.

  • 2. ....
    '08.11.11 10:01 AM (210.111.xxx.162)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눈물 나요...
    왜그리 자식들을 힘들게 하시는지...
    뭐라 할 말이 생각이 안나네요..
    심한 말 같지만...
    도저히 가망없는,,
    자식들한테 본을 보일게 없는 남편은 애들 엄마대에서 독한맘 먹고 선을 그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드심 자식말도 좀 귀 기울이시지.....
    위로는 못되드리고..,속상해서리...

  • 3. 맘이 아프네요
    '08.11.11 10:11 AM (152.99.xxx.14)

    참 이런딸 있음 날마다 업어줄텐데..
    아침부터 이글을 읽고나니 맘이 답답하네요
    부모라서 몰라라 할수도 없고..

  • 4. 어찌할 수 없는
    '08.11.11 10:15 AM (59.3.xxx.147)

    인연의 아픔이군요.
    하물며 천륜이라는데...

    마음 아프시겠어요.
    모든 것이 잘 해결되어서
    두루 평안해지시길 기도합니다.

  • 5. ...
    '08.11.11 10:19 AM (211.192.xxx.151)

    제 마음이 다 아픈데..부모자식 사이가 뭔지..부모님때문에 자식 애가 다 닳는군요. 뭐라 위로를 해드려야 할지..옆에 계시면 꼬옥 안아드렸으면 좋겠네요.

  • 6. ...
    '08.11.11 10:20 AM (118.223.xxx.66)

    좀 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딸 노릇 차고 넘치게 하셨어요.
    앞으로는 기본적인 생활 가능하시게만 도와드리세요. 딱 거기까지만요.
    (그러니까 의.식.주 중에서도 식.이죠. 그리고 아프시다면 병원비. 이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니까요.)
    그 분들 평생 그렇게 사시는게 본인들 탓도 있으신 거에요.
    그리고 딸은 거기서 절.대. 못 도와드립니다. 그리고 원글님도 가정 챙기셔야죠.

    너무 냉정하게 남 얘기하는 것 같죠... 저도 여태 생활비만 꼬박꼬박 부치는 사람입니다.
    어릴때 코 묻은 알바비부터해서 여태 부쳤어요. 남는거 하나 없습디다.
    오히려 제 수중에 돈이 있는 걸 알면 더 난리가 납니다. 돈 나오는 구멍이 저밖에 없으니까요.

    저도 고생하는 부모님이라는 생각이 다시 들어서 요 근래 좀 챙겨보다가...
    동생한테까지 참... 부모가 어떻게 저러나 싶게 하는거 보고 다시 정이 떨어졌습니다.
    때면 때마다 계기를 제공해주시네요. 딱 먹는 것과 병원비만 해결하렵니다. 그것조차도 힘들지만...
    태어난 죄가 있으니 거기까지는 해보렵니다.

    힘내세요.

  • 7. /힘내시란 말밖에
    '08.11.11 10:27 AM (210.124.xxx.61)

    힘내시길 바람니다....

  • 8. 하하하
    '08.11.11 10:31 AM (121.159.xxx.71)

    뭘 모르시누만.
    그것이 님의 부모님께서 살아가는 방식이고, 부부 간의 사랑의 방식입니다.
    "저 인간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매일 노래를 삼아도 혹시 화장실 시렁 위에 놓인 농약병에 남편의 손이 닿을까 걱정하는 것이 아내입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사랑하며 사는 겁니다.

    억압과 착취의 사회구조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가난한 민중들의 아프고, 슬프고, 고달픈 삶이죠. 지배계급에 의해 인간의 자주성이 거세된채 살아가는 민중들의 삶의 편린입니다.

    부모님을 도와줄 수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부모님으로 인해 아파할 수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님의 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선에서 부모님을 도와주면 됩니다.

  • 9. 저도...
    '08.11.11 10:33 AM (222.101.xxx.86)

    착한남편 만난덕에 14년째 능력없으신 친정부모님 모시고 삽니다
    남동생 장가가면 아들과 사신다 하시더니...
    결국 동생결혼날잡으니..따로 살게 하시고 저희랑 계속 사시고자 하시네여
    평생 친정을 등에 없고 살아야하나 싶어 눈물이 납니다
    이번에 어떻게든 따로 부모님만 사시게 해드리려하는데
    무지 서운해하십니다
    당장은 나쁜딸되더라도 저희세식구 사는게 꿈입니다

  • 10. .....
    '08.11.11 2:54 PM (125.178.xxx.15)

    힘드시고 속상하시겠어요
    무어라 말해야 위로가 될지요...
    정신 못차리신분은 아빠가 아니라 엄마가 되신거 같아요, 그죠.
    이제라도 잘되셨음 좋겠는데...
    부모와 자식의 연이란게 무언지 싶어요
    저도 자식을 위해서 굳은일도 마다않고...두분이서 너무 일이 바빠 돈은 많이 버셨어요...
    희생하시고 무능한 아빠보다 다부진 엄마가 일으킨 집안이기도 한데
    그엄마랑 같이 있음 왜그리 피곤하고 힘든지 매사 좋게 참고 넘어 갈려니
    그 스트레스를 못이겨 병이 다 났답니다
    친정 엄마를 가끔씩 보면 좋겠는데 한번오시면 한두달은 기본이니
    참 힘들기도하고 오시라 소리 없으면 얼마나 노여움을 타는지....
    시어머니보다 더 힘들어요

  • 11. 저기...
    '08.11.11 4:25 PM (219.250.xxx.75)

    아버지는 알콜 중독자 이구요 어머니는 공동의존증을 앓고 계신 거예요. 둘다 일종의 정신병이죠.
    어머니를 알아넌 모임에 나가게 하세요. 알콜중독 가족들의 자조 모임인데.. 검색해 보시면 알겠지만
    믿을 수 있는 모임입니다. 비용 안듭니다. 어머니 하신 행동 가족 의존증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리고 님 제목을... 술마시고 싶은... 이라고 다셨군요. 물론 진짜 마신다는 말 아닌거 압니다.
    그런데 님도 알콜 문제에 대해 전혀 인식이 없으시다는 것을 이 제목을 통해 알았네요.
    님도 책이나 여러 자료 인터넷 카페 등을 공부 해서 인식을 갖추세요. 일단 본인이 덜 괴롭습니다.
    알구 당하는 것이 모르고 당하는 것도다 훨씬 견디기 쉽숩니다. 대처방법도 생기고 적어도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답니다. 안타까워서 글 올립니다. 저도 알콜 중독 가족인데.. 그걸 이제야 알게 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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