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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이런 분 있으신가요,혹시?

우리의 '그분'좀.. 조회수 : 523
작성일 : 2008-07-06 08:49:50
제가 한 독서 토론회의 멤버입니다.
회가 구성된지는 한 1년 3개월이 좀 넘어가네요.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서, 책을 읽고 서로의 감상을 나눕니다.
모두들 엄마들이고, 아이들은 외동이서부터 3명을 둔 맘들까지, 성별도 각각이구요.
일주일만에 모여도 할 말이 어쩜 그리 많은지,
책내용 나누고, 이런 저런 얘기들 하면 대개 한 3~4시간은 소요됩니다.
멤버들 집을 돌아가면서 모이고 있구요.
그런데요..
'그분'만 결석할 경우에는 왠지 모임의 분위기가 더 알차지고, 내용이 풍부해지고,
더 마음이 따뜻해지고,, 뭐 그렇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닌 듯하여 좀 난감하죠..
그렇다고 자생적으로 생긴 이 모임, 게다가 '그분'께서 주창하셔서 만들어진 모임이니만큼
겨~얼코 '그분'께선 자진 탈퇴하거나, 토론회가 없어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더 난감하죠.

'그분'의 스타일.
1. 약속시간보다 늘 20~30분 늦게 옵니다.

2. 이미 진행되고 있는 토론회를 각설시키고, 본인의 일주일간 일상중 하이라이트 부분을 늘어놓습니다.
   (모두들 별 관심없어 합니다, 다만 개중 몇분의 천사표는 대꾸해주시고, 리플을 하십니다)

3. 항상 사는게 힘들다고 얘기합니다.

4. 힘들게 사는 와중에 늘 남편분자랑, 자식자랑 넘치게 합니다.
    남편분이나 자식 흉본다고 시작하셔서, 계속 듣고 있으면 얘기는 어느덧 자랑으로 넘어가서
    거기서 끝나버립니다.

5. 지금은 60평대 아파트에 전세로 사시는데,
    그전에 40평대 자가 아파트에 사시면서도 늘 돈없다, 집이 좁다 하셔서
    듣는 가난한 다른 멤버들 (저를 포함하여 20평대에 전세로 사는 맘들도 있습니다)을
    그야말로 힘들게 했습니다. 결국은 그집 전세로 놓고 넓은 집으로 전세가셨습니다.

6. 미국에서 오랫동안 사시다 오셨답니다.
    영어단어 안쓰면 대화 안됩니다. 물론 full sentence 아닙니다. 특이한 단어나 idiom정도입니다.

7. 어딜 가나 '여왕'분위기입니다.
   남들이 항상 '그분'에 맞춰줘야 합니다.
   춥다 하시면 즉시 숄같은거 꺼내서 덮어줘야 하고, 덥다면 그즉시 선풍기 대령..
   찻잔엔 항상 차가 가득 있어야 합니다. 맛나게 드시는 과일이나 빵은 항상 넉넉히 준비하여
   리필요구에 즉시즉시 움직여야 합니다.

8. 자기 의견이나 감상을 얘기할때는 모든 멤버들이 경청하길 원합니다.
    반면, 다른 사람들이 말할때는 중간에서 톡톡 자르고, 자기 얘기를 첨삭하여,
    결과적으로는 또 자신의 발표 시간화 시킵니다.
   (초창기에는 그냥 말할 사람만 말하고, 내키지 않거나 할말없는 멤버는 그냥 듣는 그런 시스템이었는데,
    하도 '그분'만 말씀을 하셔서, 결국엔 돌아가면서 의무적으로 얘기하는 걸로 바꾸었습니다)

9. 본인의 자녀들을 거의 위탁 양육하십니다.
    불쑥 전화해서 바쁜일 있다고 애들 저녁 부탁하십니다.

10. 늘 바쁘셔서 약속이 많다고 합니다.
     토론회 중간에 약속있다고 벌떡 일어나서 가십니다.

11. 힘든일 상담은 많이 하시는데, 정작 다른 멤버들의 전화는 가려 받으시는 듯 합니다.
      다른 사람의 힘든 사정 듣는것은 상당히 피곤해 하시는듯 합니다.

12. 우리 토론회 외에도 여러 개인적인 모임이 많으시답니다.
      하도 다른 모임의 얘기를 많이 듣고, 그 멤버들 얘기를 많이 들어서
      어쩔 땐 누가 우리 멤버고, 다른 멤버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 모임에서 들은 쇼킹한 얘기들을 여과없이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이상 대충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았는데요,,,
물론 계속 쓸 수도 있겠지만, 적으면서 좀 피곤해서요 ㅜㅜ
개인적으로 '그분'에 대해 악감정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연세도 있으신 분이(40대 후반) 저리 행동하시니, 넘 당황스럽고,
아.. 난 정말 저러면 안되겠다는 걸 뼈저리게 배우죠.
어떨때는 정말 그 모임에 안나가고도 싶지만,
'그분'빼고는 정말 모든 분들이 너무 좋으셔요.
성품도 좋으시고, 매사에 많이 배우고 있거든요.
위에 적은 항목중에 특이 제가 참기 힘든것은 1,2,5,8번 입니다.

여러분 주변에 '그분'같으신 분은 안계시나요?
위 항목처럼 행동하시는 분이 혹 있으시다면, 몇번을 제일 참기 힘드겠어요?
IP : 222.232.xxx.17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7.6 8:54 AM (122.32.xxx.149)

    우와...그냥 읽는것만으로도 피곤하네요. ㅋ

  • 2. 있고 말고
    '08.7.6 9:07 AM (59.23.xxx.152)

    저도 독서회원이고 토론방 참여하는 사람인데요.저희 회는 두 사람이나 그런유형있는걸요?다혈질인 제가 그 꼴을 어떨땐 도저히 못봐서 말을 표나게 자르기도 하고 우리도 말 좀 하자고 언짢은 표정짓지요.그런데도 대개 천사표여서 대꾸해줘서 눈짓까지 하게되지요.그 사람들의 비중이 모임에서 어느덧 너무 커졌다는 생각을 하면 자꾸 결석하게 될것같아 두려워요.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한다는 철칙 모르는바 아니기 때문이에요.ㅎㅎㅎㅎㅎㅎㅎ

  • 3. 헉...
    '08.7.6 9:50 AM (218.237.xxx.81)

    저도 세미나나 토론회에 많이 참여를 했었는데요..지금도 하고 있고..저는 공부하는 모임에서 이런 교양 없는 경우는 본적도 없고 처음 듣습니다. 모임을 계속 유지하실 것이면 어떤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 같으면 원글님이 적으신 것처럼 정리를 해서 회원들과 먼저 이야기를 한 다음에 ‘그분’께 조목조목 전부 이야기하거나 좀 비겁한 방법으로, 모임을 해산했다가 두어 달 후에 그분만 빼고 다시 시작할 것 같습니다.

  • 4. 바세린
    '08.7.6 10:27 AM (211.217.xxx.120)

    3번 7번 8번..이 좀 힘들 것 같아요. 그렇게 버라이어티 하시기도 힘드실텐데.ㅎㅎ (3번에 힘들다고 이미 고백하셨군요 ^^;)

  • 5. 친구
    '08.7.6 10:54 AM (222.236.xxx.69)

    제 친구 이야기 하는 줄 알았습니다.
    제 친구라서 전 항상 제가 총대 메고
    딴지 걸고 중단시키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충고도 하고...

    문제는 옆에서 늘 대기하고 시중들고 비위 맞추는 사람이
    있다는 거...
    이러니 저의 가녀린 우정은 별 역할을 못하는 겁니다.

    저는 그 친구의 사적인 아픔도 알기에
    이럭저럭 2,30년의 세월을 정말 실같은 우정으로 버텨 왔고
    그러면서 미운정 고운정 들었고 거의 유일하게 할 말 다하는 관계임에도
    늘 그녀의 황당한 행동에 다시금 놀라는데
    (자기 합리화의 귀재, 그리고 목표가 생기면 엄청난 집중려과 에너지의 소유자임)
    님은 어찌 견딥니까?

    헉....님의 의견처럼 비겁한 방법은??? 어려우신가요?

  • 6. 제가 아는
    '08.7.6 11:05 AM (221.150.xxx.66)

    아이엄마도 만나면 주로 남 얘길 많이해요.
    사람들에게 무시를 좀 당하는 사람인데 항상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가도 너무 자신을 드러냈다 싶으면 이웃이나 동창들이 살아가는 얘기를 함으로써 마치 자신이 인간관계가 무척 넓은 것처럼 얘기해요.
    제가 한 마디를 하면 그녀는 제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여지없이 다른 사람의 예를 들면서 요점정리 안된 끝도 없는 이야기를 하죠.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저를 예로 들면서 끝도 없이 얘기한다는군요. ㄷㄷㄷ
    만나면 우리 얘기를 주로 하고 싶은데 남 얘기를 하니 그녀를 만나고 나면 심신이 지치죠.
    거기다 그녀의 아이가 옆에서 어른들 대화를 듣고 끼어들면 이뻐 죽겠다고 뽀뽀를 하면서 일일이 한참 대답해주지요. ㅡ.ㅠ
    반 년 연락 안하고 있어요.

  • 7. 동그라미
    '08.7.6 2:05 PM (58.121.xxx.168)

    좋은 점만 받아들이세요./ 꼭 필요한 모임이라면

  • 8. 원글이예요
    '08.7.6 4:13 PM (222.232.xxx.174)

    에효... 어딜가나 우리의 '그분'같으신 분은 꽤 있나 보군요...
    흉보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렇게 안되려고 조심 또 조심하면서 살아야 되겠어요.
    헉...님의 말씀..
    저희의 '그분'은 워낙 우리 모임을 사랑하셔서
    본인 없는 토론회는 아마 불가라고 생각하시는 듯 해요.
    어쩌다 한번 결석하면 아주 두고두고 미안하다고 어찌나 난리법석을 떠시는데요.
    (다른 멤버들은 '그분'의 결석을 별 괘념치도 않는데 말이죠...)
    워낙 본인은 힘들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얘기하셔서
    대놓고 조목조목 얘기하면 그 뒷감당은 정말이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네요.
    말하다 보니,,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이번주에도 변함없이 모임이 있어요.
    동그라미님 말씀처럼, 이번에 만나면 좋은점을 좀 찾아봐야 겠어요.
    담엔 우리의 '그분'을 칭찬하는 내용이 써질라나요? ㅋ
    (->maybe mission impossible...앗! 벌써 배워졌나? 잉글리쉬 쓰는 것?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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