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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후기

무정 조회수 : 715
작성일 : 2008-06-01 09:25:05
휴~ 힘든 하루 밤이었습니다. 몇 시간씩 걸어다니고 서 있고 여간 고된 작업이 아니더라구요.
명박이가 저의 체력까지 테스트를 하나 봅니다...흠
거기다 날씨마저 예상과 달리 매우 쌀쌀해서 반팔 입은 저로서는 추위도 저를 힘들게 하더군요.

일단 집회는 5시 경에 시청앞으로 합류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오셔서 문화제를 즐기고 계시더라구요. 가족단위 참가자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간식도 가져오시고 돗자리 깔고 앉아 담소도 나누고 보기 좋았습니다.

본격적인 집회는 7시경 대책위가 마로니에에서 출발한 가두시위가 시청에 도착하면서 분위기 달아오르더군요.
그리고 그동안 잘 안 보이던 대학생 깃발....ㅎ 순식간에 시청광장이 꽉 차더군요. 촛불을 키고 구호를 외치면서 그동안 지내온 절차에 따라 문화제를 즐기는 동안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대학생 30여분이 광화문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몇 분이 연행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곧바로 청와대로 가자는 얘기가 나오고 거리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인원이 너무 많아서 두 갈래로 가기로 했습니다.

한 팀은 롯데를 지나 종로로...  또 한팀은 서소문 방향인가? 하튼 중앙일보가 있는 거리로 가기로 했습니다. 전 서소문 방향을 따라 나섰구요. 그런데 중앙일보 앞에 도착했을때 앞이 막혔는지 더 이상 진행을 못 하더라구요. 그 곳에서 '조중동은 찌라시'라고 멋있게 날려주었습니다.

다시 길을 돌려 직접 광화문 쪽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시의원회관 앞에 닭장차를 일자로 세워놔 더이상 진행이 어려워 보였습니다. 여기서 좀 많은 분들이 포기하시고 돌아가시는 같더라구요.

저도 잠시 망설이고 있는 동안 종로로 갔던 팀들이 그 쪽도 막혔었던지 다시 시청앞으로 와서는 닭장차 좁은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더니 계속 행진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따라가보았는데 교보문고 앞에 또 한 겹 쌓은 전경들이 충돌을 피하고 싶어서인지 쉽게 길을 열어주는 것 같더라구요.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 데리고 온 가족,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있다보니 쉽게 못 한거 같았습니다.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역 5번출구 쪽으로 가니 이미 도착하신 분들이 2대의 닭장차로 나란이 길을 막은 곳에서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한팀은 2번 출구쪽에서 시위를 하시던에 여기는 대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5번 있는 곳에서 계속 지켜보았습니다. 앞에서 자꾸 진입할려고 하니 조금 있다가 뒤에서 살수차가 나오는것이 보였습니다.  그러더니 맛뵈기로 조금 쏘더군요. 또 차위에 오른 전경들은 소방호스를 준비했는지 물살수 연신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대학생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젖은 학생들이 물러나고 그 다음 대학교 그 자리로 들어가더라구요. 충남대 깃발로 보였는데 넘 알흠다운 모습.ㅋ
뒤에 도로 한 켠에서는 젖은 학생들을 위해 즉석해서 불을 펴 몸을 녹이도록 하였습니다. 전 가만히 있어도 추웠는데 물 맡은 학생을 얼마나 추웠을까요....-_-,

이러기를 2-3차례 이젠 직장인분들오 못 참으셨겠는지 같이 합류해서 물살수에 맞서시더라구요. 오늘도 예비군부대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습니다. 닭장차에 오른 시민이 전경에 끌려가려 하자 직접 나서 제지하고 전경도 타이르고 하는 모습이더군요. 그 분들도 물 홀딱 맡으셨습니다. 이 와중에 제가 본 것만 2분이 연행되셨습니다.

이러기는 지루하게 5시까지. 드디어 동틀무렵이 되자 여기저기서 전경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말이 들리더군요. 이번 시위대 인원이 많다보니 지방 전경까지 동원했다는 후문이 들리더군요. 솔직히 이런 것은 처음 접하는 저로서는 겁부터 나더군요. 그 때부터 시위대가 좀 분주해지더니 시민들분들중에 연행당하면 연락하라고 명함을 나눠주시더라구요. 물론 민변 명함이었습니다. 여기서 다시한번 쫄구요...ㅋㅋ

그러더니 행자부 뒷편 골목에서 대오를 정비한 전경들이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그 곳을 가로막고 구호를 위치며 막아섰습니다. 그러기를 10여분 사직동쪽에서 먼저 뚫렸는지 '와'하는 소리가 나고 순식간에 도로 가장자리를 점하면서 도로중앙을  자기들 영역으로 만들어버리더라구요.

그와중에 도로로 떠밀려서 나오신 분 계시고 나머지는 시위대와 합류되어 전경에 금방 둘러쌓이는 듯 보였습니다. 연신 도로 중앙으로 닭장차가 들어가고 살수차가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전 거리로 나와서 보게 되었는데 시위대가 조금씩 광화문쪽으로 밀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살수차 물이 다 되었는지 물 실은 소방차가 또 들어가더군요. 전 처음엔 광화문쪽에서도 전경이 들어와서 시위대를 포위한 줄 알았는데 가만보니 광화문쪽은 퇴로를 열어주고 그쪽으로 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잽싸게 행자부 뒤로 돌아 광화문쪽으로 가보니 살수차가 연신 물을 쏟아내며 시위대를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시위대는 계속해서 구호를 외치며 버티는 듯 했지만 조금은 역부족.
그러다 한 순간 살수차 뒤에 있던 전경 대원들이 시위대를 잡을려고 하는 것처럼 갑자기 뛰쳐나오는 것이었고 시위대는 급작스레 도망가다보니 두팀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즉 한 팀은 안국동쪽으로, 나머지는 시청쪽으로...

인원이 팍 줄어버리니 막 밀리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전경도 교보문고 앞 사거리까지만 몰아내고 더 이상은 무리는 않하더라구요. 물론 차가 상당수 거리로 나왔으니 무리는 무리인 듯 싶었죠.

이렇게 시위를 끝냈습니다. 끝장내자는 마음으로 더 하는 무리만 있다면 합류할려고 시청광장까지 갔었는데 대학생무리들만 모이고 더 이상 모이지가 않더라구요. 시위는힘들어보였습니다. 다들 물에 홀딱 젖어서...

오늘 느낀 거지만 역시 사람이 많으니 연행을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강제해산 방식으로 밀어내더라는....ㅎㅎ

솔직히 이런 것까지 아이들에게 보여줄것은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촛불집회 참여하고 적당히 거리집회하고 들어가시는게 안전해보이더라는....
여튼 장문이었네요. 제대로 전달이 되었을지....ㅋ.
다음에 더 많은 인원이 모여서 전경이 밀고 못 들어오게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눈 좀 붙여야 겠네요.
다들 즐거운 주일 되세요
IP : 124.60.xxx.9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8.6.1 9:28 AM (84.73.xxx.49)

    고맙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ㅠ.ㅠ

  • 2. ...
    '08.6.1 9:29 AM (58.226.xxx.40)

    눈물이 그냥 주르륵 흐릅니다.
    왜 우리끼리 이런 싸움을 해야 하는지...
    제일 무서운 게 사람이군요.
    잘못된 사고방식을 한 사람이 권력을 쥔다는게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군요.

  • 3. 자려고 해도
    '08.6.1 9:43 AM (116.33.xxx.139)

    도저히 컴앞을 떠날수가 없네요..
    지금 방송 들으니 물안경은 수압이 높아 깨질 수 있어
    위험하답니다..고개를 숙이래요..
    이런 것도 전수 받아야 하네요..
    일단..진짜 잠좀 자야겠어요..

    곤봉까지 나왔고..
    술먹고 따라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시위대의 정당성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도 나와요..

    촛불 무기가 그렇게 무서웠나보네요 하는 시민 말도...휴

  • 4. airenia
    '08.6.1 10:26 AM (218.54.xxx.150)

    정말 큰일 하셨네요.ㅠㅠ

    아.. 마음이 너무 아파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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