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집안을 거두면서

현수기 조회수 : 771
작성일 : 2007-10-05 13:58:46
지난 학기는 바같 일로 무척 바빴다.
집안 일과 장보기는 최대한 간편하고 능률적으로 계획해서 했다.
가사일을 다 할 수 없어서 급한 불만 끄면서 하루 하루 생존하는 거이다.

쌓인 먼지. 구석에서 스며나오는 먼지. 얼룩지는 바닥. 늘어놓은 살림.
지저분한 식탁. 싱크대 위에 가득한 그릇. 폭발하는 빨래통. 너절한 방들

체력이 안되서 이런 것을 보고도 기냥 누워있어야 하는 적이 많다.
눈을 뜨면 치우지도 못하면서 단지 어지러진 것을 보는 것이 괴로웠다.
(윤동주님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하였는데 나는...)

9월 들어서서 과감하게 모든 바같 일을 다 제껴버렸다.
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청소를 할 수 있다.
심지어 걸레질까지 할 수 있다니...

구석의 먼지를 모두 닦았다.
내 눈이 닿는 그 모든 곳이 깨끗하다.-야호!

옷장, 모든 서랍과 수납장도 다 정리하였다. 잡동사니는 버리고 물건은 모두 차렷!
버린 옷과 잡동사니가 산을 이루었다.
그동안 내 손길만을 간절히 기다려온 집이 소원을 성취하였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내겐 시간이 있다.

지난 학기의 그 모든 일들은 내 역량 밖의 과중한 일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2년 만에 김치도 담그고 오랜만에 뼈국도 끓이고 종종대다가
급기야는 몸살이 났다.
그래도 나는 여유있는 시간으로 인해 행복하다.

이상은 집순이가 썼슴.



IP : 61.83.xxx.21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
    '07.10.5 2:26 PM (222.106.xxx.252)

    저 말 너무 공감입니다.~

    '눈을 뜨면 치우지도 못하면서 단지 어지러진 것을 보는 것이 괴로웠다.'

    ㅎㅎㅎ 저도 룸바 라는 녀석 입양하면서 너무 너무 즐거워진 사람 중 하나지요~
    버릴 것 팍팍 버리고~ ㅋㅋㅋ

    체력을 아껴서 신문을 열심히 읽는 것이 제겐 더 중요한 일과라...
    전업주부이긴 하지만, 체력이 안되다보니...

  • 2. ^*^
    '07.10.5 2:29 PM (222.101.xxx.110)

    브라보 ~ **
    나도 해볼랍니다.
    힘들게 일한뒤 그 흔적들을 둘러보는 쾌감 ~~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내겐 시간이 있다" 에
    짝짝짝 ~~~
    다시한번 추카추카 ~~
    내속이 다 셔언 해지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7018 부산에 계시는 파리맘님께... 3 문화병원 2007/10/05 515
147017 상조회사 이용해보신분 계실까요? 5 소풍 2007/10/05 453
147016 상가임대 2 궁금 2007/10/05 277
147015 사이판문의 하나더 5 여행 2007/10/05 318
147014 퍼온글 올려도 되는지요. 마음이..... 2007/10/05 211
147013 어떻게 버려야 하나요? 4 후라이팬 2007/10/05 501
147012 교회 식구 경조사 처음 챙기는데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4 경조사 2007/10/05 330
147011 기무라 타쿠야 팬미팅 갔다와서 18 쿠로 2007/10/05 1,527
147010 김치냉장고 추천해주세요 1 알려주세요 2007/10/05 248
147009 9월 폴로 추가세일 구입하신 분들 물건 받으셨나요? 2 구매대행 2007/10/05 549
147008 평수 줄여가기.. 3 고민 만땅!.. 2007/10/05 1,430
147007 보증채무 5 보증녀 2007/10/05 330
147006 이 음식 이름이 뭐죠.. 생각이 안나서... 2 궁금궁금 2007/10/05 980
147005 급)초 6에게 생리미루는약 괜찮을지.. 13 ㅎㅎ 2007/10/05 1,146
147004 집안에 블랙홀이 있나봐요 13 2007/10/05 1,603
147003 DVD플레이어 어떤 걸 사야 될까요? dvd플레이.. 2007/10/05 84
147002 급해요^^; 포토샵에서 원하는모양대로 자르기질문이요 2 포토샵 2007/10/05 304
147001 인감필요한데요. 도장 잘 파는곳 아시나요? 1 급질 2007/10/05 649
147000 진짜 미친사람 다 봤어요 16 황당 2007/10/05 6,078
146999 복분자거르고 찌꺼기로 쨈만들려고 해요. 3 2007/10/05 441
146998 동영상 다음팟 2007/10/05 122
146997 가격이... 4 꽃게 2007/10/05 254
146996 취미생활이라도 하시나요? 3 저도 2007/10/05 721
146995 남편양복 얼마만에 한번씩 세탁소에 맡기시나요?? 4 세탁 2007/10/05 947
146994 너무너무 졸려요. 1 졸리운 2007/10/05 258
146993 g마켓 휴대폰 결재문의 3 궁금 2007/10/05 271
146992 어제 홈쇼핑서 탄산제조기 샀는데요... 7 탄산 2007/10/05 840
146991 집안을 거두면서 2 현수기 2007/10/05 771
146990 사회,과학 학습지 문의요 1 초등맘 2007/10/05 315
146989 건물을 지으려고 합니다. 2 궁금이. 2007/10/05 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