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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초컬릿을 사왔어요 ..

참 ... 조회수 : 982
작성일 : 2007-02-14 01:56:55
남편과 냉전이 일주일이 넘어가네요

평소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있는 식구들에게 고스란히 전하는

못된 습관에다가 술 자리 많은탓에 저번주에 폭발해서

이번주까지 연이어지는 냉전에 남편은 집에오면 불편한지 아이들과 저의 환심을 사려고  

집에 올때마다 아이스크림이며 빵 과일등을 매일 매일 사왔었어요 ..


그런데 결정적으로 오늘 초컬릿을 사왔네요 -_ - ;;;;;;;;;;;;;

남자가 여자한테 초컬릿을 주는건줄 알았다네요

마침 큰아이도 할머니집에 갔겠다

술냄새가 풀풀나는 남편에게 마음에 있던말을 쏟아냈더니

울면서 잠이 들어버렸어요 ...... 참 .... 마음은 약해 가지고 ..  

그런데 어찌나 내처지가 처량하던지

저도 같이 눈물이 막 났어요 ..


밖에 나가면 너무나 친절하고 유쾌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집에선 너무나 퉁명스럽고 짜증스러운 말투와 표정들 ..

나혼자 상처받고 풀어지고 하던게 이제 너무 지쳐서

그사람에게 담을 쌓아 버리고

들어오건 나가건 쳐다보지도 않고

아이들에게 인사도안시키고 (아직 어려서 엄마가 인사를 시켜줘야함)

밥도 안차려주고 정말 치사하게 한주를 보냈는데

자기도 그런 대접을 받으면서 서러워서 그랬는지

아님 미래의 현실적인 묘사에 겁이 났는지 .. 알수는 없지만

(그런식으로 살다간 나중에 늙어서 나한테 밥도 못얻어 먹고

동사무소에서 주는 밥 먹고 집에서 나에게 구박 받으면서 살아야 하는데

당신처럼 큰소리 치고 살던 사람이 나이들면 더 초라해보인다고 겁을 줬더니

아 ... 돈이라도 많이 벌어놔야 겠다 ...고 하대요 .. )


남편이 술을 많이 먹고 늦게와서 제가 화가 난거라고 오해를 하고있던데

사업하는 남편 술,담배를 안하길 바라는것도 아니고

집에 일찍일찍 들어오는것을 바라는것도 아니고

집에 와서 가사일을 도와달라는것은 더더더욱 아니며

그렇다고 주말을 가족과 함께 지내자는것도 아닙니다..

그저 말한마디 따듯하게 건내는것 ..

내 질문에 툴툴거리지 않고 대답하는것 ...

그리고 가끔 집에 일찍 들어올때는 빈손으로 오지 않아서

아이들에게 좋은아빠로 기억되었으면 하는것 정도만 바라는데

그것이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봅니다.


심지어 월급 줘가면서 일시키는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친절한데

무상으로 아이들 두명이나 키워주는 저에게 어쩜 그렇게

막대할수 있냐고 퍼부었어요 ..


그랬더니 사랑한다는 말로 넘어가려는 남편에게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저 고마워할 뿐이다..

그런데 그건 당신도 마찬가다 ... 라고 알려 주었어요


난 당신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돈을 벌어다 줘서 고마워하고

당신은 날 사랑하는게 아니라 아이를 키워줘서 고마워 하는거라고


마음에 있던말을 다 쏟아내면 마음이 가벼워질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네요 ...
IP : 124.57.xxx.5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백리향
    '07.2.14 2:48 AM (219.252.xxx.153)

    아침에 초컬릿하나 먹으며 꼭 한번 껴안아주세요.
    님의 진심은 그게 아니잖아요.님도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픈거구요.

    오늘부터 맛있는 상차려 드리구요.
    마음 누구려뜨리고 대화해서 다시는 집에서 그러지않겠다 다짐 받으시고 풀어드리세요.

    한국남자들 가정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교육이 부족해서 그래요.
    남편이 가족을 사랑하고 노력하는게 눈에 보이네요.

    얼마나 마음이 아팠으면 눈물을 흘리며 자겠어요.
    님이 힘드시겠지만 노여움 풀고 이젠 조금만 양보하세요.
    그만큼 말했으니 다 생각이 있겠지요.

    부부냉전도 너무 오래끌면 보이지않게 금이 가요.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가정도 잘 굴러갑니다.

    곰보다 여우가 낫다는 말이 다 그래서 나온말이지요.

  • 2. 대부분
    '07.2.14 6:33 AM (220.75.xxx.191)

    남자들이 집안에서 퉁명 스럽지 않을까요...저희 남편도 원글님 남편과 비슷해요.

  • 3. 그래도
    '07.2.14 9:16 AM (211.53.xxx.253)

    원글님 남편은 개선의 여지가 보이시는분 같아요.
    다정다감하고 밝은 아버지, 남편의 롤 모델을 못봐서 못하시는건 아닐까요?
    마음은 있는데 표현이 서투른.. 그런분들 많아요.
    하나씩 하나씩 담담하게 천천히 얘기해보세요.
    변화할 분 같아요.

  • 4. 앵두
    '07.2.14 9:02 PM (58.142.xxx.71)

    저도 초코렛 사서 가족들 줬어요 발레타인데이에 먹으니 넘 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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