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가 참 으스스하다.
오늘 예단을 보냈다.
현금으로 하라 하셨다.
예단 보내기 전에 몇번이고 예비신랑 통해서 혹시 더 원하시는건 없는지 정말 현금만 해도
되는거냐고 여쭤보라 했었다.
그럴때마다 대답은 늘상 간소하게 하자 요즘 다 현금으로 하지 라는 답변뿐이었다.
오늘 예단을 보내고 뒤에 들은 말은
이거뿐이냐...이거다.
따로 준비하신거 없냐 물으셨단다.
황당하고 당황해서 급히 여쭤보라고 했다.
무얼 원하시는지.
에**침대 침구까지 포함해서 풀로 해오라 하신다.
급하게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우리가 쓸 침대는
혼수로 해가려던 에**침대 대신에 35만원짜리 사제 침대로 다시 주문했다.
예산 초과이기 때문이다.
형님 되실 분께도 따로 루*** 명품 백 준비하라신다.
내일 백화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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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예비시엄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형님되시는 분 욕을 간간히 하시더니 결론을 명쾌하게 말씀하신다.
'남의 집 딸년들 다 소용없다.난 남의 집 딸년들 안믿는다." 하신다.
어...? 나도 남의 집 딸년인데..
그럼 나도 남의 집 엄마한테 하듯이만 하면 되는건가부다.
내 엄마한테 하는 만큼 하려던 마음에 상처받고 줄다리기 하다가 포기하게 되기까지의 시간
알아서 줄여주시고 시행착오 줄여주시고..
난 정말 복받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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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친정엄마 갑자기 쓰러지셔서 남편 될 사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아들 없는 우리집 일에
발벗고 나서서 동분서주...
참 고맙다 생각했다.
나도 결혼하면 시엄니한테 저렇게 남편될 사람이 울 엄마한테 한 것처럼 그렇게
딸처럼 살갑게 굴어야겠다 다짐했다.
울 시엄니 전화해서 그러신다.
못난 자식 남의 집 일에 지가 왜 그렇게 나서냐 그러신다.
울컥 한 마음에 예비신랑에게 그 말씀 그대로 전했다.
그 사람 씁쓸하게 웃으며 한마디 한다.
"나한테 할 소리를 너한테 직접 한거 보니 울 엄마도 참 머리는 못쓰시네.."그런다.
반응을 보아 하니 한두번 들은 소리 아닌듯 싶다.
말씀도 막 하시는데다 단순하시기까지 하다.
잔머리도 못굴리신다.
머리 굴리면 나한테 대놓고 그렇게 말씀 못하시리라 생각된다.
그것도 차라리 어찌 보면 머리 굴리면서 피말리는것보다는 더 나은거 같다.
나...그 사람에게 있어 남인가부다.
울 시엄니한테는 내가 그저 남이었나보다.
자기 아들에게도 울 집은 남의 집이었나보다.
나도 그럼...남의 집 일처럼 대해보리라 다짐해본다.
난 참 복받았나부다.
감정낭비 할 시간도 주시지 않고 ,
내 부모처럼 딸처럼 굴려고 애써보기도 전에
내 부모처럼 정 붙이려고 애써보기도 전에
이리도 홀라당 정을 알아서 떼주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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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일기녀 조회수 : 488
작성일 : 2006-11-13 20:41:11
IP : 61.98.xxx.9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 시어머님
'06.11.13 9:02 PM (124.54.xxx.30)남의 집 딸*한테
뭘 그렇게 많이 받으시려 하나요...
편한대로만 생각하는 전형적인 시어머니 스타일..
머리 굴려서 돌려치면 그런대로
잔머리 못 굴려서 막하면 그런대로..
둘다 열받기는 매한가지...
진심으로 사랑하여 결혼하실 거라면..
맘 단단히 먹으셔야 할 것 같네요...
이미 깨우치신 바와 같이.... 맘주지 말고 정주지 마시길...
그러나.. 본인은 막하면서 며느리는 정 안준다고 하는게 우리네 풍경..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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