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머님과의 데이트

하늘 조회수 : 1,054
작성일 : 2004-04-24 22:28:30
어제 시어머님께서 저희 집에 오셨답니다.
같은 동네라해도 걸어서 오시려먼 20분 가까이 걸리는데 그냥 아이들 보고 싶어서(아이들이 수족구에 걸려서 외출 삼가하고 있거든요) 오셨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떡볶기 해 먹자고 하시면서 재료를 한 가득 사서 오셨지요. 마침 신랑도 퇴근을 일찍 해서 같이 맛있게 먹고 이야기하다가 가셨지요.
저녁 8시가 넘어서 일어나시면서 차로 모셔다 드리겠다는 걸 그냥 가신다고해서 제가 따라나갔었답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이들 놓고 어머님과 단 둘이 걸어보는 것 같았어요. 길 어두운데 위험하다고 나오지 말라고 하시는 걸 고집피워나왔답니다.
어머님과 두 손 꼭 잡고 걸어가는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춥다고 잡은 손을 주머니에 넣어주시는 것도 어머님 댁까지는 반도 못 왔는데 이제는 괞찮다고 그냥 가라고 하시는 어머니....  저는 딸 밖에 없어서 며느리를 들이지 못하지만 제가 아들이 있어 시어머니가 된다면 어머니처럼 할 수 있을지 ...
  제가 외며느리거든요. 어린 나이에 시집와서 아이 키우느라 고생한다고 항상 안쓰러워하시고 맘에 안드는 일도 많을텐데 예뻐해주시고 항상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형님들이 많으셔서 싫은 소리 한 번 안 하시고 저 참 복도 많은 며느리지요. 혹시라도 형님들께서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어 어머니께 말씀하시면 울 어머니 우리 막내딸이라며 아무 소리하지 말라고 하시지요. 연세가 많으셔서 (올해로 72살) 많이 힘드실텐데 편찮으신 아버님과 단 둘이서 지내신답니다. 이번에 저희 이사하면서 같이 살고 싶었는데 아직은 싫으시다고 하시네요. 그냥 저랑 신랑이랑 편하게 지내라구요. 아직은 며느리 고생시키고 싶지않다구...
어제 어머님과 걸으면서 어머니가 계셔서 정말 좋다구 말씀드렸답니다. 어머님과 같이 할 수 있는 날이 길었으면하고 간절이 바랍니다. 화이트데이때 사탕 챙겨드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하시는 사랑하는 제 어머니십니다. 앞으로 어머니과 단 둘이 걷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IP : 218.155.xxx.7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4.24 10:33 PM (218.237.xxx.103)

    아름다운 고부세요...하늘님, 하늘님은 인상대로 맘씨가 너무 고우세요.
    어머님도 하늘님 같은 며느님이 있어서 참 행복하실 것 같아요.

  • 2. 깻잎
    '04.4.24 10:36 PM (198.53.xxx.232)

    정말 하늘같이 맑고 고운마음씨 잘 읽었어요.
    가슴가득 훈훈해 오네요.
    하늘님이 마음씨가 고와 시어머니가 그렇게 대하게 되신건지, 아님
    시어머니가 원래 마음이 넓어 하늘님도 잘 하시는건지,
    아뭏든 서로가 잘만난것같군요.

  • 3. 키세스
    '04.4.25 12:40 AM (211.176.xxx.151)

    ㅜ,ㅜ 너무 좋으시겠어요.
    어머님도 참 좋으신 분이지만 감사하고 챙기는 하늘님 마음씨가 너무 곱네요.
    어머님도 행복하시겠어요.
    부러워요.

  • 4. 핫코코아
    '04.4.25 2:14 AM (211.243.xxx.125)

    너무 보기 좋은 고부간입니다
    시어머님 오래 오래 건강하셔서 손 잡고 다니실 기회가 많길 바랍니다

  • 5. 장금이
    '04.4.25 12:47 PM (211.196.xxx.45)

    요즘은 이런 기도를 합니다.
    아들가진 에미로서 작은 욕심은 아들 앞날에 좋은대학도 좋지만 배우자 잘 만나기를 바랍니다.일하다 보면 신혼부부를 많이 만나게 되는데 마음이쁜 색시를 보면 부러워합니다.
    하늘님, 어떻게 마음밭이 고운가요. 수족구에 걸린 아이들 빨리 낳기 바래요.

  • 6. 하늘
    '04.4.25 5:03 PM (218.155.xxx.72)

    부끄럽네요.
    어머님께서 맘이 넓으셔서 그래요. 다른 집으로 시집갔으면 매일 혼나고 있을지도 몰라요.
    모두들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예쁘게 살께요.

  • 7. 믹스맘
    '04.4.25 11:06 PM (61.79.xxx.141)

    그래도 아직은 살맛나는 세상이군요. 나도 이런 예쁜마음 가진 며느리 갖고 싶어요.
    하늘님 많이많이 부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2482 입덧탈출^o^ 10 생크림요구르.. 2004/04/22 1,025
282481 나는 몇점짜리 아내일까.. 12 딸하나.. 2004/04/22 1,480
282480 어버이날은 어찌하면 좋을까요? 10 돌무덤 2004/04/22 1,114
282479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는지요? 17 오늘만 익명.. 2004/04/22 1,747
282478 제가 기르는 꽃인데요... 11 lois 2004/04/22 887
282477 제가 속이 좁은가요? 25 궁금해요. 2004/04/22 1,606
282476 벌한테 쏘였을때 된장이 특효약 1 어부현종 2004/04/22 896
282475 몸무게 변천사 12 커피앤드 2004/04/22 1,472
282474 5월이 두렵다. 10 투덜이 2004/04/22 1,010
282473 마음짠한 생일날 아침... 8 여우별 2004/04/22 883
282472 연꽃을 키워보세요 5 아테나 2004/04/22 881
282471 어제 해운대에서,,(뽀나스!!) 10 오이마사지 2004/04/22 934
282470 답답합니다. 5 답답이 2004/04/22 1,183
282469 중국에서 가짜분유로 아기 사망까지... 8 joo 2004/04/22 916
282468 윈도우의 웨이브 파일로 연주하는 기상천외한 음악 -(펌) 5 이뽀양 2004/04/22 628
282467 줌인줌아웃에서 에릭보고 필받아서 올려요~~~ 7 동해네 2004/04/22 996
282466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르황... 2 이성수 2004/04/22 899
282465 쭈니를 현장 학습에 보내야 할까요..?? 19 쭈니맘 2004/04/22 889
282464 김혜경 선생님의 <락앤락 요리 특강>을 다녀와서.... 26 아짱 2004/04/22 1,470
282463 오랜만에 실컷 웃었네요,, 15 푸우 2004/04/22 1,481
282462 사진과 함께하는 지난 토요일. 15 빨강머리앤 2004/04/21 1,197
282461 오랫만에 서울역을 가 봤어요. 2 날마다행복 2004/04/21 872
282460 넘 우울해요 8 언제쯤이면 2004/04/21 1,250
282459 드디어 혜경 샌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7 현순필 2004/04/21 882
282458 하나코비 요리강습 다녀 왔어요. 7 엘리사벳 2004/04/21 960
282457 저 어떻게 해요, 급해요. 3 집 때문에... 2004/04/21 925
282456 홈쇼핑에서 가죽 소파 사보셨어요? 쁘니 2004/04/21 877
282455 남자 초등학생을 여자 아이로 착각, 성폭행... (펌) 2 깜찌기 펭 2004/04/21 1,076
282454 이게 뭘까요~~~★★ 2 박현경 2004/04/21 1,174
282453 날씨도 좋고.. 2 bero 2004/04/21 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