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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댁식구들 흉 한번 볼랍니다.

속상해서 조회수 : 1,280
작성일 : 2011-07-14 17:47:04
저번 일요일이 제 시어머님 생신이라 다들 모여서 식사를 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님 소생 6남매(2남4녀)와 새어머님 소생 3남매(2남1녀) 이렇게 모였지요.

없는 집안에 새어머님이 시집오셔서 당신 소생 자식들 챙기시기도 벅찼을 터라
위의 자식들은 다들 국민학교나 중학교만 겨우 마치고 독립해 나가서 자수성가했고
사실 부모님들에 대한 애정이나 애틋함보다는 의무감이 더 많은 그런 집안 분위기거든요.
그래선지 고모들은 여태껏 어머님 생신이라고 전화하면
그저 마지못해 드문드문 참석하거나 일있다고 불참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래도 아들,며느리들은 그럴 수가 없어서 꼬박꼬박 챙겨왔지요.
첨엔 형님네랑 저희가 나눠서 음식을 준비하거나 식사비용을 나눠냈는데
어머님 소생 아들들이 취직하고 결혼한 후부턴 분담하자 해서 같이 나눠 냈던 첫 해,
어머님이 사실을 알고나서 노발대발 난리났던거 지금도 기억나네요.
저것들이(저 어린 것들이) 뭔 돈이 있다고 다 돈 내라했냐고...

어머님 보시기엔 형,누나들은 결혼한지도 오래되고 어느 정도 안정되어 보이고
당신 소생들은 사회생활 시작한지도 얼마 안되어 자리잡느라 정신없어 보여서 그러셨겠지요만...
집안에서 도움받은 거 전혀 없이 오히려 아버님 수술비니 집안 대소사 있을 때마다
몫돈 내놔야 했던 시아주버님과 제 남편은 너무나 기가 막혀 했지요.

특히 그래도 고등학교라도 마치고 취직할때까지 소소한 도움을 받았던 장남(아주버님)에 비해
중학교 재학 중에 학교 그만두고 나가서 돈벌라는 얘기 듣고 취직해야 했던
차남인 제 남편은 정말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나름대로 검정고시 해서 고등학교 졸업은 했지만 항상 학벌 컴플렉스가 있거든요.
열심히 살다가도 한번씩 비빌 언덕 전혀 없는 본인처지를 비관하기도 하고...
근데 저희 시아버님 맨날 저희들한테 농사짓기 힘들다, 죽겠다 하시면서도
밑의 아들 둘은 무리해서 전문대라도 마치게 해주시는거 보고 정말 많이 속상해했지요.
제가 맨날 나는 부모덕 못봤지만 그렇다고 동생들도 나같이 세상 힘들게 살면 보기 좋겠냐고...
우리한테 손 안벌리는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하라고 세뇌(?)시켜서 지금은 좀 덜하지만
첨엔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아했어요.

아뭏든 그런 저런 사정 일일이 하소연하자면 한도 끝도 없고요.
이런 얘길 하자고 쓰기 시작한거 아닌데 앞뒤 설명을 하자니 말이 길어졌네요.

얼마전에 시동생(새어머님 큰 아들)한테서 전화가 와서 요번 어머님 생신에
비싼 건 못사도 자기가 낼테니까 모이자고 해서
흐뭇한 마음으로(왠지 그동안의 형과 형수들의 노고를 알아주는 듯 해서...) 기대하고 있는데
시누이들한테 다시 연락이 와서 장소를 바꾸기로 했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바꾼 식당이 부모님 사시는 근교의 닭백숙집이더군요.
모처럼 시동생이 낸다고 했는데 혼자 내긴 좀 부담스런 장소 아닌가 싶긴 했지만
누나들이 일부러 정한 식당이니 아마 모두 좀 분담하자고 하려나부다...하고 생각했지요.
9남매에 딸린 자식들까지 대식구가 모여서 화기애애(?)하게
닭백숙에 술이며 음료수며 거나하게 먹고 계산서가 나왔는데
시누이들이 그야말로 요즘 애들 말로 생까고(!) 앉아있는거에요.

형님이 계산서를 들고 계시길래 제가 옆으로 가서 금액 확인하고 있는데
시동생(새어머님 큰 아들)이 옆에 와서 자기가 내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금액이 너무 많아서 혼자는 안되겠다고 나누자고 했는데
시동생이 그럼 자기가 내겠다고 했으니 절반이라도 부담하겠다고 해서
나머지 금액을 형님이랑 제가 나눠서 내기로 했어요.

평소에 대소사 있을 때도 형제들끼리 얼마씩 내자고 해도
딸들은 옆에서 뻔히 듣고서도 그 금액을 내는 법은 한번도 없고
따로 아버님께 봉투나 좀 드리거나 하고 아들들끼리 다 나눠서 내왔거든요.
사정이 그래왔던지라 저도 좀 찜찜하긴 했지만 어차피 그러려니...하고
금액을 형님께 드렸어요.

근데 형님께서 기어이
"딸들이 다 낼 것처럼 장소 잡고 하더니 계산은 안하네?"하고
찍는 소리를 하시곤 계산하시더라구요. 옆에서 아주버님도 한마디 거드시고...
그랬더니 그중에서 젤 낫게 사는 시누이가
"딸들이 알아서 장소 잡아줬으면 됐지, 계산까지 해야돼? 식당 알아보기도 얼마나 힘든데."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 뭔가 따로 생각이 있다보다...하고 말았거든요.
계산은 아들들이 했으니 딸들끼리 모아서 용돈이라도 드리려나보다...하고요.

그날 저녁무렵 한마디 했던 시누이한테서 저에게 전화가 왔더라구요.
이제 딸들은 절대 그런 자리 참석 안하기로 했다고 부르지도 말라고...
그래서 제가 왜 그러느냐고 살살 달랬더니
조금씩 털어놓는데 듣고보니까 첨에 시동생이 다 낸다고 해서
자기들은 시동생이 낼 줄 알았고, 그래서 봉투를 모아서 동서에게 줬다는거에요.
근데 동서는 두 달된 애기 젖먹이고 재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 말을 미처 자기 남편에게 못했고 아무 말도 못들은 시동생은
자기가 돈 낸다고 했으니 절반 낸거구요.

그 말 듣고 안되겠다싶어 남편이 시동생에게 전화하니
동서는 그제서야 생각이 나서 봉투 받은 거 말하고...면목없어진 시동생은
부랴부랴 그 금액을 큰 형님네 통장으로 입금하고 전화드렸다고 하더군요.

시누이들은 사실 엉뚱한 오해를 받고 억울할만은 한데요.
제가 이해가 안되는건
그럼 오빠나 올케가 그런 말을 할 때 자기도 그런 얘길 하지 왜 암말 안하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전화로 그것도 저한테 그런 말을 하느냐는 거에요.
차라리 직접 전화를 하든지...
아무 것도 몰랐으면 속이라도 편했을텐데 말이죠.

그 돈을 입금받으신 형님네는 왜 아무 말도 없으신 걸까요?
이렇게 따지면 얼마 안되는 돈 갖고 굳이 따지고 드는 걸로 보일 지도 모르지만
제 상식으로는 저희랑 같이 나눠서 냈는데 저희한테 말씀이라도 해주셔야 하는거 아닌지...
만약 형님이 이러저러해서 돈이 입금됐으니 다시 나누자고 하셨으면
저는 그냥 들은 걸로만도 흐뭇해서 됐다고 할텐데
우리가 거기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냥 암말 안하시는건지...
정말 무척 서운한 생각이 듭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작은 돈에 이런 마음 갖는 나 자신도 한심하고...
여러가지로 머리가 복잡하네요.
IP : 221.156.xxx.6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7.14 5:50 PM (129.254.xxx.96)

    재수 땡이네요.

  • 2. ..
    '11.7.14 5:53 PM (175.208.xxx.198)

    사실 전 그 동서도 조금 이상하네요.
    봉투를 받은 걸 잊어버릴 수가 있나요?
    정신 없을 것같으면 미리 남편한테 주든지하지...
    그 시누이도 계산할 때 미리 말했으면 좋을 걸...

    앞으로는 모임 자주 갖지 마세요.
    자주 안보는 게 가족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일 것같아요.

  • 3. ..
    '11.7.14 6:17 PM (110.14.xxx.164)

    형제가 많으니 참 복잡하네요
    모이지 마세요
    항상 바람잡고. 계산땐 생까는 우리 형님넨. 일관성 있어요. ㅋ

  • 4. 머리아퍼
    '11.7.14 6:23 PM (175.196.xxx.140)

    자주 안만나는 길만이 원글님의 가정을 평화롭게 지켜나갈 수 있는 길인거 같아요
    힘내세요

  • 5.
    '11.7.14 7:50 PM (180.70.xxx.62)

    동서가 젤 이상해요.
    잊어버린게 아니라 잊어버린척 하고 싶었던거 같은데요.
    아무일 없이 지나가면 그냥 자기가 가지려고..

    형님한테는 전화해서 이만저만하게 일이 되었다네요.. 하면
    뭔 말이 있지 않을까요.
    너무 속보인다.
    속상하시겠어요..

  • 6. 정말
    '11.7.14 10:30 PM (220.86.xxx.184)

    속상한건 남편분이겠어요. 새어머니 밑에서 차별당하며 자랐고 자식키우며 더 느끼는거겠지요.
    자주 보지 마세요.원글님 가정부터 단단하게 챙기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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