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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바흐와 더불어 보는 로스코

| 조회수 : 1,337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09-25 13:31:27

 

 

 

일요일, 두 번째 독일어 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지난 번에 비해 한 시간 일찍 만나기로 했는데 문제는 어제 밤 늦게까지 깨어있었다는 것

 

혼자서 약속하고 혼자서 그 시간에 깨어서 무엇을 한다면 아마 패스했을 법한 날, 그래도 약속이 있으니 저절로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가게 되는 것이 신통하네요.

 

쫑마마랑 만나서 간단하게 한 주일 근황을 이야기하고, 뜨거운 커피로 뇌를 깨운 다음

 

34과까지 한 과씩 넘기면서 서로 궁금한 것을 나누고 나니 10시 반, 그러니 한 시간 일찍 만나는 것이 역시 하루를 당기는

 

힘이 있었던 것이지요.

 

독일어 공부가 끝나고 나면 과연 운동갈 체력이 될지 어떨지 몰라서 일단 운동할 수 있는 복장으로 집을 나섰는데

 

한 시간 정도 소프트한 운동은 가능하겠다 싶어서 쫑마마랑 걸어가는 길, 호모 쿵푸스를 읽다가 선생님 생각이 났다고 하는 말이

 

재미있어서 웃었습니다.

 

운동하러 가니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한산하더군요. 기본적인 스트레칭을 하고 나서 트레드밀위에서 살살 걷기 30분

 

그래도 역시 땀이 나고 뭉쳐있던 느낌의 근육이 풀리는 기분이 들어서 이것이 바로 해마다 심하게 앓는 몸살을 가볍게 넘기게 한

 

위력인가 싶어서 지난 4개월을 돌아보게 되기도 했답니다.

 

집에 와서 뜨거운 물로 씻고, 바흐를 켜놓고는 단잠에 빠져들었지요. 그렇게 자고 나서 다시 듣는 바흐, 역시 피로할 때와

 

잠에서 깨고 나서의 소리는 얼마나 다른지요!!

 

기분이 좋아져서 로스코를 찾아서 보게 됩니다. 겨울에 현장에서 보게 될 로스코, 그러니 이 그림들은 모마와 메트로폴리탄의

 

로스코인데요, 사실은 워싱턴의 내셔널 갤러리에 보고 싶은 로스코가 가득한데 거기까지는 갈 수 없는 형편이라

 

볼 수 있는 작품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라고 마음을 달래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바흐를 들으면서 로스코냐고요?

 

금요일, 미야님이 로스코의 고뇌라는 영어책을 구했는데 혼자 읽기 빡빡해서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저도 책도 펴보지 않은 상태에서 읽자고 할 수 없어서 그렇다면 일단 책을 금요일 모임에 올 때 들고와서 함께 검토해보자고 했지요.

 

아마 그런 대화의 영향이 남았기 때문에 바흐를 들으면서 로스코가 떠오른 것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소리가 끌어당긴 로스코의 색도

 

한 몫을 한 것이 아닐까요?

 

 

이유가 어떻든 소리와 더불어 보는 로스코, 이것으로 일요일 공식적인 일과를 시작하기 전의 개인적인 일상이 마무리되는 깔끔하고

 

기분좋은 시간이 되고 있다는 것,

그것으로 족한 것이겠지요?

 

 

지금 심리학을 대학에서 한 과목

 

듣고 있는 쫑마마가 말을 하더군요.

 

동기부여와 그것의 실천에 관한

 

과제를 하나씩 해야 하는데

 

본인은 독일어 공부를 과제로

 

삼았다고요. 동기부여와 실행

 

그것 사이의 간극에 관한 것

 

첫 주는 공강시간에 독일어를 학교에서

 

제대로 했는데 과제가 많아지자

 

그것을 지키기가 어려워서 집에 와서 자기 전 졸리는 눈으로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어떤 과제를 정하고 실제로 해보고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자 갑자기

 

어제 밤 배드민턴을 치는 과정에서 민하가 하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선생님, 무조건 연습을 할 것이 아니라 알아야 할 것이 있어요.

 

우선 손을 쭉 뻗어서 다가오는 공을 손목을 이용하여 앞으로 확 뻗으면서 칠 것

 

그리고 본인의 몸이 익숙한 쪽 발을 하나로 고정해놓고 다른 발을 움직이면서

 

공에 따라 몸동작을 달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그 두 가지를 지키고

 

그 다음에 무조건이 아니라 일종의 목표를 정하고 거기까지 도달할 때까지

 

연습하고, 그 다음 번에는 그것보다 조금 높이 목표를 잡아서 하는 것

 

그렇게 하면 잘하게 된다고요.

 

발 움직임까지는 벅차서 못 했지만 손목을 쓰는 법 하나만 제대로

 

했는데도 어제 밤의 배드민턴은 정말 즐거웠답니다.

 

저도 그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을 열면 도처에 스승이라는 것을

 

실감한 일요일 아침, 역시 사람은 배우는 일에서 가장 큰

 

행복을 얻는 것은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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