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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비명이 없어서 좋다

| 조회수 : 1,937 | 추천수 : 3
작성일 : 2019-06-16 05:37:22



환청
 
                                 박연준

새벽에 양배추를 데치며
뜨거운 물에 몸 푸는 식물을 관찰한다
식물은 비명이 없어서 좋다
색이 변하는 순간조차 고요하다

기다리는 일은
허공을 손톱으로 조심조심 긁는 일
어디까지 파였는지
상처가 깊은지
가늠할 수도 없이

이상하다
밤마다 휘어진 척추부터 꼼꼼히 흔들리는
누군가의 숨죽인 흐느낌이 들린다

오래 망설이는 사이
귀가 파래진다


                              - 문학동네,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의 말이 시처럼 들렸다

저기요.
댁의 문제는 서정시가 아닌 거..ㅠㅠㅠ

그러던 아침 
이웃의 차를 보고 심봤다지

저기에 매달려..오빠 달려
진짜 잘 할 수 있는데

언덕배기 넘어 오는 세월과
전적으로 눈물 아닌 빗물을 
적당히 어찌 섞으면
떠 오르는 사람 없어 그리울 것 하나 없는석양과
받은 적 없어 헤아릴 길 없는 상처로

길은 길로만
바람은 바람으로만

그렇게 느껴
오빠 달려 할 수 있는데



* 시인의 시와 쑥언늬 사설&사진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테디베어
    '19.6.16 9:18 AM

    빨간곰탱이 자리 너무 좋네요.
    양배추의 비명이 들리는 듯..
    쑥언니의 사설은 언제나 좋습니다.
    시(?)처럼 음악처럼 살아봅시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 쑥과마눌
    '19.6.16 12:54 PM

    휴일 아침에 만난
    국기가 달리고
    인형이 앉아있으며
    진흙이 마구 묻은 저 자동차는
    그 자체로 영감뿜뿜이었죠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데엔
    모든 것이 램볼기이니..끕 ㅋ

  • 2. 고고
    '19.6.17 7:21 AM

    오호~
    차가 그림입니다.^^

    식물은 비명이 없고
    이 지구에 동물과 사람의 비명만~~

  • 쑥과마눌
    '19.6.17 10:20 PM

    식물도 지르긴 하겠죠
    다른 형태로 말입니다
    살아있는 것들이 고통을 안 느낄리가..!

    차는 정말 모든 것이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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